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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철도가(京釜鐵道歌), 최남선, 7ㆍ5조의 창가

Jobs 9 2020. 6. 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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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철도가(京釜鐵道歌)

 

【원문】 - 최남선 창가

『우렁탸게 토하난 긔뎍(汽笛) 소리에

  남대문을 등디고 떠나 나가서

  빨니 부난 바람의 형세 갓흐니

  날개 가딘 새라도 못 따르겟네.

 

  늙은이와 뎖은이 셕겨 안졋고

  우리네와 외국인 갓티 탓으나

  내외 틴소(親疏) 다갓티 익히 디내니

  됴고마한 딴 세상 뎔노 일웟네.』

                          -  <경부철도가> 전반부 -

 

【풀이】

우렁차게 토하는 기적 소리에,

남대문을 등지고(서울역을)떠나 나가서,

빨리 부는 바람과 같은 형세니,

날개 가진 새라도 못 따르겠네.

                           ☞ 제1절 - 기차의 빠름

늙은이와 젊은이가 섞여 앉았고,

우리네와 외국인이 같이 탔으나,

내외 친소 다 같이 알고 지내니,

조그마한 딴 세상을 저절로 이루었네.

                           ☞ 제2절 - 별세계를 이룬 기차 안

 

【해설】

  1908년 최남선(崔南善)이 지은 창가. 장편 기행체의 창가로, 원제목은 ‘경부요도노래’이다. 신문관(新文館)에서 단행본으로 발행하였다.

  창가 양식을 빌어 문명, 개화의 이념과 계몽적 지식 전달을 위해 지은 작품이다. 시가 사상 4ㆍ4조의 율조를 깨뜨린 최초의 7ㆍ5조로 된 창가이다.

  이 창가는 서양식 악곡인 스코틀랜드 민요 'Coming through the Rye(밀밭에서)'의 곡조가 붙어 있는 총 67절로 된 7ㆍ5조 창가의 효시가 된 작품으로,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던 '철도가'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창가들이 노래하기에 알맞은 정도의 길이인데 비해 67절이나 되는 장편인 점이 특이한 노래는 '철도'라는 신문명의 도구가 지닌 이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동시에 문명 개화의 시대적 필연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창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관】

- 작가 : 최남선

- 갈래 : (개화ㆍ애국 계몽기의) 창가(唱歌)

- 형식 : 7ㆍ5조의 창가

- 성격 : 개화적, 교훈적, 계몽적

- 표현 : 직유법, 과장법, 영탄법

- 문체 : 운문체, 문어체

- 구성 : 총 67절, 각 절 4행

- 의의 : 7ㆍ5조로 된 최초의 창가 가사

- 제재 : 경부 철도(京釜鐵道)

- 주제 : 근대적 문명 이기의 구가(謳歌)와 민중 계몽

          문명 개화에 대한 동경과 민중 계몽

 

 

【감상】

  최남선은 이 노래를 내놓으면서,

  “이 노래는 학도 모댜를 쓰고 담바귀를 불느고 책보댜를 끼고 흥띠어라를 노래하난 아해들노 하여금 시맛(詩趣)과 댜미를 맛보게 하고 아울너 우리나라 남반편(南半區) 디리ㅅ디식(地理知識)을 듀기 위하여 디은 것이다…”

라 하여 이 노래가 계몽가요임을 밝혔다.

  현대 문명의 이기(利器)인 철도 개통을 찬양한 노래로, 한 연이 4행씩 총 67절로 되어 있는 장편의 창가인데, 여기서는 제1절과 제2절만 수록하였다. 일본의 철도 개통의 노래를 본받아 지었다는 이 작품은 우리 나라 시가 사상 4ㆍ4조의 율조를 깨뜨린 최초의 7ㆍ5조 노래라는 데 그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철도라는 신문명의 도구가 지닌 이점을 대중에게 전파하자는 의도로 창작된 이 노래는 과학 문명의 찬양과 동시에 민중의 계몽이라는 뜻도 아울러 가진 것으로서, 아일랜드 민요 ‘Coming through the Rye'의 곡조를 빌려서 부르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철도의 개통으로 대표되는 서구문화의 충격을 수용하여 쓰여진 것이다. 즉, 경부선의 시작인 남대문역에서부터 종착역인 부산까지 연변의 여러 역을 차례로 열거하면서 그에 곁들여 그 풍물ㆍ인정ㆍ사실들을 서술해나가는 형식을 취하였다.

  이 부분은 서두의 2절로 철도라는 문명의 도구를 찬탄하며 우리네와 외국인이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즉, 남대문역을 출발하는 기차의 빠름과 내외 국민이 같이 타서 별세계를 이루었음을 노래한 것으로 작가가 지녔던 개화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엿보게 하는 작품으로, 작품의 밑바탕에는 현대문명에 대한 열망과 함께 세계 동포주의  사상도 나타나 있으며, 개화를 강력하게 열망하는 숨은 뜻도 담겨 있다.

 

  이 작품의 창작 의도는 다른 창가나 신체시처럼 국민의 교도와 계몽이었으며, 특히 청소년에게 국토지리에 대한 교양과 지식 고취를 목적으로 한 듯하다. 일종의 연형체 창가로, 4행을 한 단위로 그 머리에 한자로 숫자가 매겨져 있다. 그리고 그 전편은 67연에서 끝난다. 결국 이 작품은 그 전편이 268행으로 5, 6행짜리 4, 5연이 합쳐진 초기 창가에 비해 무려 10여 배에 달하는 장편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각 행이 정확하게 7ㆍ5조의 자수율로 이루어진 정형시이다. 그 형태와 의미 내용으로 보아 <경부聊도노래>는 작가가 제작한 창가 중 제2기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 초기에 제작한 창가는 <소년대한(少年大韓)> <우리의 운동장> <신대한소년(新大韓少年)>과 같은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그 길이가 대개 2, 3절에 그치며, 내용 역시 새 시대의 주인공인 청소년의 의욕을 고취한 것으로 긴 줄거리의 서술체 작품은 아니다.

  그것이 제2기 창가에 접어들면서 <경부철도가>를 서두로 장형(長形)으로 변하게 된다. 이 작품 앞자리에는 4분의 2박자 4절로 된 부곡(附曲)이 있다. 이 같은 부곡으로 미루어보아 이 작품은 여느 창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사 제작에 그치지 않고 곡조와 함께 여러 사람들이 노래부르도록 꾸며진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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