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지(愁城誌)
임제
<전략>
이 때 격현 사림이 와서 아뢴다.
“요즈음 흉해에 파도가 일어 태화산이 바닷속으로 옮겨오는데 바라보니 그 산 속에 사람들이 보일 듯 말 듯 천 명인지 만 명인지 셀 수도 없사오니 이러한 변괴는 너무도 이상한 일입니다."
천군이 정히 의아해하고 있을 즈음에 멀리서 두어 사람이 읊조리며 걸어오는 것이었다. 바라보는 사이에 점점 가까워지는데 사람이 둘이다. 앞서 걸어오는 사람은 안색이 초췌하고 형용이 비쩍 말랐는데 절운관을 쓰고 긴 칼을 차고 연잎으로 만든 옷을 입고 초란(椒蘭: 향기가 좋은 식물 이름)의 패물을 착용했으며 눈썹에는 나라를 근심하는 시름이 모였고 눈에는 임금을 생각하는 눈물이 괴었으니 이 사람이야말로 회왕의 운명에 통곡하고 상관 대부(上官大夫)에게 원한이 맺혔던 그이가 아니겠는가?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정신은 가을 물이 서려 있는 듯하고 얼굴은 관옥(冠玉)과 같은데 초(楚)나라 옷과 초나라 관에 초나라 소리로 초나라 노래를 부르니 이 사람이야말로 일생 동안 초 양왕을 섬기던 그이가 아니겠는가?
그 두 사람이 가까이 와서 천군께 인사를 드리고 나서,
“임금님의 높으신 의기를 듣자옵고 특별히 찾아와서 뵈옵는 바입니다. 천지가 아무리 넓다 하지만 저희들은 스스로 용납을 못하고 있거니와 지금 보온즉, 임금님의 심지(心地)가 자못 넓사오니 원컨대 뇌외의 한 모퉁이를 빌리어 성을 쌓고 거처하도록 하여 주옵소서. 임금님께서 용납해 주실는지요?"
라고 아뢰는 것이었다. 이에 천군은 옷깃을 여미고 추연히 말하기를,
“남아의 회포는 고금이 일반이니라. 내 어찌 한 자 한 치의 땅을 아끼어 그대들이 머무를 곳을 내주지 않겠는가."
하고, 즉시 다음과 같은 조서를 내렸다.
“저들이 들어와서 살도록 하는 일은 감찰관이 알아서 처리하고, 저들이 성을 쌓도록 하는 일은 뇌외공이 알아서 하라."
두 사람은 절하여 사례하고 흉해 가로 향해 떠나갔다. 이런 뒤로부터 천군은 그 두 사람을 생각하여 마음에 잊지 못하고 노상 출납관(出納官)을 시켜 소리 높여 읊게 하고는 전혀 다른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 해 가을 9월에 천군은 몸소 바닷가로 나가 성 쌓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오직 수만 가닥의 원통한 기운과 몇천 겹의 시름의 구름이 쌓여, 옛날의 충신 의사나 억울하게 화를 당했던 사람들의 처절하고 낙백(落魄: 넋을 잃음)한 모습들만 그 사이로 오락가락하는 것이었다. 그 가운데 진나라 태자 부소가 있어 일찍이 만리장성을 쌓는 일을 감독하였던 터이므로 그가 몽염과 함께 형곡(진시황이 선비들을 파묻어 죽였던 여산의 골짜기)에서 생매장을 당했던 유생(儒生) 4백여 명을 동원하여 공사를 하니 급히 서둘지 않고도 며칠 안에 완성이 되었다. 이 성을 쌓는 데 있어서는 흙과 돌을 번거롭게 사용하지 않았으니 역사(役事)를 하는 데 돌을 굴려 오고 흙을 실어 나르는 등의 수고로움 또한 들지 않았다. 성의 규모는 크다고 보면 붙여 있는 자리가 너무도 좁고, 작다고 보면 그 안에 포괄된 것이 너무도 많다. 없는 것 같은데 있고 형체를 이루지 않았는데 형체가 있다. 북으로는 태산(泰山)을 웅거하고 남으로는 바다에 연결되었으며, 짐백은 정히 아미산으로부터 내려와서 울뚝불뚝 굉장하여 시름과 원한이 온통 모여든 곳이었다. 그래서 그 곳을 '수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수성 안에는 조고대(옛날을 조문하는대라는 의미)가 있다. 성 둘레로 네 문이 있는데 충의문․장렬문․무고문․별리문이다.
