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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Apple 디자인, 미니멀리즘

Jobs 9 2024. 4. 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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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Jonathan Paul Ive
1967년 2월 27일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교 (산업디자인)

Apple의 전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Chief Design Officer).[5] iMac을 기점으로 현 Apple 디자인의 트레이드 드레스를 세웠다. 

Apple에 입사한 연도는 1992년이며 당시 입사 동기는 다름 아닌 Mac이었는데, Mac을 처음 접하고 자신과 같은 컴맹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사 후엔 Newton MessagePad처럼 상업적으론 성공하지 못했어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기기를 디자인했다. 하지만 이후 별로 대단한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1997년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돌아오고 그로부터 1년 후인 1998년, 그가 디자인한 iMac G3가 첫선을 보이면서부터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사실 잡스가 Apple에 복귀했을 당시 아이브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당시 길 아멜리오 CEO 체제에 불만을 품고 퇴사를 결심한 상태였다. 잡스 역시 외부 디자이너 고용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아이브와 대화를 나눈 후 서로의 디자인 철학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래서 잡스는 아이브와 디자인 팀의 사내 권한을 확대하여 엔지니어가 기기를 설계하면 디자이너가 그에 맞춰 외형을 구상하는 기존 디자인 프로세스를 뒤집어 디자이너가 제품 설계의 중심에 자리하게 만들었다. 이런 디자인 중심 문화는 Power Mac G4 Cube의 발열이나 iPhone 4의 안테나게이트 같은 기능적 문제들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아이브가 산업디자인 역사에 남을 제품들을 설계하는 배경이 된다.

2017년 다이슨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의 후임으로 왕립예술대학(RCA) 총장(Chancellor)에 지명되었다. 임기는 2017년 7월 1일부터 5년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다이슨은 Provost라는 직함으로 학교를 대표했는데, 아이브는 학교 행정을 적극적으로 총괄하기보다는 자문과 의전에 비중을 두고 본업인 디자인에 집중할 모양.

2018년 초, Apple의 디자인 팀으로 복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pple 퇴사 이후
2019년 애플을 퇴사하고 LoveFrom이라는 디자인 회사를 새로 차릴 예정이라고 한다. Apple도 이 회사의 주요 고객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이브가 팀 쿡과의 불화로 인해 회사를 나가는 것이라고 내부 사정을 폭로했는데 이례적으로 쿡은 즉각적으로 불화설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또한 퇴사 이후에 풀체인지한 iMac 24(M1, 2021년) 디자인에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불화설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iPhone 5s 이후로 아이브가 주도해서 만들어진 제품 디자인이 없고 본인 역시 평소 하던 일과 관계없는 Apple Park 프로젝트로 넘어간 것으로 미루어보아 전자 제품 디자인 업무에 흥미를 잃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2019년 11월 28일, Apple 임원진 소개 사이트에서 조니 아이브의 프로필이 사라진 것이 확인되었다. 이로서 Apple을 퇴사한 것이 확실해졌다. 이후에는 애플과의 컨설팅 계약을 통해 제품의 디자인을 계속해서 맡아 왔다. 

2022년 7월 12일, 애플과의 컨설팅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즉, 더 이상 애플의 디자인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로써 애플과 완전히 결별했다.


2023년 5월 6일 열리는 영국의 찰스 3세의 대관식의 공식 엠블럼의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었다.#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이후 무려 70년 만에 열리게 되는 대관식으로, 세기의 대관식의 상징을 디자인하게 된 셈이다.

 

 

디자인
"미니멀리즘" 이라는 한 단어로 대표될 수 있다. Apple에서 디자인한 모든 것들에 그의 디자인 철학이 들어가 있다. Newton MessagePad 같은 군더더기 없는 PDA부터 시작해서 최초의 iMac인 iMac G3, iPod, iPhone 같은 미니멀리스틱한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

이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일화로 다른 기업들은 하나의 기능이라도 더 넣고 싶어할 때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팀은 기능을 제거하는 것을 생각했다고. 단, 미니멀리즘한 디자인과는 반대되게 어떤 요소를 끼워넣기도 하는데 iMac G3, iBook G3의 손잡이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 이 손잡이는 기기에 좀 더 친근감을 주기 위한 디자인이었다고 한다. 특히 iMac 같은 경우는 한 번 자리를 두면 딱히 옮길 일이 없는 데스크톱임에도 이 손잡이는 그가 의도한 대로 먹혀 들어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iMac G3



