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 Natural Science/화학 Chemistry

화학, Chemistry, 물리화학, 유기화학, 무기화학, 분석화학, 고분자화학, 농,업/환경/지구화학, 생(명)화학, 재료/나노화학

Jobs9 2024. 10. 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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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일반적 분류


물상과학
Physical Science

물리학

Physics
화학
Chemistry
천문학
Astronomy
지구과학
Earth Science



생명과학
Biological Science


생물학

Biology

 


화학, 化學, Chemistry

화학은 물질을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 그 구조와 변화를 연구하는 자연과학 분야


학문적 인식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의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이 대개 화학 관련 실험이어서 그런지 보통 하얀 가운을 걸치고 여러 용액을 섞고 불을 붙이는 등 '과학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형형색색의 물질을 뒤섞어서 신비한 현상을 일으키는 모습은 다소 예술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 대한 화학의 인식은 생명과학과 함께 '과학' 하면 가장 친근하게 여겨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과목으로서의 인식
옛날 생활 중심 과목으로 짜여졌을 시기에는 주기율표와 원소 기호를 구구절절 외우는 암기 과목으로 여겼지만, 2011년 고교 입학생 교육과정부터는 무기화학 위주로 커리큘럼이 재구성되어 수리적 과목 성격이 강해졌다. 한편 물리학을 대수학적 관점이라고 한다면 화학은 실제 수치를 계산하는 '계산' 관점의 성격이 짙다. 예컨대 농도, 부피, 몰, 밀도, 화학식량 계산하는 역량을 요구한다. 이 탓에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 선택 과목이었으나 2024 수능 기준으로 Ⅰ, Ⅱ 수준 모두 물리학보다 응시자 수가 낮아져 꼴찌를 기록하는 기피 과목이 되고 말았다.
암기보단 물리학과 수학 과목을 잘하는 사람이 대학 수준의 화학도 잘할 가능성이 크며 대학에서 배우게 될 현대 화학은 더더욱 물리학 및 수학과 매우 흡사한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양자역학과 양자화학, 전자기학과 전기화학, 광학과 광화학 등은 물리학을 뿌리로 한다.

 

어원

Chemistry
화학을 뜻하는 영어 'chemistry'는 납과 같은 평범한 금속을 금과 같은 귀금속으로 변환시키겠다는 '연금술'에서 유래된 것이고, 연금술을 뜻하는 'alchemy'는 '함께 주조하다'는 의미의 아랍어 '알키미아'(al-kimia)에서 유래됐다. 


化學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화학'(化學)이라는 용어는 1856년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던 영국 선교사 윌리암슨이 '격물탐원'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화학의 대표적인 상징인 물질의 변환을 '되다' 또는 '달라지다'를 뜻하는 '化'로 표현한 것이다. 1857년 중국인 번역가 왕도도 자신의 일기에서 '화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1871년에는 청의 과학자 서수는 영국의 화학 교재를 중국어로 번역한 '화학감원'을 발간했다.   

네덜란드로부터 서양의 학문을 '난학'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19세기 일본에서는 화학을 네덜란드어 'Chemie'(헤이미)의 발음을 따라 '세이미'라고 불렀다. 대표적인 난학자였던 우다가와 요안이 1840년에 서양의 화학을 소개한 '세이미 가이소'를 발간했다. 우다가와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산소·수소·질소·탄소·백금·산화·환원·포화·용해·분석·원소 등의 용어도 만들었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도 중국의 '화학'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화학과 과학(科学)이 '카가쿠'로 발음이 같기 때문에 혼동을 막기 위해 우리가 자연과학 교과를 일컫는 과학을 이과(理科;りか)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의 문이과에서 이과를 일컫는 의미로는 이계(理系;りけい)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化를 훈독으로 읽어 '바케가쿠(ばけがく)'라고 하기도 하지만 정식 독법은 아니다.

 

되결갈
주시경의 제자인 김두봉이 화학이란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순화시킨 과학용어들 가운데 하나이다. 김두봉은 "과학 술어란 별개 아니라 발명한 인명이나 지명, 또는 그 물건의 성질, 형상, 동작, 출처, 용도들을 뜻하여 만든 것이니 우리말로 나타내지 못할 까닭이 없다."라며 용어들의 순화를 꾀했다. 화학 -> 되결갈, 화학적 변화 -> 되결의 따되 등의 순화한 용어를 제시했으며 자세한 제안안은 1932년 한글학회 기관지 <한글>에 수록되어있다.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에서는 물질의 근본 요소와 변환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어졌는데, 현대의 관점에서 그나마 의미있는 주장은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이다. 일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이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는 주류 이론이 되었지만, 원자론도 결코 잊혀진 상태는 아니었다.  

이후 8세기에서 13세기경 이슬람 과학이 꽃필 시기부터 아랍, 페르시아의 화학자가 화학과 약학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 그리스 과학을 단순히 이어받는 것을 넘어서 물질의 구성에 관한 새로운 이론이 추가되었고 여러 실험 기법이 정리되었다. 연금술은 화학과 같은 지식체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방법론적으로 화학의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

동양에도 서양의 연금술과 비슷한 연단술이 있었다. 다만 귀금속이 아니라 불로장생의 명약을 만들려는 시도였다. 고대의 야금술·철학·점성술·천문학·의술·신비술이 모두 연단술의 일종이었다.

한편, 12세기 이후 무역과 전쟁을 통해 이슬람 과학의 성과가 이탈리아 등지로 조금씩 확산되었고 점차 유럽이 화학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16세기에는 파라켈수스가 의약 화학(iatrochemistry)를 발전시켰고 리바비우스가 최초의 화학 교과서를 저술하였다. 