이에 천군은 단전(丹田)을로부터 바다를 건너 네 성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조고대 위에 좌정하였다. 때마침 처량한 바람이 으스스 불어 오고 처량한 달빛이 쓸쓸한데 네 문으로 사람들이 원한을 머금고 분통을 품고서 일제히 들어오는 것이었다.
<후략>
핵심정리
* 갈래: 소설(의인체 소설, 한문 소설)
* 작자: 임제(林悌, 1549-1587)
* 성격: 우의적, 연대기적
* 주제: 인간의 심적 조화의 필요성
* 의의: 인간의 마음을 의인화
* 출전: <백호집>
* 작자: 임제(林悌, 1549-1587)
임제(林悌)
명종 - 선조 때의 문인. 자는 자순(子順), 호는 백호(白湖). 소년 시절을 방탕한 생활로 보내다가 20세부터 학문에 정진하여 선조 9년에 대과에 급제하였다. 그러나 현실에 순응하지 못하고 법도를 초탈하여 호방하게 지냈다. 봉건적 권위에 반항했던 인간으로서 주정적이고 낭만적인 인생 자세를 견지하였다. 문집으로 《백호집》을 남겼는데, 여기에 <화사> <수성지> <원생몽유록> 등의 한문 소설이 전한다.
해설
이 작품의 요지는 천군이 수심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국양이 수성을 격파한 뒤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앞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개인적 울분의 표현이나, 근심은 술로써 떨쳐버려야 한다는 표현만은 아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인간의 마음이 이성이나 감정의 어느 한 방향으로 경도되면 안정을 기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즉, 이성이나 감성, 기타 마음의 작용들이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함을 교훈적으로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원문
天君卽位之初,乃降衷之元年也.曰仁曰義曰禮曰智,各充其端,率職惟勤,曰喜曰怒曰哀曰樂,咸摠於中,發皆中節,曰視曰聽曰言曰動,俱統於禮,制以四勿,維時天君,高拱靈臺,百體從令,鳶飛之天,魚躍之淵,莫非其有,梧桐之月,楊柳之風,莫非其勝,不勞舜琴五絃,何須堯階三尺!無欲虎而可縛,無忿山而可摧,四海之內,孰不曰其君也哉!越二年,有一翁,神淸貌古,自號主人翁,乃上疏曰“竊以危生於安,亂仍於治,故不虞之變,無妄之災,明君所愼也.易曰,履霜,堅氷,至,盖微不可不防,漸不可不杜,燭於未然者,哲人之大觀也,狃於已然者,庸人之陋見也,夫昧哲人之觀而守庸人之見,豈不危哉?”