이런 단순함을 최고로 생각했기에 스큐어모피즘을 선호했던 소프트웨어부 부사장 스콧 포스톨과는 디자인적으로 항상 대립하는 입장이었고, 사이도 별로 좋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 역시 스큐어모피즘을 선호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iOS 7과 OS X Yosemite 이전까지 Apple 기기들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미래적인 하드웨어 디자인에 디테일하고 현실적이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참으로 Apple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의 윗선이던 잡스가 사망하고, 포스톨이 해고된 이후엔 직접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개입하여 iOS 7에서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디자인을 선보였고, OS X도 OS X Mavericks부터 스큐어모피즘을 차차 걷어내기 시작해 OS X Yosemite에서는 iOS와 같은 컨셉의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디터 람스를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라고 하며, 때문에 애플의 디자인에서도 브라운스러운 미니멀리즘을 엿볼 수 있다. iPod 이후 Apple 초창기 디자인은 디터 람스가 지휘한 브라운 사의 제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iPhone 6의 절연테이프 디자인을 보고 뭇 사람들이 조니 아이브를 원망했는데, 막상 새 iPhone은 새로 영입한 디자이너인 마크 뉴슨이 디자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Apple Watch의 명품화를 본인이 추진했다고 한다. 18k 금으로 된 에디션 모델에 대해 회사 내에서도 의견이 많았지만 디자인 쪽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아이브가 강력 주장해서 회사 사람들을 설득했다고. 결국 2세대인 Apple Watch Series 2부터는 1/10 가격의 세라믹 재질로 변경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성격
차분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다. 언성 높이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WWDC 같은 공개적인 제품 소개 자리에서도 무대에 선 적이 많이 없다. 대신 소개 동영상에서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또 히키코모리스러운 행동도 많이 하는데 자신이 작업하는 디자인룸에는 거의 아무도 들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존 스컬리 CEO 시절 스컬리조차 자신의 방에 들인 적이 없어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적도 있다. 단 한 사람만이 예외적으로 저 방에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는데, 그게 바로 스티브 잡스. 아예 두 사람의 사무실을 연결하는 전용 통로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잡스의 성격이 아이브보다 더 하면 더 했지 절대 꿀릴 위인이 아닌 것을 생각하면 두 사람이 얼마나 절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번은 직설적인 잡스의 화법에 대해 아이브가 팀 사기를 위해 좀 더 온화한 방식으로 애둘러 말할 것을 요구했지만, 잡스는 이를 단칼에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건 시간낭비야. 너는 다른 사람들이 널 좋아하길 바라고 있을 뿐이야. 그런데도 너는 팀을 위해서라고 말하다니 놀랍군.” 아이브는 화가 났지만, 그의 말이 옳아서 인정했다고 한다.


난독증을 가지고 있다. 그와 친밀했던 스티브 잡스 역시 난독증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사실

 

스티브 잡스는 사망 전에 핵심 간부들에게 '스티브라면 어떻게 했을까?' 식의 생각은 하지도 말라며 자신의 영향력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디자인에 관해서는 아이브에게 일임할 것을 당부했다. 잡스가 아이브의 디자인 능력을 얼마나 깊이 신뢰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버지가 지역에서 유명한 은 세공사였다. 어릴적부터 그와 세공에 대한 각종 도안을 만들며 놀아주었다고 한다. 밖에서 놀기보단 아버지의 세공 작업장에서 노는게 일상이었다는데 이게 조너선 아이브가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인 듯하다.


목소리가 상당히 좋아 많은 Apple 공식 제품 홍보영상에서 기술 및 디자인을 소개했다. 심지어 본인이 디자인에 참여하지 않은 iPhone X 시리즈에서도 소개 영상에는 참여했다. 그러니까 퇴사하기 전까지 전담 성우로만 일했다 다만 본인 성격이 내성적인 데다가 말을 약간 더듬는 버릇이 있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키노트 이벤트에서는 2008년 유니바디 MacBook Pro 발표회 이후로는 잘 등장하지 않는다. 