17세기는 근대 화학의 태동기로, 1661년에는 로버트 보일이 원자, 분자, 화학 반응에 대한 개념을 정리했다. 이후 17, 18, 19세기 내내 분리분석기술과 합성 방법, 화학 및 물리학 이론의 발전을 바탕으로 원소와 간단한 구조의 화합물이 수없이 발견되었고, 열화학과 기체에 대한 이론을 비롯해 이론적 배경도 비교적 튼실해졌다. 18세기 말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은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질량 보존의 법칙과 원소의 개념을 정립하였으며 분석 화학과 화학 명명법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1803년, 존 돌턴이 근대적 원자설을 발표한 것 또한 화학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어서 1811년에는 아메데오 아보가드로가 아보가드로의 원리와 분자설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19세기에는 이성질체가 발견되고 화학 평형의 개념이 탄생했으며, 생화학과 유기화학, 배위화학이 발전하고 멘델레예프에 의해 주기율표가 작성되는 등 화학이 동시대의 다른 분야처럼 빠르게 발전하였다. 또, 19세기 중반 이후로는 화학이 의사와 약제사를 위한 학문에서 오늘날과 같이 기술과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학문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기간은 물리화학이 태동한 시기로서, 1876년 깁스에 의해 화학 평형의 물리적 근원이 해명되었고, 1927년 양자역학이 비로소 개척됨과 동시에, 화학 결합과 분자의 전자기적 구조에 대한 이해가 놀라울 정도로 깊어졌다. 

1953년에 DNA의 나선 구조 중 하나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Na/K-ATPase, 미오글로빈 등 생체고분자의 구조와 반응에 대한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1970년대 이후로는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계산화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태어났다. 

 

 

 

화학의 분과

물리화학
분석화학
광화학 · 계산화학 · 분광학 · 양자화학 · 이론화학 · 열화학 · 전기화학 · 표면과학 · 핵화학 · 물리유기화학 · 생물물리화학 · 재료과학 · 고체물리학 · 응집물질물리학 · 습식화학
분자화학
유기화학(생유기화학 · 약학 · 의약화학) · 무기화학(고체화학 · 뭉치화학 · 생무기화학 · 유기금속화학) · 고분자화학 · 초분자화학(나노화학) · 클릭 화학
응용화학
생화학(분자생물학 · 화학생물학 · 신경화학 · 농화학) · 지구화학(녹색화학 · 생물지구화학 · 광지구화학 · 점토화학) · 환경화학(대기화학 · 해양화학) · 탄소화학 · 우주화학(천체화학 · 항성화학) · 식품화학 · 화학교육학 · 화학공학 · 재료공학

 

 

화학의 전통적인 분류 방식은 물리화학, 유기화학, 무기화학, 분석화학의 네 분야로 나누는 것이지만,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각 세부 분야의 학제간 연구와 응용이 넓어짐에 따라 경계가 많이 사라졌다. 21세기 들어서는 화학회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한다.  

5년마다 환태평양 국가의 화학회들이 공동 주관하는 학술대회인 Pacifichem에 따르면, 위의 네 분야에 고분자화학을 넣어서 다섯 분야의 핵심영역(Core area), 그리고 농업/환경/지구화학, 생(명)화학, 재료/나노화학 등의 학제간 영역(Multidisciplinary area) 으로 분류한다.   

2020년 개최된 Pacifichem에서는 Core area가 8개 분야로 늘어났고, 학제간 영역 대신 세계적 문제를 위한 화학(Chemistry For Global Challenges)이라는 분류가 신설되었다. 이 분류에 따르면 Core area에 속하는 8개 분야는 분석(Analytical), 무기(Inorganic), 유기(Organic), 물리(Physical), 계산 & 이론(Computational & Theoretical), 고분자(Macromolecular), 생화학(Biological), 재료(Materials)이다. 

 

 

 

 

물리화학
Physical Chemistry

물리학을 통해 화학을 이해하는 분야. 원래 화학은 물리학과 함께 미시세계에 대해 연구하던 학문이었다. 하지만 화학이 실험과 관찰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을때, 물리학이 수학을 도입하여 체계화된 이론을 제시함에 따라, 화학 역시 물리학과 수학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렇게 생겨난 분야가 물리화학.  

주된 분야로는 양자화학, 화학 통계열역학, 화학 반응 속도론이 있다. 화학 현상의 물리적 근원을 다룬다는 것은, 거시적으로 나타나는 물질의 현상을 원자, 전자, 분자, 에너지와 같은 물리학의 용어로서 설명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물질의 에너지 준위는 어떠한지(양자화학), 전자, 분자가 그러한 에너지 준위에 어떻게 분포해 있으며(통계역학), 그로 인해 화학 반응은 어떤 방향으로 일어나고(열역학), 또 그 속도와 메커니즘은 어떠한지(반응속도론)와 같은 질문이 물리화학이 근본적으로 답하고자 하는 물음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물리화학이 단지 다른 화학 분야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분야는 아니며, 오늘날 산업에서 쓰이는 수많은 소재와 촉매 개발을 촉진하여 인류 생활을 윤택하게 한 고마운 분야이다. 

 

열화학: 물리학에 열역학이 있다면, 화학에는 열화학이 있다. 최초의 물리화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래 물리학보다도 먼저 열을 연구하던 분야가 화학이었다. 다만 물리학이 수학적 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열 연구에 있어서 정점을 차지했고, 이후 열화학은 열역학을 받아들이며 발전했다.   