今君,自謂‘已治已平矣’而殊不知寸萌之千尋,濫觴之滔天,且根本未固而遽遊於翰墨之場,文史之域,日夜所親近者,陶泓毛穎輩四人而已.又慨想今古英雄,使其憧憧來往於肺腑之間,如此等輩,作亂,不難也.願君上,勉從丹衷,御以和平則可謂視於無形,聽於無聲而庶免顚倒思余之刺矣,無任懇惻之至.天君將疏覽訖,虛懷容受而終不能己意於優遊竹帛嘯咏今古.主人翁又來諫曰“臣情踰骨肉,義同休戚,坐視危亂,其可恝然?夫論今弔古,無補於存心,磨鉛揮翰,何益於養性?盖四端之中,羞惡用事,是非持論,外與監察官,交通,越分慷慨,矯矯亢亢,甚非所以安靜之道也.然,此固不可無而所不可偏者也.譬若一陰一陽,曰風曰雨,無非天地之氣,乖序則爲變,失時則爲灾,可使陽舒陰慘風調雨若,正在燮理之如何耳.願君上,念叅三之大位,想萬物之備我,致中和而叅天地,豈不大哉,豈不美哉?書曰無偏無頗,王道平平,願念玆在玆,無怠無荒,幸甚幸甚”.天君聽罷,惻然引主人翁,坐於半畝塘邊,下詔曰“來!汝春官仁夏官禮秋官義冬官智,曁五官七正,咸聽予言.予受天明命,不能顧諟致令,爾等,久曠厥職,或有不中規矩,自以爲是,激志高遠,牽情浩蕩,將有尊俎之越,豈無佩觿之刺乎?噫!予一人有過,無以汝等,汝等有過,在予一人.天理未泯,不遠而復,宜與黽勉更始,以續初載之治,無忝予畀負之重”.僉曰“兪”.乃遂改元曰復初.元年秋八月,君與無極翁,坐主一堂,叅究精微之餘,忽七正中,有哀公者來奏,監察官與採聽官,合疏曰“伏以玉宇寥廓,金風凄冷,凉生井梧,露滴叢篁,蛩吟而草衰,雁叫而雲寒,葉落而有聲,扇棄而無恩,華潘岳之鬢,撩宋玉之愁,正是長安片月,催萬戶之砧聲,玉關孤夢,減一圍之裳腰,潯陽楓葉荻花,濕盡司馬之靑衫,巫山叢菊扁舟,搔短工部之白髮.況夜雨偏入長門宮,孤枕霜月,只爲燕子樓一人,楚蘭香盡,靑楓瑟瑟,湘妃淚乾,班竹蕭蕭.是不知愁因物愁.物因愁愁,愁而不知所以愁,又焉知所以不愁也?且不知見而愁耶?聽而愁耶?實不知其故.臣等,俱忝職司,不敢隱諱,謹以煩瀆”.天君,覽了,便悠然不樂,無極翁,乃不辭而去.君命駕意馬,周流八極,欲效周穆王故事,被主人翁,叩馬苦諫而駐於半畝塘邊,有膈縣人,來報曰“近日胸海波動,泰華山,移來海中,望見山中,隱隱有人無慮千萬.此等變怪,甚是非常,正嗟訝之間,遙望數人,行吟而來,看看漸近,只是兩箇人.那先行的人,顔色憔悴,形容枯槁,冠切雲帶長劍,芰荷衣椒蘭佩,眉攢憂國之愁,眼滿思君之淚,無乃痛懷王而恨上官者耶,尾來的人,神凝秋水,面如冠玉,楚衣楚冠,楚聲楚吟,莫是一生唯事楚襄王者耶!”俱來拜於君曰“聞君高義,特來相訪,但天地雖寬,而吾輩自不能容焉,今見君,心地頗寬,願借磊碨一隅,築城爰處,不知君肯容接否”.君乃斂袵愀然曰“男兒襟袍,古今一也.吾何惜尺寸之地,而不爲之所乎!”遂下詔曰“任他來投,監察官,知道,任他築城,磊碨公知道”.二人拜謝,向胸海邊去了.自是之後,君思想二人,不能忘懷,長使出納官,高詠楚辭,更不管攝他事,秋九月,君親臨海上,觀望築城,只見萬縷寃氣千疊愁雲,前古忠臣義士及無辜逢殘之人,零零落落,往來於其間,中有秦太子扶蘇,曾監築長城,故,與蒙恬,役硎谷,坑儒四百餘人,勿亟經始,不日有成,其爲城也,積不煩於土石,役何勞於轉輸?