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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패러독스(Asian Paradox), 이스트 아시안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 한중일

Jobs 9 2024. 4. 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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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패러독스


수출, 금융, 콘텐츠 산업 등 아시아의 경제는 동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제규모 기준 중국(2위), 일본(4위), 대한민국(10위권)이 한 지역권에 밀집하여 경제, 문화, 사회적으로 거미줄처럼 엮여있으며, 대만(20위권)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다.

동아시아 국가 외에도 남아시아의 전통적인 맹주요 프랑스와 영국을 능가하는 경제 규모를 가진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실질적인 수장국이자 2030년대 이후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유력한 차기 강대국으로 평가되는 인도네시아까지 더해 두 국가 역시 존재하지만,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어디까지나 영토, 인구를 비롯하여 규모의 경제만 거대한 국가들일 뿐 1인당 GDP로 대표되는 질적 경제와 평균 생활수준, 기간산업 수준은 동아시아 국가들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중국은 수출이 국가 경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게 최대의 수출시장이며, 이와 동시에 중국에 진출한 한일 양국 기업들은 가공무역을 통해 중국이 세계 최대 무역국이자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는 토대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이처럼 현재 동아시아 3국의 무역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으며, 이들 국가는 유럽, 북미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경제 분야에서 상호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에도 정치, 외교, 안보 면에서는 오히려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일컬어 학계에서는 '아시안 패러독스(Asian Paradox)'또는 '이스트 아시안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라고 한다.  

동아시아의 영토와 역사, 정치적, 외교적인 입장을 둘러싼 긴장은 2010~2020년대를 거치면서 급격히 고조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군사적 충돌의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실례로 중국은 주한미군의 THAAD 배치 움직임에 반발하여 한국에 대해 전면 불매 운동과 군사적 압박을 벌였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서 공조하여 반서방 중국과 북한에 대항해야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한일 무역 분쟁의 여파로 심각하게 냉각됐고 한중일의 험악한 관계 속에 중국과 숙명적인 대치관계를 가지는 대만과 예측불가한 돌발 행위를 저지르는 불량 국가 북한까지 가세하여 동아시아 정세는 보다 얼어붙은 실정이다.  

이러한 동아시아의 긴장 상태를 과거 세계대전을 겪기 이전, 패권 경쟁과 이해 관계 충돌로 사이가 악화되었던 제국주의 시절 유럽의 모습과 비슷한 양상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19세기 독일 제국의 명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작금의 유럽은 화약고이고, 지도자들은 무기고 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 뿐이다."라며 당시 살얼음판을 걷던 유럽의 정국을 정확히 관철한 말을 남겼다. 근대 시기의 유럽이 처했던 긴장 상황이 21세기 동아시아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되풀이되는 셈이다.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아시아 각국의 경제력, 군사력, 문화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국력은 나날이 팽창되어 각자 발언권도 강해지는데, 이와 상반되게 상호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이 국력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심각한 긴장 상태가 나타나게 된다. 일련의 긴장 상태가 청산되지 않는다면, 동아시아 국가가 지닌 경제적, 외교적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최악의 경우에는 군사적 충돌까지 발발할 여지가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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