광화학: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 즉 빛의 흡수로 인해 일어나는 화학반응 혹은 화학반응으로 인한 발광 현상을 연구한다. 고전적인 광화학은 유기화학에서 다뤄졌으나, 이제는 고분자에서 일어나는 광중합, 광합성의 명반응, 반딧불이의 루시퍼레이즈 등을 연구하기 위한 생광화학 분야로 넓어졌다. 연구에서 레이저를 사용할 일이 많다. 분석화학의 분광학 분야와 관계가 깊다. 


반응 속도론: 화학 반응에서 반응의 속도와 경로, 메커니즘에 대해 탐구하고 이것을 실제 화학반응에 적용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 공업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실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화학공학 분야는 원래 반응 속도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계산화학: 화학 문제에 대한 이론적 계산 모델을 세워서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해 답을 얻는다. 양자화학/반응동력학 계열과 통계역학 계열이 있다. 양자화학 계열에서는 분자의 입체구조, 에너지, 전자구조, 분광학적/광화학적 특성, 화학 반응의 양자 수준의 동역학과 메커니즘이 전통적인 연구 주제이며, 통계역학 계열에서는 용액 등 응집물질의 구조와 응축상에서의 반응속도론이 전통적인 연구 주제이다. 원래는 연구자가 밑바탕부터 코딩을 해야 했고, 아직 코딩이 필요한 연구실도 있지만, 양자화학이나 분자동역학(molecular dynamics)을 연구하는 경우 전문화된 상용 패키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기화학: 전류의 발생을 동반하는 형태로 구성되거나 설계된 모든 화학 반응 및 이에 관련된 기기에 대한 학문. 화학 전지, 전극, 부식, 전기분해 반응이 주로 등장한다. 산화 환원 반응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하다. 화석 에너지 외에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연구에서는 에너지를 주로 전기로 변환하고 저장하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또, 전위차를 측정하여 물질의 활동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화학 분석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인체의 신경망 등 생물체에서도 전위차를 활용하므로 이와 관련된 응용도 꽤 있다. 대학교 학부 수준에서는 분석화학의 일부로 배운다. 

 
핵화학: 간단히 말해 방사성 동위원소에 대한 화학이다. 핵물리학처럼 근본 원리나 구조에 대해 파고드는 것 보다는 방사성 폐기물 보관과 재처리, 방사선이 생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등의 응용을 주로 목표로 삼는다. 방사능과 물질의 상호작용, 핵 붕괴 과정에서 나온, 고에너지 상태의 원자, 이온, 혹은 불안정한 동위원소의 화학 반응, 방사성 동위 원소를 통한 화학적 표지, 방사능 연대 측정법 등이 이 분야가 다루는 주요 내용이다. 

 


분석화학
Analytical Chemistry

혼합물을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순물질로 분리(purify)하고 동정(identify), 정량(quantify)하는 일에 관한 화학이다. 정확(accurate), 정밀(precise), 고감도(sensitive)야말로 이 분야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할 수 있다.

고전적으로는 정성 분석과 정량 분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성 분석은 '무엇이 있는가'를 알아내고 정량 분석은 '얼마나 있는가'를 알아낸다. 분리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향후 분석을 위한 일종의 준비 단계이기도 하다.

저울과 뷰렛 등을 이용한 고전적인 분석 실험을 할 일도 있지만, 나노화학, 물리화학, 생화학 등 다른 분야와 연계하여 크로마토그래피, 분광분석, 질량분석, 전극, 현미경, 센서, lab-on-a-chip 등을 연구한다. 분야의 특성상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계산화학 다음으로 높은 편이며, 아예 새로운 실험 기법과 장비 등 화학 실험 자체에 대해서도 다루기 때문에, 화학에서 가장 공돌이스러운 분야이다. 물질의 정성, 정량 분석이 필요한 예는 무궁무진하게 많지만 특히 식품의약 분야와 환경, 재료공학, 법과학, 나노공학에서 항시 수요가 많다.

요즘엔 워낙 분석할 만한 물질은 이미 다 분석이 끝나서 아주 작고 극미량인 특정물질을 분석하는 단계다. 때문에 분석 기기 값은 마구 뛰는 중(...). 정확함과 세밀함이 요구되는 매력적인 분야다.
분광학: 광화학이 빛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합성이나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을 의도한다면, 분광학은 빛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물질을 분석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정확히는 분자에 적절한 빛을 가하여 결과로서 흡광량이나 주파수 이동을 측정하여 분자의 특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NMR, IR, UV-Vis는 실험실에서 자주 볼수 있는 실험기구가 되었고, ESR같이 특수한 분석법도 연구소에서는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질량분석화학
분리 분석화학
결정분석화학: 결정학적 방법으로 화학물질을 분석한다.
전기분석화학: 물리화학 분야인 전기화학을 응용하여 화합물을 전기분해한다.
생분석화학: 생화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바이오 화합물을 분석한다.
화학정보학: 생물학의 생물정보학처럼 컴퓨터공학, 수학, 통계학 등의 IT 기술을 동원하여 화학물질을 전산화시키고 데이터 마이닝을 하는 분야. 화학에서의 데이터마이닝을 molecular mining이라고도 부른다.

 

 

 

분자화학


유기화학
Organic Chemistry

전통적인 유기화학은 탄소-탄소 결합으로 분자를 만들어내는 유기합성에서 시작했다. 유태의 탄소나 탄소를 포함한 합금 같은 것은 전통적인 유기화학의 영역 밖이다. 금속은 대부분 무기화학의 영역이라 유기화학의 영역 밖이었으나, 20세기 후반 들어 유기합성에서 유기금속촉매의 중요도가 많이 높아지면서, 유기화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처럼 전반적인 화학 분야 사이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유기화학의 분야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20세기 석유 화학과 고분자 화학, 생화학, 식품 화학 등의 발달에 크게 기여한 분야이기도 하다. 생물 분자의 대부분이 유기물이고 현재까지 연구된 생리 활성 물질도 대부분 유기물이므로 생물학, 약학, 의학에 대한 기초 학문의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뭔가를 만들어내는게 기본 개념이라, 화학 중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 중 하나이다. 가장 오래된 분야이기 때문에 전공 서적이 가장 크고 아름답다. 