以爲大也則所寄之窄,以爲小也則所包之多!若無而有,不形而形,北據泰山,南連滄海,地脈,正自峨眉山來,碖碅磊落,愁恨所聚,故,名之曰愁城.城中,有弔古臺,城有四門,一曰忠義門,一曰壯烈門,一曰無辜門,一曰別離門.於是,天君,自丹田渡海,洞開四門,御于弔古臺上,于時,悲風,颯颯,苦月,凄凄,各門之人,含怨抱憤,一擁而入,天君,慘然而坐.命管城子,記其萬一,管城子,受命而退,含淚而立,先見忠義門中,秋霜凜凜,烈日下臨,爲首兩人,一則殞首於瓊宮之癸,一則剖心於炮烙之受,非龍逢比干而誰?中有黃屋左纛,貌類漢高者,應是紀信將軍,綸巾鶴氅,手持白羽者,豈非諸葛武侯?雍齒封侯,曺丕稱帝,義士之憤,英雄之恨,當復如何,鴻門宴罷,玉斗如雪,忠憤激烈,至死不二者,范亞父也,騎赤兎馬,提靑龍刀,綠袍長髥,矯矯雄風,一陷阿蒙之手,恨不得平呑江東者,關雲長也,長嘯越石,擊楫士雅,齎志而逝,天地無情,其後,有張巡,許遠,雷萬春,南霽雲,人人忠壯,箇箇義烈.胡塵蔽日,列郡風靡,睢陽城中,一何多男子也?指血,不能動賀蘭,而箭羽能沒於浮屠,是何誠貫於石,而不感於人也!寃哉痛哉!人又有頑甚於石者乎!岳武穆,精忠旗偃,空負背字,宗留守,過河聲殘,出師未捷,天何黙黙!衣帶有贊,從容就死,可憐,文天祥!背負六尺,與國偕亡,哀哉,陸秀夫!最後有衣冠,似異於華制者,或以一身,任五百年綱常之重,鸞坡學士,虎頭將軍,五六爲羣,昂昂而來,此外悠悠今古,忘身殉國,就義成仁者,難以悉記.次見壯烈門中,疾雷一聲,陰風,慘慘,當先一人,乘白馬橫屬鏤,怒氣如浙江潮急,乃是生全忠孝伍子胥也,更有氣作長虹,死酬知己,撫尺八匕首,吟壯士之歌者,荊慶卿也.西楚覇王,以烏騅一騎,橫行天下,八年干戈,夢斷烏江之波,淮陰男子,感解衣之恩,連百萬之衆,戰勝攻取,鳥盡,弓藏,竟死兒女之手,可惜!孫伯符,人稱小覇王,雄據江東,虎視天下而落魄庸人之彀,遺恨東流,苻堅,以雄師百萬,銳意投鞭而心驚八公之草木,卒遺養虎之患.嗚呼!當羣雄蜂起之秋,成則帝王,敗則盜賊.若騎牛讀漢書者,亦一時豪傑也,仙李春暮,一榻之外,都是長蛇封豕.李克用,以沙陀之種,心存王室,志切除殘而朱溫,御宇,悒悒而卒,其餘雄圖未遂,功業墜虛而亦不可以成敗論者,不可盡錄.但門外,有兩人,趑趄不敢入,相對泣下,一人,乃漢別將李陵也.曾以半萬步卒,推四十萬虜騎,勢窮降虜,將欲有爲而漢滅其族,陵不得歸,一人,乃荊梁都督桓溫也.平乘北望之嘆,似若有英雄之志而遺臭之言,九錫之請,何其畜不臣之心也?降將軍反都督,何爲於此也?無乃英靈之追悔乎?次見無辜門中,雲愁霧慘,雨冷風凄,無數寃精,或貴或賤,或多或小,相聚而來,有四十萬爲屯而至者,長平趙卒也,有三十萬爲屯而銳頭將軍爲首者,新安秦卒也.盖白起,元來秦將,故,依舊爲帥.高陽酒徒,憑三寸之舌,下七十之城,事勢蹉跎,無罪鼎鑊,戾園前星,憤趙虜之奸,犯當笞之罪,湖上高臺,空灑望思之淚而已,酒後耳熟,拊缶而歌,何預於世而至於腰斬?慘哉!平通侯楊惲,况激濁揚淸,多士濟濟,何害於時而置於廢死?寃哉,范孟博諸人!且李敬業,駱賓王,憤不顧身,謀復故主,通天之義,貫古之忠而事誤捐軀,神乎鬼乎!此人何辜?噫噫悲哉!士君子一身盡職而已,死何憾焉!