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 Natural Science/천문 Astronomy

우주개발 목적, 우주탐사

Jobs 9 2022. 7. 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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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을 통해 새로운 천체를 발견하거나 새롭고 특이한 현상을 탐지하는 것은 천문학자나 아마추어 천문가로서 가슴 벅찬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우주탐사선에 올라 탐사 대상에 접근해 보는 것은 또 다른 경이로움을 안겨줄 것이다.  

오늘날 우주개발과 탐사는 꿈이나 동경을 넘어 ‘현실’이 되었다. 비록 비용은 좀 비싼 편이지만 푸른 지구를 감상해 볼 수 있는 상업적인 우주여행 상품들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천문학과 우주개발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천문학 이론을 기반으로 우주탐사선을 띄우고, 다양한 종류의 탐사선을 통해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이론을 세우고 증명하는 데 도움을 얻기도 합니다.”



아폴로 달 착륙, 우주개발의 신기원 열어

– 우주개발 50년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말할 것도 없이 아폴로지요. 인간이 지구가 아닌 다른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으니까요. 당시 선장 암스트롱은 1969년 7월 20일 달 지면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이 작은 발걸음은 인류의 거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는데,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인간은 이제 장기간 우주에 머물면서 달이나 화성에도 우주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 아폴로 우주선들이 달에 갔다 왔다는 건 가짜라는 음모론이 있습니다만…

“꼼꼼한 과학적 검토 없는 선입견 때문에 나온 억측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때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에서 전파 관측을 하고 있었는데, 직접 아폴로 착륙을 관측한 건 아니지만 NASA가 굳이 그걸 꾸며서 발표할 정황은 아니었어요.

더욱이 아폴로 우주선들이 달에서 모두 385㎏의 월석을 채취해 와 세계 각국에 나누어줬고, 착륙 때마다 달 표면에 각종 실험장치를 설치해 탐사선이 떠난 후에도 계속 작동했습니다. 당시 설치한 거울 상자에 지구의 천문대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반사돼 온 빛을 보고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원리가 옳다는 걸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민 교수는 아폴로 달 탐사보다는 오히려 ‘화성인의 화성탐사 방해’ 소문이 더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고 말한다.

“당시 화성에도 탐사선을 40여개 정도 보냈는데 반 정도가 실패했어요. 그러자 화성인이 접근을 방해해서 그렇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화성을 찍은 사진에 사람 얼굴 모습이 있어서 더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말도 안되는 얘기지요.”

민교수는 인류가 앞으로 지구를 벗어나 외계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언젠가는 인류의 일부 혹은 전부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옮겨가게 될까요?

“현재 지구에서의 인구증가, 자원 고갈, 지구온난화 등의 기상이변이 지속된다면 수백년 쯤 후에는 지구에서의 생활이 더 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생존방법 중의 하나는 외계에서 지구와 환경이 가장 비슷한 행성을 찾아 이주하는 것이겠지요. 과학기술자들 중에는 그런 미래를 염두에 두고 연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우주태양발전소 상상도 ⓒNASA


“우주에서 제품 만들고 에너지와 자원도 조달”

인구증가와 경제개발이 가속화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석유나 구리, 알루미늄, 니켈, 망간, 철 등 현대문명에서 필요로 하는 지하자원은 수십년 후면 모두 바닥나고, 흔한 석탄도 300년을 못 간다고 한다.

“인류 문명은 광물자원 없이 지속될 수 없으므로 유일한 희망은 우주에서 답을 찾는 겁니다. 지난 30여년 간의 우주 탐사 결과 달이나 화성,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수십만 개의 소행성 등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광물자원들이 다량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면 이런 자원들을 어떻게 가져오느냐가 문제인데, 달에는 제련소를 만들어 태양에너지로 광물을 정제한 후 수송선으로 이송하고, 소행성은 적당한 크기의 것을 골라 지구로 예인해서 활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에너지도 마찬가지. 무공해 에너지인 태양에너지는 지구에서 구름이나 눈, 비 등 기상상황의 영향을 받아 활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대기권 밖 우주공간의 정지궤도에 태양광 발전판을 설치하면 지구에서보다 10배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주에서 얻은 태양광 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바꿔 지구로 송신하면 이를 대형 그물 안테나로 잡아 다시 전기로 변환해 가정이나 공장으로 보낸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미국은 2010년부터 2030년 사이에 매년 2기씩 모두 60기의 발전위성을 올려 총 전력수요의 20%를 충당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또 일본의 한 회사는 2030년 후반쯤 달 표면 적도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고 여기서 모은 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밖에 우주공간에서는 초진공과 무중력을 이용해 지상에서는 만들 수 없는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상에서는 중력 때문에 성분이 균일한 합금을 만들기가 어렵지만 우주공간에서는 중력이 없어 완벽한 합금 생산이 가능하다.