 


무기화학
Inorganic Chemistry

유기화학에서 다루지 않는 화합물, 그러니까 각종 배위화합물과 이온성 화합물, 금속, 주족 원소 화합물 등 온갖 잡다한 내용을 다 포함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금속 원자나 이온에 유기 배위자가 배위한 형태의 화합물에 관한 화학인 배위화학 및 유기금속화학이 가장 널리 연구된다. 유기금속화학에서는 커플링 반응을 많이 배운다.[ 옥텟 규칙과 같은 고전적인 화학 법칙이 비교적 잘 적용되는 유기화학과 달리, 무기화학에서 등장하는 원소의 반응을 정확히 기술하기 위해서는 현대 양자화학적인 접근이 필요해서 유기화학에 비해서 물리화학적인 이해가 더 필요하다.  

배위화학, 유기금속화학, 고체화학, 생물무기화학 등의 하위 분야가 있으며, 지금은 거의 독립된 분야가 된 나노화학도 원래 이쪽에서 연구하던 주제 중 하나였다. 

중금속을 다루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학 쪽으로도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다. 예를 들면 중금속 중독 시 치료에 쓰이는 EDTA라든가.

 

 

고분자화학

 

작고 반복적인 단위체가 대규모로 결합해 만들어진 거대 분자, 즉 고분자를 다루는 화학이다. 우리 몸을 이루는 생체 고분자를 비롯해, 플라스틱, 고무, 합성 섬유 등의 인공 고분자의 성질과 합성을 연구한다. 통계역학을 통한 이론적 해석이 중요하므로 물리화학과의 연관성이 높지만, 대부분 유기 고분자가 산업에 응용되므로 유기화학과의 연관성도 높은 편이다. 화학 전문분야 중에서 산업에서의 수요가 특히 높은 분야 중 하나. 


초분자화학: 각종 분자 간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조직화된 분자 복합체에 관한 화학. 자기조립, 주인-손님 복합체(Host-guest complex), 분자 매듭, 주형물질을 이용한 선택적 합성을 비롯해 분자를 부품으로 분자 기계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 바 있다. 머릿속에서 레고 블록이나 끈 같은 걸 서로 엮어서 만든 뭔가를 구상한 다음 그걸 분자 수준에서 구체화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화학
Biochemistry

생물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이다. 즉, 유전, 대사, 합성, 물질 수송, 신호 전달과 같은 생명 현상을 화학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한다. 생화학 책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늘날에는 개별 분자 보다는 전체 시스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분자생물학이나 생물물리학, 유전학과도 관계가 깊다.  

19세기 초까지는 유기화학과 구분하기 어려웠으나, 19세기에 효소가 발견되고 세포 내 화학 반응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20세기 초에 오면 독립된 분야로 거듭나게 된다. 최근엔 이름이 아주 비슷한 화학생물학(Chemical biology)이라는 분야가 갈라져 나오는 추세. 

생화학과 화학생물학의 차이를 설명해 보자면, 생화학은 생명현상을 수많은 화학 반응들의 집합체라고 생각하여 그 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반면 화학생물학은 화학, 특히 유기화학을 도구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생명 현상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대부분 효소의 촉매작용으로 일어나는 만큼, 생화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단백질을 정제하고 성질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접근을 한다면, 화학생물학자는 다양한 화합물(의약품 포함)을 합성, 이런 물질들을 생명체에 투입함으로서 생명현상에 개입했을 때의 반응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즉, 둘 다 생물학과 화학의 경계에 걸쳐 있는 분야지만, 방법론상 생화학은 생물학에, 화학생물학은 화학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다.


생물리화학: 생명 현상에 대한 물리화학적 해석을 추구하는 분야. 생물물리학과 연구영역이 겹친다.

 

생무기화학: 생체 내에서 금속의 역할을 무기화학 관점에서 바라본다. 예를 들면 헤모글로빈의 철(Fe)원자, 광합성에서 엽록체의 마그네슘(Mg)원자 등 금속의 역할을 무기화학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서 생명현상, 질병등을 규명하고, 나아가 치료법, 대체에너지, 공업적 이용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의약화학: 말 그대로 의약품을 만드는 화학이다. 여기서 말하는 약은 보통 저분자화합물에 국한되고, 백신이나 기타등등 생물적으로 만든 것과는 다르다. 생리적 활성을 지니는 물질(보통 천연물)로부터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유도체를 합성하여 활성을 증가시킨다거나, 독성을 감소시키거나, 물리화학적 속성을 변화시키거나 하여 약처럼 만드는 것이다! 유기화학적 지식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리셉터-리간드, 효소-기질 등의 약학, 생화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식품화학: 식품의 조리 또는 가공 과정에서의 변화를 화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응용 분야.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가 화학 반응의 향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고깃국을 만들 때 물을 붓기 전에 고기를 먼저 볶아야 하는 이유, 벤조피렌이 최소화되는 공정을 연구하는 것 등에는 모두 각각 마이야르 반응, 완전 연소라는 화학적인 원리가 들어있다. 최근 들어 유행을 타고 있는 분자요리는 이 분야의 발전을 바탕으로 구현이 가능해졌다. 