此中,最有恨同古今,憤切幽明,苦苦哀哀,不忍言不忍言者,齊王,客於松栢,楚帝,死於江中,移國,亦足,置死,那忍?忠臣之淚,不盡,烈士之恨,有旣.管城子到此心亂,不能一一條列.次見別離門中,斜陽暮草,去去來來,生離死別,黯然銷魂.最可恨者,漢家天子,禦戎無策,公主,昭君,相繼遠嫁,漢宮粧胡地妾,薄命幾何!琵琶絃鴻鵠歌,遺恨到今!關月,留靑塚之鏡,邊鴻,斷故國之信.子卿,看羊海上,十年持節,白首言旋,茂陵秋雨,令威,化鶴雲中,千載歸家,物是人非,塚上苦月,雖仙凡有殊而別意一也.竹宮烟中,不言不笑,腸斷秋風之客,馬嵬坡下,玉碎花飛,傷心遊月之郞.乃有生長深閨,嫁與燕
兒,豈料重功名輕離別?負白羽征靑海,夏之日冬之夜,余美亡誰與處?愁銷玉頰,恨悴花容.寒梅雖折,驛使難逢,錦字已成,琴高無便.靑樓捲簾,打起黃鶯而已.又有君王寵歇,久閉長信,遠別離無奈何,近別離當若爲,空階苔長,玉輦不來,半窓螢度,金殿無人,寧乏買賦之金,徒羨寒鴉之色而已.悶悶哉!香魂夜逐劍光飛,楚帳之虞姬也,甘心死別不生離,金谷之綠珠也.萋萋芳草,恨王孫之不歸,杳杳飛雲,起孝子之遐思.朋友義切,雲樹相思,鶺鴒情苦,瓊雷相望.管城子,淚乾頭禿,勢難備書,乃吟人間足別離之句,欲避之於天上,遇牽牛織女而返,城外一人,執管城子曰“子何追古而遺今,點鬼簿而蔑陽人也,我乃當世之人豪,有詩一章,煩君寫之”,乃高聲浪吟曰“若人足稱奇男子,十五年前通六韜,塵生古匣劒未試,目極關河秋氣高,中年好讀孔氏書,向來所耻非縕袍,牛歌不入齊王耳,鬢上光陰昏又朝”,管城子,聞這詩,慨然而寫,並將四門標榜,陳於天君前,君纔一覽,愁不自勝,袖手悶黙,鬱鬱終歲.二年春二月,主人翁,啓曰“靑陽換歲,萬物咸新,凡在草木,尙自忻忻,今君,禀最靈之性,有至大之氣而迫於愁城,久不安處,豈非可謂流涕者乎?但愁城,植根之固,難以卒拔,竊聞杏花村邊,有一將軍,得聖賢之名,兼猛烈之氣,汪汪若千頃波,未可量也.其漢,係出穀城,麴生之子,名襄,字太和.深有乃父風味,其先,曾與屈原有隙,或有與兩阮嵇劉爲竹林之遊者,或有以白衣訪元亮於潯陽者,李白,以金龜爲質,卒與爲死生之交,其後,卽以買爵事,小累淸名而亦非其本心也.今襄,但尙淸虛好浮義,於淸濁,無所失,多近婦人,然,有折衝尊俎之氣,伏念取其所長,明君用人之方.願君,卑辭厚幣,致之座上,尊之爵之則平愁城而回淳古,實不難也,謹以聞”.書上,天君,答曰“予雖否德,只能從諫如流,麴將軍迎接之事,悉委主人翁,勉哉”.翁曰“孔方,與彼有素,可以致之”.君,乃招孔方曰“汝往哉,善爲我辭焉,以副如渴之望”.孔方,領命,與其徒百文,扶杖而往,遍訪於水村山郭,都不見了,但有牧童,騎牛荷簑而來,孔方,問曰“將軍麴襄,見居何處?”,牧童,笑曰“此去不遠,只在望中”,卽指綠楊村裏紅杏墻頭,孔方,乃緣芳草溪邊一條細路而去,行到墻頭,果然靑旗影下,携當壚美人而坐,見孔方來,以白眼,待之曰“勞兄遠訪,何以相酬?”.孔方,責之曰“欲使金貂來換耶?,欲以西凉相要耶?,何輕視我也”.復初之君,逼於愁城,聞將軍之義,以除世上不平之事爲己任,朝夕望將軍而欲授啓沃之命,以方與將軍世世通家,故,特使相邀,何無禮若是乎?.