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사리화(沙里花), 이제현

Jobs 9 2021. 4. 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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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화(沙里花)

이제현

黃雀何方來去飛(황작하방래거비)
一年農事不曾知(일년농사부증지)
鰥翁獨自耕耘了(환옹독자경운료)
耗盡田中禾黍爲(모진전중화서위)

황작(黃雀) : 참새
하방(何方) : 어느 방향. 어느 곳
래거비(來去飛) : 오고 가며 날아다니다
不曾知: 아랑곳하지 않음. (曾 : 이에 증)
환옹(鰥翁) : 늙어서 아내가 없는 남자. ‘鰥(환)'은 四窮의 하나로 홀아비이다. 四窮은의지할 데 없는 네 종류의 사람으로 鰥寡孤獨(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늙은이)을 말한다.
경운료(耕耘了) : 밭을 갈고 김을 맴 (耕 : 밭갈 경, 耘 : 김맬 운)농사를 지었다. ‘了’는 별 뜻이 없이 행동의 완료를 나타냄
화서(禾黍) : 벼와 기장. 즉 곡식
모진(耗盡) : 남김없이 없애버리다
위(爲) : 어떠한 행위를 하다

참새야 어디서 오가며 나느냐.
일 년 농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늙은 홀아비 홀로 밭 갈고 김매는데.
밭의 벼며 기장을 다 없애다니.
                      <익재난고(益齋亂藁)>


핵심정리
* 작가: 이제현-益齊亂藁(익제난고)라는 시문집 창작, 
* 연대: 고려 말
* 갈래: 한시, 칠언절구, 소악부, 서정시
* 소재: 참새
* 압운: 飛, 知, 爲
* 주제: 가혹한 수탈에 대한 원망
* 성격: 원망적(怨望的)
* 특징: 상징적 표현(참새 = 관리, 홀아비 = 농민), 풍자적
* 사리화(沙里花): 고려 속요가 이제현의 한시 형태도 남아 있음
* 출전: <고려사> 악지 소악부 ‘익제 이제현의 해시(解詩)로 남아 있음' 

해설
 이 시는 당시 권력자들의 농민 수탈을 상징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참새’는 수탈을 일삼는 탐관 오리들을 상징하고, ‘늙은 홀아비’는 서민들을 상징하고 있다. 관리들의 가혹한 수탈에 대해 정면으로 대항하지 못하고 참새에 비유하여 노래할 수밖에 없었던 백성들의 서글픈 처지가 잘 투영되어 있다. 

이제현은 소악부(小樂府) 11편을 남겼는데,「사리화」는 그 중 네 번째 시이다. 소악부란 당시 유행하던 우리말 노래(민요 등)를 한시로 옮겨 놓은 것인데, 이 가운데는「처용가」․「정석가」․「쌍화점」․「정과정」등의 고려 속요도 실려 있다. 칠언 절구(七言絶句)로 된「사리화」는 세금이 무겁고 권력 있는 자들의 수탈이 심한 것을 곡식을 쪼아먹는 참새에 비유하여 원망한 노래이다.  

고려 속요 가운데는 민중들의 고난이나 원한을 내용으로 하는 노래가 극히 드물다. 당시 그런 노래들이 많이 불려졌으리라 짐작이 되나 지배층이 향유하던 궁중 음악의 가사로서는 그런 노래가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노래는 악지(樂志) 속악조에 실려 있는데, 그 해설부에는 "과세가 빈번하고 무거우며 권력자의 수탈이 혹심함을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는 것에 빗대어 원망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참고
 小樂府 : 樂府(악부)는 원래 중국 한나라 때 음악을 관장하던 관청이었는데, 뒤에 여기서 다루던 樂章(악장: 음악)을 뜻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한시의 한 형식이 되었다. 소악부 역시 악부로 이제현 이후 조선시대까지 지속적으로 창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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