천연물화학: 생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화합물, 특히 단백질이나 핵산 같은 고분자가 아닌 소규모 분자의 분리와 합성에 관한 화학이다. 이런 화합물에 관한 연구는 그 생리적, 약학적 특성에 주목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그냥 복잡한 물질의 구조를 밝혀서 합성해보고자 하는 순수한 도전 정신에 의한 경우도 많다. 생화학은 생명 현상의 화학적 규명이 목표라면, 천연물화학에서는 천연물 분자 자체가 주인공이다. 

 

분자생물학

 

구조생물학

 

유전학

 

 


응용화학

 

지구환경화학
대기화학: 대기과학의 화학 분야. 대기의 화학적 조성을 규명하고 대기 중의 화합물이 서로 혹은 지권, 수권, 생물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 화학보다는 지구과학, 대기과학의 하위 분야로 취급된다. 

 

해양화학: 해양학의 화학 분야.

 

지구화학: 대기나 해양까지 통틀어 지구환경화학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지구화학이라 부르면 지질학의 화학 분야를 의미한다.

 

 


공업화학
화학공학, 재료공학 등 각종 공학에 쓰이는 화학.


석유화학: 석유화학은 연료가 아니라, 석유의 성분인 탄화수소 등을 합성원료로 해서 각종 유기화합물을 만들어 내는 공업이다. 석유화학공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히 발전하여, 오늘날 석유는 화학공업의 큰 기둥 중 하나가 되었다. 석유의 전체 소비량에 비하면 합성 원료로서 쓰이는 양은 아직 10%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해당 분야로 사용되는 석유의 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폴리에틸렌(polyethylene)·나일론(nylon) 따위의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 등 석유를 원료로 하는 분야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농업화학: 화학적 방법으로 토양과 환경을 보존하고, 농작물의 건강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생산물을 일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에 관해 연구하는 화학의 한 응용 분야. 토양 분야는 지구화학에서, 생산물 분야는 생화학 분야에서 연구되는 영역들이다. 


환경화학/위생화학: 환경과 위생에 대해서 연구하는 화학 분야이다. 공업지구에서 배출된 유해 화학물질, 전염병을 일으키는 생활하수, 인체에 위험한 건축 자재 등의 처리를 연구하는 화학 분야다. 지구화학, 생화학, 공업화학과 관련되어 있다.
에너지화학: 에너지(석탄, 석유등의 탄소기반 에너지를 제외)와 대체에너지, 에너지들의 생성과 변환, 저장 등을 연구하는 화학 분야. 에너지 재료, 에너지 변환 프로세스, 태양 연료, 연료전지, 광합성과 바이오 연료, 슈퍼커패시터 등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료화학: 유용한 성질을 가지는 응집물질, 즉 재료 물질을 발견하고 합성, 처리, 응용하는 화학의 응용 분야이다. 다른 화학 분야에 비해 응집물질의 창발적, 통계적 성질이 많이 주목받는다는 특성이 있다. 

 

계화학(Mechanochemistry): 기계적인 변형과 화학 반응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 학문. 기계공학과 화학의 접점이다. 마찰이나 압력, 진동, 충격파가 있을 때 일어나는 화학 반응에 대한 연구, 분자 기계에 대한 연구 등을 포함한다. 재료공학 분야와 연관관계가 깊다. 

 

표면화학(계면화학): 고체를 비롯한 응집상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연구하는 분야. 특히 표면과 표면에 흡착된 화학종 간의, 또는 흡착된 화학종 간의 반응을 연구한다. 불균일 촉매 연구, 나노화학 및 대기화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고체화학: Solid state chemistry. 금속, 이온성 고체, 분자성 고체같은 무기 고체(inorganic solid)의 구조, 화학-물리적 성질을 다룬다. 화학 결합과 전자 구조간의 관계를 다루며, 결정성(crystalline), 비결정질(amorphous) 고체에서 원자 배열을 다룬다. 학부 3,4학년에서 배운다. 


펨토초화학(femtochemistry): 두 개의 아주 짧은 레이저 펄스(펌프, 프로브)를 펨토초 간격으로 내보내 화학 반응을 연구하는 펌프-프로브 분광법을 통해, 마치 동영상을 찍듯이 실시간으로 화학 반응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분야. 요새는 아토초(10^-18 초) 단위로도 내려가고 있다. 


유기금속화학: 공유결합성이 높은 금속-탄소 결합을 가지는 물질에 관한 학문이다. 유기금속화합물 중에 유기합성 반응 등을 효과적으로 촉매할 수 있는 물질이 여럿 발견되면서 특히 주목을 받은 분야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불가능한 유기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예를 들자면, 벤젠에 친핵성 물질을 붙이는 것이 있다. 좀 더 자세한 반응들을 알고 싶다면 커플링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나노화학
나노 수준의 길이, 단면적, 부피를 가진 물질을 합성하거나 그런 물질을 화학 반응에 사용하는 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거시적인 물체와는 달리 나노 수준의 물질에서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전기적, 자기적, 광학적으로 특별한 성질이 나타나므로 향후 그 응용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천체화학
우주 공간이나 천체의 화학적 구성을 규명하고 또 그곳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다른 학문과의 관계

 

수학과 물리학
원래 화학은 물리학과 달리 수학적 기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리학은 여러 기체나 액체를 섞어가면서 실험만 했던 고전 화학과 달리 수학을 받아들였는데, 간단한 수식을 만들고, 복잡하게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자연을 설명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화학자들은 물리학의 방법론을 받아들였고 화학도 역시 물리학 이론들을 기반으로 연구를 해서 자신만의 새로운 이론을 전개해 나갔다. 현대 화학의 분석 및 합성 기법은 물리학의 영향 아래에 있다. 