襄,乃藏白開靑,遂作祭遵投壺之戱,曰“有愁無愁,惟我在”,乃着千金裘騎五花馬,起兵而來,爰到雷州,時三月十五日也.天君,乃遣毛穎,往勞曰“不遺孤主,持兵來到,喜倒之心,那可斗哉?,如卿大器,方托喉舌,姑拜卿爲雍並雷三州大都督驅愁大將軍,閫以內,寡人,制之,閫以外,將軍,主之,進退斟酌,傾兵而討之,今遣中書郞毛穎,一以諭予意,一以留與將軍作掌書記,知悉”.太和,卽使毛穎,修謝表以上曰“復初二年三月日,雍並雷大都督驅愁大將軍麴襄,惶恐百拜,竊以辟穀鍊精,長保壺中之日月,治亂待聖,遂有爵命之沾濡.撫躬自傷,量分實濫.伏念襄,穀城之種,曺溪之流,王謝相隨,擅風流於江左,嵇劉得趣,寄閑情於竹林.半世行藏,唯是琉璃鍾鸚鵡盞,百歲交契,只有習家池高陽徒.只緣禮法之矛盾,久作江湖之漫浪,何圖不我遐棄?”,迺曰“命爾專征,顧此狂生,何堪大爵?玆盖伏遇用賢無敵,攻愁有方,許臣時一中之不疑於用,謂臣招衆口爾獨斷於心,遂令薄才,得容海量,敢不勉增淸烈,益播芳芬?杯酒釋兵權,縱不及趙普之策,胸中藏萬甲,庶可效仲淹之威”.天君,覽表大悅,卽拜西州力士,爲迎敵將軍,受都督節制使.是時也,日暮煙生,風輕燕語,羽檄交飛,鼓笛催興.將軍,遂登糟丘,命朱虛侯劉章曰“軍令,至嚴,爾其掌之,毋使有擊柱之驕將,毋使有逃酒之老兵”.於是,軍中,肅肅,無敢喧嘩,進退有序,攻戰有法.陣形,效六花法而此則像葵花,盖昔李靖,伐高麗,以山峽崎嶇,不得布八陣,故,代六花陣,此其制也.將軍,乘玉舟濟酒池,擊楫而誓曰“所不如蕩愁城而復濟者,有如此水”,乃泊於海口,卽喚掌書記毛穎,立成檄文曰“月日,雍並雷大都督驅愁大將軍,移檄于愁城,夫以逆旅天地之間,過客光陰之中,彭殤同夢,凡楚一轍.生而愁恨,尙不及髑髏之樂,豈不哀哉?唯爾愁城,爲患,久矣.偏尋放臣思婦烈士騷人,易凋鏡中之顔,先霜鬢邊之髮,不可使蔓蔓難圖也.今我受天君之命,統新豊之兵,先鋒則西州力士,佐幕則合利蟹螯.雖諸葛公,陣列風雲,項覇王,勇冠今古,如兒戱耳.安能當乎?况楚澤獨醒,寧足介意?”.檄文到日,早竪降旗,使出納官,厲聲讀檄,聞於城中,滿城之人,皆有降心而獨屈平,不屈,披髮而走,不知其處.將軍,自海口,如建瓴而下,勢若破竹,不攻而城門,自開,不戰而城中,已降,將軍,乃耀武揚威,或散而圍於外,或聚而陣於內,勢如潮生海國,雨漲江城,天君,登靈臺望見,雲消霧卷,惠風遲日,向之悲者懽,苦者樂,怨者忘,恨者消,憤者洩,怒者喜,悒悒者怡怡,鬱鬱者忻忻,呻吟者謳歌,扼腕者蹈舞,伯倫,頌其德,嗣宗,澆其胸,淵明,葛巾素琴,眄庭柯而怡顔,太白,接羅錦袍,飛羽觴而醉月.玉山,將倒,時已秉燭,花飛眼前,月入帳中.將軍,使佳人,奏破陣樂而班師,天君,大悅,卽招管城子,下敎曰“予無恩於卿而卿,推心置予之腹中,卿,有德於予而予將何報卿之功?”.一拜一拜復一拜,徒增赧顔.今乃築城於愁城舊址,爲卿湯沐邑,其都督三州事,如故,又封於懽,錫以三等之爵,爲懽伯,賜以秬鬯一卣,寵以前後鼓吹,知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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