 

 


 

 


게리 허스트윗 감독의 디자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Objectified'는 하나의 물건이 디자인되고, 생산되고, 판매되어, 마침내 제 주인을 만나기까지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를 보여준다. 우리의 생활 주변에 있는 훌륭한 디자인은 사실 큰 주의를 끌지 못한다. 사람들은 그것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으로 느끼기 때문에 그게 디자인된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영화는 '물건'과 그것을 디자인한 사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맺는 복잡다단한 관계를 다루고 있다.  

그 가운데 디터람스에서 조나단 아이브로 이어지는 인터뷰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다. 조나단 아이브는 디터람스로부터 디자인에 있어 많은 영향을 받았고 거장이자 조나단의 스승인 디터람스는 진정으로 디자인을 하는 회사는 몇 되지 않는다며 그 중 하나가 바로 미국에 있는 애플이라고 한다.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부사장인 조나단 아이브는 단순히 애플 제품의 디자인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의 소재부터 공정 프로세스까지 전체를 아우르며 진두 지휘를 책임지고 있다. 과거 애플 디자인팀에 몸 담았던 에스딘져는 "조나단의 디자인팀은 단순한 디자이너라기 보다는 그 재료의 사용법과 생산 공정까지 바꿔버리는 혁신 집단" 이라고 했다. 스티즈 잡스 역시 하루에 한번 이상 조나단을 만나 의견을 교환할 정도로 또 하나의 디자인 팀원이기도 하다. 


조나단에게 있어 디자인은 외관이 아니라 바로 기능이고 소재이고 특별한 정보 전달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제품을 정말 잘 디자인하려면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노트북에 장착되는 작은 표시등 하나도 그에게 있어서는 그냥 디자인되는 법이 없다.   

그는 끊임없이 재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실험하면서 재료가 가진 속성을 공부하는데, 재료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직접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애플은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과 같은 친환경 재료로 노트북을 만들게 되었는데 덕분에 그린피스에서 발표하는 환경보호 부분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으며 애플의 기업 이미지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지금의 맥북,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는 모두 소재의 변혁이 가져온 소중한 결과물이다.  


 

애플의 제품은 만드는 것 자체가 까다롭다. 지금의 애플의 노트북, 맥북에는 어떠한 나사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음새 하나 없는 매끄러운 Unibody의 혁신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여기에 조나단이 생각하는 애플 디자인의 컨셉, 목적, 가치, 디자인, 기능이 모두 녹아있다고 보면 되는데, 보통 노트북을 만들 때 각각의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만들다 보면 틈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기기는 두꺼워지고 원하는 디자인을 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조나단과 그의 디자인팀은 제작방식에 있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혁신적인 디자인 공정을 고안해낸다.


출처: K BENCH 

Unibody라고 하는 애플 특유의 공정은 말 그대로 하나의 알루미늄 통판을 깎아서 그 안에 부품을 집어넣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는 엄청난 수고를 요하면서, 대단한 모험이기도 하다. 공정에 조금의 오차만 있어도 값비싼 외장 틀 전체를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말 그대로 최고의 공정과 품질을 요구한다. 그래서 애플은 우주선용 부품 제작에 쓰이는 컴퓨터 계측 장비를 동원하여 제작을 한다고 한다. 상태 표시등이나 충전 케이블 같은 외부 단자가 자리 잡는 자리까지도 이 장비를 통해 1마이크론의 단위까지 정밀하게 깎아 내는 작업을 거친다. 그는 이런 것이 바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애플의 다음 신소재는 알루미늄보다 강한 리퀴드 메탈일 것이라는 신빙성 있는 루머가 있다. 최근 애플 공식사이트가 리뉴얼되면서 상단 메뉴바가 현재 맥의 알루미늄 소재의 색상과 동일한 회색에서 좀더 짙은 반투명 그레이로 변경이 되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작년에 애플이 독점 사용권을 획득한 신소재 리퀴드 메탈과 같은 색상이라는 것이다. 리퀴드 메탈은 강도는 티타늄보다 강하고 금형사출시 후가공이 필요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상태로 완성도 높게 뽑아져 나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보다 완벽한 디자인으로의 변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궁금하다.   