 

공학에 응용
화학공학, 생명공학, 재료공학이 화학에 기초한다. 
재료공학 (평범), 재료공학 (고분자공학), 화학공학 (평범): 물리화학, 유기화학
생명공학: 유기화학, 생화학
재료공학 (금속이나 세라믹스만 다루는 경우): 물리화학, 무기화학 

현재는 나노과학분야를 토대로 화학, 화학공학, 재료공학 등의 연구분야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학원 진학시, 여기에다 화학교육과와 함께, 네 전공이 같은 분야를 연구하기도 한다. 

 

 


화학 관련 오해와 통념들


물은 전기가 잘 통한다.
다소 미묘한 문제인데, 증류수와 같은 순수한 물에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순수한 H2O도 자체 이온화로 인하여 이온을 가져 전기가 통하기는 하지만, 그 수가 매우 적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잘 통하지는 않으며 거의 절연체에 가깝다. 그러나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물은 전기가 잘 통한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는 특별히 만들어진 증류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은 전해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이온이 전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MSG는 몸에 해롭다.
전형적인 오류. 그리고 애초에 MSG의 화학식부터 아미노산에 나트륨 이온 하나만 달아놓은 것이며, 몇십년 전부터 안정성이 검증되었다. 오히려 반수치사량은 소금보다 높아서 소금을 퍼먹는 사람과 MSG를 퍼먹는 사람중에 소금을 퍼먹는 사람이 더 먼저 죽는다. 물론 MSG, 소금 모두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어 소량 섭취는 몸에 좋을지 몰라도 주기적인 과다섭취는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의 근원이 된다. 


카제인나트륨은 몸에 해롭다. / 프림은 몸에 해롭다.
광고에서 ‘화학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고 했지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해롭다’느니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카제인) 보다 안좋다’ 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 쓸데없는 데 돈낭비 하지 말고 맛있는 커피를 먹자.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전혀 흡수되지 않는 제로 칼로리 감미료다.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아미노산이기 때문에 당과 같이 그램당 4칼로리의 열량을 낼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감미료는 아스파탐이 아니라 사카린. 

 

아스파탐도 따지고 보면 살찌는 "나쁜" 감미료니까 먹지 말아야 한다!

건강 관련 블로그에 종종 올라오는 이런 류의 주장은 바로 위의 오해를 반박하다가 나오곤 하는데,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설탕의 1/200만 첨가해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쏙 빼놓고 있다. 아무튼 흔히 판매되는 "제로 칼로리 음료" 가 정말로 제로 칼로리는 아니지만, 제로에 거의 가까운 칼로리를 내므로 다이어터의 입장에서 크게 의미가 다를 것은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


은수저를 음식에 댔을 때 색이 검게 변하면 그 음식에 독이 있다는 뜻이다.
은은 황에 반응해서 검게 변하는데, 과거에는 황이 포함된 독극물을 많이 사용하여 실용성이 있었지만 사실은 오히려 은수저에 반응하지 않는 독 성분이 훨씬 더 많다. 질산이나 황산, 오존과 같은 몇몇 물질에만 은이 반응한다. 심지어는 독 성분이 없는 그냥 계란에 은수저를 갖다대도 계란에 있는 황 때문에 은수저의 색이 변한다. 


행사 때 나오는 하얀 연기는 드라이아이스가 승화한 이산화탄소이다. 그러므로 인체에 해롭다.
드라이아이스가 주위의 공기를 얼려서 수증기로 응결되어 나오는 것이므로 그냥 무해한 물이다. 더구나 기체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무거워 잘 안날아가며 공기처럼 투명하다. 


드라이아이스를 맨손으로 만지면 동상을 입는다.
화상을 입는다. 학습만화 등지에서 느낌으로는 화상 같지만 실제로는 동상에 걸리는 거라고 말하면서 화상을 입는다는 것이 잘못된 상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드라이아이스가 입히는 동상은 "동결손상" 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동상, 즉 "한랭손상" 과는 다르다. 느낌만 화상인 게 아니라 치료도 화상과 같은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화상이라 불러도 틀린 게 아니다. 


백금 = 화이트 골드다.
원소기호 Pt의 플래티넘으로, 금(Au)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화이트 골드는 금으로 만드는 합금이다.


소금과 염화 나트륨(NaCl)은 정확히 같다.
그렇지 않다. 소금에는 염화 나트륨 외에도 각종 미네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미네랄 덕에 미량원소의 섭취 및 음식의 간을 다양하게 내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죽염 등으로 알 수 있듯이 정제법과 원산지에 따라 소금의 질이 다르고, 간장 등의 장류까지 확장해서 보면 염분의 섭취 방식은 더 많다. 
참고로 영어로 말할 때도 주의해야 하는데, 영어로 소금을 뜻하는 "salt"는 화학에서는 모든 이온 결합물(Ionic compound)의 통칭, 즉 염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기 때문이다. 물론 염화 나트륨 자체가 이온 결합물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salt라 한다고 해서 꼭 염화 나트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기억하자. 그래서 미국 화학계에서는 염화 나트륨을 부를 때 salt라 하지 않고 분자식 그대로 NaCl이라고 읽거나 table salt (식용 소금)이라고 명확하게 표현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이안화 이온과 소듐 이온이 결합한 사이안화 소듐도 화학에서 말하는 salt 중 하나인데, 이 녀석은 조금만 섭취해도 황천길로 가는 독극물이다.


