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누항사(陋巷詞), 박인로

Jobs 9 2020. 6. 1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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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항사(陋巷詞)

누항사(陋巷詞)(박인로)의 시어 풀이

* 한기 태심(旱旣太甚) : 가뭄이 매우 극심함.
* 아함이 : ‘에헴’ 하는 인기척.
* 삼해주(三亥酒) : 정월 셋째 해일(亥日)에 빚은 좋은 술.
* 설피설피 : 맥 없이 어슬렁어슬렁 걷는 모습.
* 종조 추창(終朝惆悵) : 아침이 끝날 때까지 슬퍼함.
* 위루(爲累) : 누가 됨, 거리낌이 됨.

: 저 물가를 바라보니.

 

*

유비군자(有斐君子)

: 교양 있는 선비.

 

*

무상(無狀)한

: 보잘것없는, 내세울 만한 선행이나 공적이 없는.

 

*

지취(志趣)

: 뜻과 취향을 아울러 이르는 말.

 

*

빈이 무원(貧而無怨)

: 가난하지만 원망하지 않음.

 

*

단사표음(簞食瓢飮)

: 대나무로 만든 밥그릇에 담은 밥과 표주박에 든 물이라는 뜻으로, 청빈하고 소박한 생활을 의미함.

 

*

온포(溫飽)

: 따뜻하게 입고 배불리 먹는다는 뜻으로, 생활에 아쉬움이 없이 넉넉함을 의미함.

누항사(陋巷詞)(박인로)의 핵심 정리

[이 작품은] 고향에 돌아가 생활하던 작가가 친구 이덕형이 두메 생활의 어려움을 묻자 그에 대한 답으로 지은 가사이다. 일상생활에서 겪은 경험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자연에 묻혀 안빈낙도하며 충효와 우애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노래하였다.

* 갈래 : 가사
* 성격 : 전원적, 사색적, 사실적
* 제재 :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생활
* 주제 
① 자연을 벗삼아 안빈낙도(安貧樂道)하고자 하는 선비의 궁핍한 생활상
② 빈이 무원(貧而無怨)하며 충효, 우애, 신의를 나누는 삶의 추구
* 특징 
① 일상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보여 줌.
② 감정을 현실적인 언어로 직접적으로 드러냄.
* 의의 : 조선 후기 가사의 새로운 주제와 방향을 제시함.
* 연대 : 조선 광해군 3년(1611년)
* 출전 : “노계집”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작가가 임진왜란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있을 때 친구인 이덕형이 두메 생활의 어려움을 물은 데 대한 답으로 지은 가사이다. 작가는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자연에 파묻혀 안빈낙도(安貧樂道)하며 충효와 신의, 우애 등의 본분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즉, 자신이 겪고 있는 궁핍한 현실의 어려움과 안빈낙도하고자 하는 이상 사이의 갈등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일상 언어를 사용하여 일상생활의 모습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였다.

등 인물의 대화를 직접 인용하거나, ‘춘경(春耕)도 거의거다 후리쳐 더뎌두쟈.’ 등 궁핍한 생활에서 비롯된 감정을 사실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조선 전기 가사가 보여 주었던 자연 완상(玩賞)의 세계에서 벗어나 조선 후기 가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누항사(陋巷詞)(박인로)의 작품 연구실

화자의 모습에 반영된 당대의 사회상

이 작품은 임진왜란 후 피폐해진 사회적 상황에서 이전과 달라진 양반 사대부의 현실을 잘 보여 준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전기의 엄격하고 권위적인 삶의 방식이 붕괴되고, 경제적 상황에 따라 삶의 모습이 좌우되는 변화가 일어난다. 이 작품의 화자는 사대부로서의 지위도 보장되어 있지 않고, 농민으로 살아갈 만한 여건도 갖추지 못한 인물로, 양쪽 모두에서 소외된 양반 계층의 갈등과 괴로움을 절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누항사’의 시상 전개 과정

서사에서 화자는 ‘누항’에서 안빈낙도하려는 심정을 밝히면서도 그러한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상한다. 본사에서는 자신이 처한 곤궁한 생활상이 임진왜란에 참가했던 것과 관계 깊음을 드러내면서 양반 사대부이지만 직접 농사일을 해서 생계를 꾸려 가야 하는 처지를 보여 준다. 그러나 소 빌리기에 실패하자 이내 농사짓기를 포기하고 다시 안빈낙도하려는 꿈을 떠올린다. 결사에서 이상적 가치의 실현을 추구하는 화자의 모습에는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누항사’의 문학적 특징

*사대부로서의 지위가 보장되어 있지 않고, 농민으로 살아갈 만한 여건도 갖추지 못하여, 양쪽에서 소외되어 있는 괴로움을 노래하였다.
*정철에 이르러서 절정을 이루던 미화된 표현을 버리고, 현실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일상 언어를 대폭 받아들여 사대부 가사의 한계를 탈피하였다.
*자연에 은일하면서도 현실 생활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그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자연 속에 숨어 살며 ‘강호가도’를 노래한 전기 가사와는 다른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조선 후기 사대부 가사에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데, 노계의 작품만은 전란 후의 현실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가사의 서사화 경향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화자가 농사를 지으려고 이웃집에 소를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하고 돌아오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화자 외의 인물이 등장해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사건을 제시하는 형태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서사적 요소의 수용과 현실 생활에 관심을 둔 태도는 조선 후기 새로운 문학 정신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화자의 궁극적 지향점은?