 

 

 

출처: TIME

애플의 최강 디자인팀은 브레인스토밍 회의와 제작회의 두 가지 종류의 회의를 거친다고 한다. 브레인 스토밍 회의는 그야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든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회의인 반면 제작회의는 철저히 현실성을 바탕으로 진행을 하는 회의로 엔지니어와의 협의가 이루어지는 단계가 바로 제작회의이다. 애플은 디자인을 먼저 한 후 디자인에 맞게 기능을 넣는 작업방식을 도입하여 보다 디자인 혁신을 이루어왔다. 


그 디자인 작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프로토타입 설계이다. 실물 크기의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만들어 보고 이를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해 나가는 것인데 대부분의 제품이 시제품을 거쳐 나오지만 애플은 특히나 비슷하게 만드는 정도가 아닌 하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만든다고 한다. 최근 아이폰 5 출시를 앞두고 프로토타입 3개가 유출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은 어떤 제품이 탄생될 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계속적인 프로토타입 수정을 거치는 작업 중에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시제품을 많이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실패작이 많다는 것을 뜻하는데 조나단 아이브는 애플 디자인팀의 장점이 틀린 것을 추구할 줄 아는 호기심과 탐구정신에 있다고 했다. 실패작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게 된 경험은 디자인팀 전체의 학습능력을 발전시키고 더욱 뛰어난 디자이너로 성장시키며 당장의 실패가 나중에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애플은 잘 알고 있기에 실패작을 연발해도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데 부끄러움이 없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때 10:3:1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우선 디자이너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10개의 포로토타입을 만든다. 10개의 프로토타입은 컨셉 자체가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되고 완성된 프로토타입 중 3개를 선택한다. 그 후 몇 개월에 결쳐 선택된 프로토타입을 끊임없이 수정하여 마지막 하나가 최종 디자인으로 결정이 된다. 

 

 



이렇게 지금 애플의 획기적인 IT제품들을 모두 관장하고 있는 조나단이지만 사실 그는 애플에 오기 전까지는 본인이 설립한 탠저린(Tangerine)이라는 회사에서 세면대나 욕조 등 욕실 용품을 디자인하는 제품 디자이너였다. 그렇게 컴퓨터 디자인 경험이 거의 없는 조나단을 애플로 전격 스카웃한 스티브 잡스의 안목도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애플의 제품군이 어딘지 모르게 욕실 디자인에 가까운 유선형에 매끄러운 표면인 게 바로 조나단의 그런 젊은 시절의 이력 때문이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맥은 최고의 디자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그의 디자인은 도회적인 감각을 자극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도시인의 라이프를 이끌어가는 핵심 아이템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심플한 디자인 제품 속에 모든 것이 들어가도록 제품을 설계한 것이 바로 조나단 아이브이다. 스티브 잡스가 '천만금을 줘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그가 디자인한 제품들이 혁신적이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디터람스에게서 하사받은 좋은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가 디자인한 여러 애플 제품은 디터람스의 제품 디자인과 거의 흡사함을 알 수가 있다. 표절이라고 생각할 정도까지 큰 영향을 받았으나 디터람스는 절대 표절이 아니라 대단히 혁신적인 제품일 뿐이라고 말한다.   

왼쪽이 디터람스의 디자인, 오른쪽이 조나단 아이브의 디자인

>> Dieter Ram's Ten Principles of good design (디터람스의 좋은 디자인을 위한 10계명) 

Objectified를 찍기 위해 여러 스타급 디자이너와 인터뷰를 거친 게리 허스트윗 감독은 조나단 아이브와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간 캘리포니아의 그의 디자인 작업실이 마치 '찰리의 초콜릿 공장' 같았다고 얘기한다. 다만, 캔디가 아니라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알루미늄으로 된 것이 다를 뿐 그만큼 환상적인 꿈의 공장이나 다름없음을 비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프로세스, 나아가 그들이 만든 제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고찰하는 심도깊은 다큐로 Objectified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져있지만 여러번 봐도 볼수록 좋은 다큐이다. 나오토 후카사와, 카림라시드, 뷰홀릭 형제, 마크 뉴슨, 찰스 앤 레이 임즈 부부 등 수많은 디자인 거장들이 등장한다.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인터뷰가 이어진다.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디자인에 대하여 진지하다. 그리고 진실하다. 조나단 아이브는 이 많고 많은 좋은 디자이너들 중에 한 명이다. 그래서 애플식 디자인만이 해답이라고 할 수 없는 다양성이 가득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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