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상춘곡(賞春曲), 정극인(丁克仁), 서정 가사, 양반 가사, 은일 가사, 강호 한정가

Jobs 9 2022. 1. 28. 08:24
반응형

상춘곡(賞春曲)

정극인(丁克仁)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生涯) 엇더ᄒᆞᆫ고

녯사ᄅᆞᆷ 풍류(風流)ᄅᆞᆯ 미ᄎᆞᆯ가 못미ᄎᆞᆯ가

천지간(天地間) 남자(男子) 몸이 날만ᄒᆞᆫ 이 하건마ᄂᆞᆫ

산림(山林)에 뭇쳐 이셔 지락(至樂)을 ᄆᆞᄅᆞᆯ 것가

수간 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앏픠 두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예 풍월 주인(風月主人) 되어셔라

▶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서사)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도화 행화(桃花杏花)ᄂᆞᆫ 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녹양 방초(綠楊芳草)ᄂᆞᆫ 세우 중(細雨中)에 프르도다

칼로 ᄆᆞᆯ아 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조화 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ᄉᆞᄅᆞᆸ다

수풀에 우ᄂᆞᆫ 새ᄂᆞᆫ 춘기(春氣)ᄅᆞᆯ ᄆᆞᆺ내 계워 소ᄅᆡ마다 교태(嬌態)로다

▶봄의 아름다운 경치(본사①

 

물아 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이ᄋᆡ 다ᄅᆞᆯ소냐

시비(柴扉)예 거러 보고 정자(亭子)에 안자보니

소요 음영(逍遙吟詠)ᄒᆞ야 산일(山日)이 적적(寂寂)ᄒᆞᆫᄃᆡ

한중 진미(閑中眞味)ᄅᆞᆯ 알 니 업시 호재로다

▶봄의 아름다운 경치(본사②)

 

이바 니웃드라 산수(山水) 구경 가쟈스라

답청(踏靑)으란 오ᄂᆞᆯ ᄒᆞ고 욕기(浴沂)란 내일(來日)ᄒᆞ새

아ᄎᆞᆷ에 채산(採山)ᄒᆞ고 나조ᄒᆡ 조수(釣水)ᄒᆞ새

▶봄의 아름다운 경치(본사③)

 

ᄀᆞᆺ 괴여 닉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화풍(和風)이 건ᄃᆞᆺ 부러 녹수(綠水)ᄅᆞᆯ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새 진다

준중(樽中)이 뷔엿거ᄃᆞᆫ 날ᄃᆞ려 알외여라

소동(小童) 아ᄒᆡ 다려 주가(酒家)에 술을 믈어

얼운은 막대 집고 아ᄒᆡᄂᆞᆫ 술을 메고

미음완보(微吟緩步)ᄒᆞ야 시냇ᄀᆞ의 호자 안자

명사(明沙) 조ᄒᆞᆫ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청류(淸流)ᄅᆞᆯ 굽어보니 ᄯᅥ오ᄂᆞ니 도화(桃花)ㅣ로다

무릉(武陵)이 갓갑도다 져 ᄆᆡ이 긘 거인고

▶술과 풍류(본사④)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杜鵑花)ᄅᆞᆯ 부치 들고

봉두(峰頭)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보니

천촌 만락(千村萬落)이 곳곳이 버러 잇ᄂᆡ

연하 일휘(煙霞日輝)ᄂᆞᆫ 금수(錦繡)ᄅᆞᆯ 재폇ᄂᆞᆫ ᄃᆞᆺ

엇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유여(有餘)ᄒᆞᆯ샤.

▶산봉우리에서 바라본 봄의 경치(본사⑤

 

공명(功名)도 날 ᄭᅴ우고 부귀(富貴)도 날 ᄭᅴ우니

청풍 명월(淸風明月) 외(外)예 엇던 벗이 잇ᄉᆞ올고

단표 누항(簞瓢陋巷)에 흣튼 혜음 아니 ᄒᆞᄂᆡ.

아모타 백년 행락(百年行樂)이 이만ᄒᆞᆫᄃᆞᆯ 엇지ᄒᆞ리

▶안빈낙도의 삶(결사)

 

 

 

시어 풀이

* 답청(踏靑) : 봄에 파랗게 난 풀을 밟으며 산책함. 또는 그런 산책. 중국에서, 청명절에 교외를 거닐며 자연을 즐기던 풍속.
* 욕기(浴沂) : 기수(沂水)에서 목욕한다는 뜻으로, 명리를 잊고 유유자적함을 이르는 말.
* 단표누항(簞瓢陋巷) : 좁고 지저분하며 더러운 거리에서 먹는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 선비의 청빈한 생활을 이르는 말.

 

개관

‘봄을 맞아 경치를 구경하며 즐기는 노래’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봄의 경치를 묘사하면서 그 속에서 느끼는 흥취와 풍류를 노래한 가사이다.

* 갈래 : 서정 가사, 양반 가사, 은일 가사, 강호 한정가
* 성격 : 서정적, 묘사적, 자연 친화적, 예찬적
* 운율 : 3(4)·4조, 4음보 연속체
* 제재 : 봄의 아름다운 풍경
* 주제 : 봄 경치를 즐기는 강호가도(江湖歌道)와 안빈낙도(安貧樂道)
* 특징
① 대구법, 직유법, 의인법, 고사 인용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함.
② 화자의 시선의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 연대 : 조선 성종(15세기)
* 출전 : “불우헌집”

 

작품 연구

이 작품은 정극인이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인 태인에 머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자연을 즐기는 삶의 흥취를 노래한 가사이다. 제목 그대로 봄 풍경을 즐기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와 강호가도를 표현함으로써 조선 전기 사대부의 자연관을 형상화하였으며, 세속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삶으로서의 안빈낙도를 추구하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현실 정치에서 물러나 자연 속에 묻혀서 사는 즐거움을 노래한 은일가사(隱逸歌辭)의 첫 작품으로,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의 ‘성산별곡’으로 이어지는 강호가도의 시풍을 형성하면서 호남가단 형성의 계기가 되었다.
‘상춘곡’의 시상 전개‘상춘곡’은 화자의 시선(공간)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처음에는 좁은 공간인 ‘수간모옥’에서 출발하여 점차 넓은 공간인 ‘산봉우리’로 이동하며 공간을 확대하였다.

 

‘상춘곡’에 나타난 자연관조선 시대 사대부에게 자연은 ‘정치 현실로 인해 뜻을 펴지 못할 경우 속세에서 물러나 심신을 수양하는 공간, 즉 ‘안빈낙도의 공간’, 또는 ‘언제나 돌아가기를 원하는 무릉도원(이상향)과 같은 공간’으로 그려진다.

 

작가의 태도와 표현상 특징

'공명(功名)도 날 ᄭᅴ우고~혜음 아니 ᄒᆞᄂᆡ'에는 자연 속에서 살면서 세속적인 것(공명, 부귀)에 대한 욕망을 품지 않으려는 작가의 안빈낙도와 자연 친화적 태도가 드러나 있다. 작가는 이러한 태도를 행동의 대상(객체)이 되는 공명과 부귀를 주체로, 행동의 주체인 작가 자신을 객체로 바꾸어 표현함으로써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었다.

 

작가 소개

- 정극인(丁克仁, 1401 ~ 1481)조선 전기의 문신, 학자. 호는 불우헌(不憂軒).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빼앗자 벼슬을 사임하고 고향에서 제자들을 키우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주요 작품으로 경기체가 ‘불우헌곡’, 가사 ‘상춘곡’, 저서로 “불우헌집” 등이 있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