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먼저 넣으면 끓는점이 올라가기 때문에 더 맛있다.
라면 스프 좀 넣었다고 물의 끓는점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면을 먼저 넣었을 때와 스프를 먼저 넣었을 때의 차이는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심리적 영향일 가능성이 더 높다. 스프를 잘못 먼저 넣으면 거품현상으로 인해 뜨거운 물이 순간적으로 넘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모든 원소는 주기성을 따르며 주기율표상의 위치만으로 성질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6주기 원소 이후부터는 상대론적 효과로 인해 주기성을 깨는 원소가 발생한다. 주기율표상의 위치로만 보면 수은은 고체여야겠으나, 상대론적 효과의 영향으로 상온에서 액체이다. 특히 7주기의 초악티늄족에서는 상대론적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여 멘델레예프의 방식대로는 원소의 성질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할로젠 원소는 비금속이다.
금속성을 가지는 할로젠 원소는 모두 강력한 방사능으로 인해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아스타틴과 테네신은 할로젠인 동시에 금속의 성질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나마 외관이 금속와 비슷하면서 안정한 동위원소가 존재하는 아이오딘의 경우 사진을 보면 금속와 유사하긴 하다. 


화학물질 중 사람이 손으로만 만져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극물이 존재한다.
화학물질 중에는 독극물도 상당히 많지만 대부분의 독극물은 흡입하거나 삼키면서 일정량 이상이 몸에 들어갈 경우에만 위험하고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는 않는다. 물론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맹독성을 발휘하는 독극물도 실제로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신경제 중 하나인 VX와 유기 수은 화합물 중 하나인 다이메틸 수은이다. 이미 과거에 뉴스에서도 언급된 악명 높은 녀석들이다. 



관련 어록
어떻게 보더라도, 화학자들의 공로로 우리 문명의 수준이 높아졌고, 나라의 생산 역량이 증대된 것은 사실이다.
- 캘빈 쿨리지, 1924년 4월 미국화학회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화학의 목적은 시대에 따라 크게 변하였다. 한때 화학은 생명의 이론으로 불렸으며, 다른 때는 야금술의 한 분야였다; 그리고 한때는 연소에 관한 학문이었으며, 또 다른 때에는 의학의 조수였고, 한때는 원소라는 한 단어를 정의하기 위한 시도였으며, 다른 때에는 모든 현상에 대한 불변의 기초를 찾기 위한 탐구였다. 화학은 때로는 수공예로, 때로는 철학으로, 때로는 신비로, 그리고 때로는 과학으로 나타났다.
- 패티슨 뮤어, A History of Chemical Theories and Laws(1906)
화학을 처음 배우는 학생은 흔히 화학을 무식하게 암기해야 하는 단절된 사실의 단순한 집합으로 치부하곤 한다. 전혀! 제대로 살펴보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서로 잘 들어맞고 말이 될 것이다. 물론, 제대로 하는 법을 배우는 게 늘 쉽지만은 않다.
- 아이작 아시모프, <From Earth to Heaven(1966)>
화학은 물질의 학문이지, 그러나 나는 이것을 변화의 학문이라고 보고 싶구나.
- 하이젠버그(2013)


 





생활 속의 화학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화학’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건 2007년 12월,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지켜보면서였어요.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기름이 유출된 사고로, 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해양오염 사고로 기록되었죠.
뉴스를 보면서 너무 속상했어요. 사고도 사고지만, 어린아이들이 자원봉사를 한다며 기름을 닦아내는 장면이 자주 나왔거든요. 미담으로 비친 모습이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죠. 원유 속에 들어있는 성분 중에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같은 성분은 만 13살 이하의 어린이들이 2~3시간 지속해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골수암을 일으킬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거든요. 산업계에서 쓰는 것도 특정 분야에서만 쓸 수 있는 물질이죠.  
취재를 나간 기자, 봉사활동을 관리하는 공무원 중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부모님은 나누는 삶을 가르쳐주기 위해 아이들 손을 잡고 가시거든요. 당시 어린이를 비롯한 일반 자원봉사자들이 123만 명이었어요. ‘자원 봉사하러 오신 거 감사한 일이지만, 어린 자녀들은 두고 성인만 오셨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모를 위험 요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방송하고, 안내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더군다나 기본적인 보호 장비조차 갖추지 않고 방재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때, ‘화학’이 보다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대학에서 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시작했고 이번에 ‘우리 집에 화학자가 산다’는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당시 사고에 여파도 있을 거 같은데요. 최근 ‘케모포비아’가 사회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화학자로서 이러한 흐름을 바라보는 마음이 남다르실 거 같은데요.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더 큰 문제였죠.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사건 이후로 병원균의 심각성을 확실하게 인지하기 시작한 이후 손 세정제, 살균 소독제 같은 위생용품 수요도 급증했는데요. 살균, 소독을 통해 병을 예방하자는 차원이었죠. 적극적으로 ‘균’을 죽이기 시작한 거죠. 
가습기 안에 있는 세균을 완전히 없애서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이 비극이 된 거죠. 사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 PGH(oligo(2-(2ethoxy)ethoxyethyl guanidine)는 다른 살균제에 비해 먹었을 경우나 피부에 접촉했을 때의 위험성이 적은 편이라 비교적 안전한 살균제에 속하는데요.
이것이 초음파 가습기와 만나 더 작은 입자로 공기 중에 계속 공급되면서 우리의 폐 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허락한 셈이 되었죠. 

사건 이후로 많은 분들이 안전한 제품을 찾아 나섰고 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소다 등이 대체 물질처럼 사용되고 있잖아요.