또 인터페론을 비롯한 순수한 의약품 추출이 가능하고, 강도가 100배 이상 높은 초고강도 섬유, 완전한 구형의 볼베어링 등 150여 종류의 우주상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이제 우주개발은 막연한 도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만 해도 유인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의 도킹에 성공한 중국은 2014년에 화성탐사를 추진할 계획이며, 일본은 2010년대에 달 착륙 탐사선을, 2020년에는 달에 우주인 파견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2008년에 달 탐사우주선을 쏘아올린 인도도 2016년에 유인우주선과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올 1월 러시아에서 제조된 1단계 로켓을 활용한 추진체로 나로과학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았고, 지난 8월 23일에는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5호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민교수는 “소형 위성 제작에는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대형 우주선과 발사체 제작 부문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지난 경제개발 신화를 거울삼아 우주개발에서도 ‘새로운 신화’가 쓰여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대중화 위해 과학자 저술활동 지원 시급”

민 교수는 원로 천문학자 가운데서도 특히 우주과학에 대한 많은 저술과 기고, 강연 등을 통해 과학대중화와 천문학 알리기에 크게 기여해 왔다. 최근에는 화성생명체 탐사에 관한 저술 원고를 탈고해 얼마 후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정년퇴임 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왕성한 필력을 돋보이고 있는 그는 교수시절 제6대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아 과학자들의 저술활동을 독려하고, 어려운 과학을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쉽게 전달하는데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 교수가 지금까지 펴낸 저서는 대학교재인 교양천문학, 기본천문학, 자연과학개론 등을 비롯해 교양서로 ‘지구에서 퀘이사까지’, ‘우주와 인간’, ‘태양계는 살아있다’, ‘외계인은 존재하는가’, ‘우주개발탐사 어디까지 갈 것인가’ 등 수십 권이 있다.

민 교수가 쓴 교양서는 특히 편안한 문체로 어려운 과학용어를 쉽게 설명해 읽는 이의 이해력을 높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안겨준다는 평을 얻고 있다.

“누구든 책을 쓰려면 공이 많이 들어가는 게 사실입니다. 더구나 과학자에게 딸린 제자가 많아 연구 지도를 하다 보면 더 시간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교과서급 책을 쓴다는 것은 자기 전공분야의 연구를 망라해서 조명해 보고, 자신의 세부 전공에 대해 주제와 연구방향을 새롭게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또 전공 및 인접 분야를 쉽게 풀어서 일반을 위한 대중서를 쓰면 대중의 과학지식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과학연구에 대한 일반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미래의 공부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정보와 훌륭한 지표가 되고요.”

인문서든 과학서든 좋은 저술은 그 사회의 문화수준을 가늠하고 격을 높이는 척도가 되는 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상당 기간 많은 책들이 원서도 아닌 일본책이 주로 번역돼 나오다가 국력이 높아진 요즘에는 수준 높은 저술이 나올 만한 토양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 저술은 특히 어린 학생들이 쉽고 흥미롭게 과학을 접하고 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꿈을 갖게 하는 접점입니다. 과학자들이 좋은 책을 써서 훌륭한 인재가 과학기술계로 많이 진출토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업인데, 현재 과학 저술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태면 좋은 대학교재가 나올 리 없고, 볼 만한 대중과학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될 우려가 높습니다.”

민교수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연구비는 현재 세계 최고수준인데 비해 성과는 그에 미치지 못 하는 것 같다”며 “그 몇 백분의 일만이라도 저술활동을 지원한다면 장기적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스스로 글 쓰는 재주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글은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잘 쓰게 돼 있고 특히 과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쉬운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글을 잘 써야 좋은 논문을 만들 수 있고, 좋은 논문이 꾸준히 쌓이면 노벨상같이 큰 상도 주어질 것입니다.”

유구한 우리 천문 역사의 맥을 이었다는 자부심 하나로 구김 없는 삶을 살아온 민 교수는 힘이 닿는 한 천문학 관련 저술활동에 계속 매진할 생각이다. 광대한 우주처럼 우리 마음도 그렇게 활짝 열고 살기를 바라면서.

“드넓은 우주를 마음속에 담고 생각을 펼쳐간다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우주보다도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봅니다. 다툼이나 갈등이 있을 때 광대한 우주 속의 나를 상기하며 서로가 보듬고 포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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