세속적인 삶에서 패배한 화자는 자신이 꿈꾸었던 안빈 일념을 다시금 떠올리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자연과 벗하면서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는 데 만족하는 빈이 무원하는 태도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화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충(忠)과 효(孝), 화형제(和兄弟), 신붕우(信朋友)에 귀착한다. 즉, 화자가 지향하는 세계는 현실의 어려움을 떠나 자연에 은둔하면서 세속적 삶의 세계를 거부하고 유교적 정신을 추구하는 고절(孤節)한 선비의 세계인 것이다.

‘누항(陋巷)’과 ‘빈이 무원(貧而無怨)’

작품 제목에서 ‘누항(陋巷)’이란 “논어”에 나오는 말로, 누추하고 좁은 집을 뜻한다. 그러나 이 말은 당시 양반 사대부들이 가난한 삶 가운데에서도 도학(道學)을 연마하고 추구하는 즐거움을 즐기는 공간을 말할 때 자주 사용되었다. 즉, ‘누항(陋巷)’은 가난하지만 이를 원망하지 않고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고자 하는 ‘빈이 무원(貧而無怨)’의 경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가사 문학의 전환점으로서의 ‘누항사’

‘누항사’는 자연에 은거하는 삶을 제시하고 유교적 충의 사상을 나타낸 한편, 사대부의 소외된 처지를 사실적으로 반영한 점에서 가사 문학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속세의 물욕을 떠나 청풍명월과 벗하며 자연과 더불어 한가롭게 살겠다는 조선 전기 가사의 면모를 이어받은 한편, 사대부의 신분이지만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려 가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개성적인 표현과 운율

이 작품은 한자 어구를 사용하면서도 화자의 현실적 처지는 일상 언어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또한 감탄형 어미의 활용이나 대구적 표현, ‘백구(白鷗)’ 등의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상황이나 심리를 부각하는 기교가 나타나며, 

설의적 표현

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운명론적 인식을 피력하기도 한다.

 

한편 이 작품은 4음보를 한 행으로 할 때 총 77행으로 이루어져 있고 조선 전기 가사의 엄격한 정형률에서 벗어나서 음보율 면에서 5음보나 6음보, 음수율 면에서 2·3조, 2·4조 등의 파격을 이루는 부분이 많다.

 

이처럼 이 작품은 내용뿐만 아니라, 표현과 형식 측면에서도

조선 후기 가사의 자유롭고 다양한 형식 추구

와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작가 소개 - 박인로(朴仁老, 1561~1642)

조선 선조 때의 문인. 호는 노계(蘆溪). 임진왜란 때 무공을 세웠으며, ‘태평사(太平詞)’, ‘선상탄(船上嘆)’, ‘누항사(陋巷詞)’ 등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가사 작품을 지었다. 문집에 “노계집(蘆溪集)”이 있다.

 

박인로의 작품 세계

박인로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 작가로서, 임진왜란 때 수군(水軍)으로 종군하면서 ‘태평사(太平詞)’와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 또한 ‘독락당(獨樂堂)’, ‘소유정가(小有亭歌)’에서는 명승지를 찾아 그 유래와 경치를 찬양했고, ‘영남가(嶺南歌)’에서는 민심을 돌보러 온 관원의 덕치(德治)를 찬양하면서 임진왜란 후 백성이 생계를 잇지 못하면서 부역에 시달리는 사정을 나타내었다. 그는 선비로서의 당위(當爲)와 궁핍한 현실 사이에서 깊이 고심했는데, 이런 문제 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노계가(蘆溪歌)’와 ‘누항사(陋巷詞)’이다. 이 작품에서 박인로는 안빈낙도하는 이상적 삶을 노래하면서도 궁핍하고 누추한 현실에서 오는 갈등과 괴로움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누항사(陋巷詞)(박인로) 함께 읽어보기

‘전원에 나믄 흥을’, 김천택/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을 노래한 작품

시조 ‘전원에 나믄 흥을’은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화자의 여유로운 모습이 그려진 작품이다. ‘누항사’는 풍류를 추구하면서도 유교적 충의 사상을 드러내는 데 비해 이 시조에는 전원에서 즐기는 흥취와 풍류만 나타나 있다.

‘상춘곡(賞春曲)’, 정극인

‘상춘곡’은 봄의 아름다움을 완상하며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풍류를 노래한 작품이다. ‘상춘곡’은 자연에 대한 동화를 바탕으로 풍류의 정서를 노래한 데 비해, ‘누항사’는 풍류와 안빈낙도를 추구하면서도 결말에서 유교적 충의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속미인곡(續美人曲)’, 정철

‘누항사’와 ‘속미인곡’은 모두 대화를 통해 화자의 심리나 정서를 드러낸 점이 특징적인 작품들이다. ‘누항사’의 대화는 생활에서 경험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인용한 것인 데 비해, ‘속미인곡’에 나타난 갑녀와 을녀의 대화는 연군지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이다.

‘태평사(太平詞)’, 박인로

왜적을 몰아내고 태평 세월의 노래를 갈구함으로써 수군의 노고를 위로한 전쟁 가시이다.

‘무등을 바라보며’, 서정주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물질적 가난을 탓하지 않고 의젓한 정신적 자세로 자연과 더불어 삶을 영위하려는 시인의 자세가 엿보이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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