해당 제품 역시 잘 알고 사용해야 해요. 강력한 효과를 얻기 위해 만들어낸 합성 세제와는 다른, 단일 화학 물질이라고 해도 고운 분말 형태의 물질이 호흡기에 반복적으로 들어오면 폐포에 도달하여 독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중요한 건 어떤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용법에 맞게 사용하고, 들이마시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세제를 사용해 화장실 청소할 때는 항상 창문을 열어야 하고요. 빨래 삶을 때 세제를 넣고 삶으면서 그 수증기를 흡입하면 그게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똑같은 게 되죠. 
세탁 세제의 경우 조금 비싸더라도 액체 세제를 쓰는 게 좋아요. 가루 세제를 쓰면 부을 때 가루가 날리기 마련인데, 그렇게 되면 흡입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알고 사용해야 하는 화학 물질, 화학 제품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너무 많죠.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많이 사용하시는데요. 이것도 걱정이 돼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자신은 마스크를 쓰지 않더라도 아이 마스크는 꼭 챙기게 되죠. 그런데 영유아는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어요.
게다가 마스크를 쓰면 화학 약품 냄새가 나죠. 왜냐하면 합성 섬유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면으로는 그렇게 가느다란 사이즈가 안 나오니까요. 합성 섬유에 다른 말은 플라스틱, 비닐이거든요. 그걸 가지고 아주 가늘게 만들어서 밀봉해놓은 거죠. 그런 마스크는 호흡하면서 나오는 수증기를 거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촘촘하거든요.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보다는 순환기 질환의 문제잖아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어른들의 경우, 피 속에 기름이 많으니까 미세먼지 같은 응결핵이 들어가면 덩어리를 형성하니까, 문제가 되는 건데요. 
아이들은 피 속에 콜레스테롤이 별로 없거든요. 그러면 미세먼지가 들어와도 흘러갈 수 있죠.

그렇다면, 마스크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 경우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밖에서 하는 활동이 10분이 넘어갈 때,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말해요. 또한, 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해당 연구와 관련한 유의미한 결과도 확인하는 게 좋겠죠.

책에는 코팅 프라이팬의 원리, 종이컵 사용법, 커피믹스 젓는 법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많습니다. 또 다른 ‘꿀팁’이 있을까요?

요리할 때, MSG(monosodium L-glutamate)를 넣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MSG는 화학 약품으로 만들어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그렇지 않거든요. 사탕수수를 꾹 짜서 정제해서 날리면 설탕이고요. 사탕수수를 마찬가지로 꾹 짠 뒤, 한번 발효하고 그다음에 날리면 MSG이에요. 다만, MSG를 많이 쓰면 문제가 되겠죠. MSG가 해롭다고 인식하게 된 계기는 중국 음식 영향이 커요. 중식을 먹고 나서 두드러기가 나고, 속 부대끼고, 졸리고… 이런 이야기가 1960년대 미국에서 있었죠. 사실 그보다는 치킨스톡, 굴 소스 등을 포함한 농축된 조미료의 과다 사용과 재료의 신선도가 문제였던 건데, 모든 문제가 MSG에게 돌아가게 된 거죠. 
비슷한 예로 사카린(saccharin)도 있습니다. 1970년 후반에서 1990년대까지 유해물질로 거론되었으나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 미국FDA에서 안전성을 공표하고 다시 사용이 재개되었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음식과 치약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고요. 사카린도 조금씩 사용하는 건 괜찮아요. 설탕보다 당도가 탁월하게 높기 때문에 많이 넣을 필요도 없고요. 


 

 

 



화학은 의식주의 모든 것이자 인류 생활의 모든 것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화학적 반응을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케미'라는 말은 '케미스트리(화학)'에서 나왔다. 그만큼 세상은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학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음식, 일상용품에서 나노,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미래 기술에 이르기까지 화학이 활용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세상을 이루는 물질의 원리와 역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화학은 어렵고 위험하다는 편견이 있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뇌와 인체, 나아가 인간이 사는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원자와 분자, 세포를 다루는 화학을 올바로 알아야 한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화학' 표지 '인류의 운명을 바꾼 화학'(하상수, 경희대 출판문화원) 

 
<인류의 운명을 바꾼 화학>은 화학자들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통해 우리 몸과 지구, 우주를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 세포가 어떤 특성이 있으며 화학이 어떤 원리를 통해 인류 문명에 기여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의 편집자로 책을 편집하던 중 11월 30일 출간을 앞두고 저자 하상수 교수에게 우리 몸과 세상을 구성하는 화학의 원리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책의 프롤로그에 언급했듯이, 화학 관련 과학지식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수학이나 화학 반응식 없이도 화학의 원리와 세상과의 연관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화학물질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려주고 세상을 구성하는 화학의 원리와 역사를 들려주는 책은 일반인과 학생들이 화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초 학습서와 교양서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 책에서 화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화학이 우리 삶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이러한 물질의 성질과 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이 바로 화학입니다. 화학은 물질을 이루고 있는 성분을 알아내고, 다른 물질과의 반응을 연구해 수많은 물질(물건)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입는 옷, 학용품, 조미료 등 생활에 필요한 많은 물건이 화학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즉 세상에 화학 아닌 것이 없기에 화학은 의식주의 모든 것이자 인류 생활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화학을 물리학, 생물학의 연계 학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책의 구성을 원자와 분자, 그리고 세포로 나눈 이유가 관계가 있는지요?
"예, 관계가 있습니다. 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분자의 형성과 작용인데, 분자에 대해 알려면 원자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명현상에 대한 분자 수준의 이해, 즉 생명현상에 대한 화학적인 접근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생명과학의 발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원자와 분자, 그리고 세포로 구성된 이 책이 물리학과 생물학의 연계 학문으로서 화학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인류의 운명을 바꾼 대표적인 화학 발명품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화학은 의식주의 모든 것이자 인류 생활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기에, 크건 작건 인류의 운명에 영향을 끼친 화학 발명품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중에서 몇 개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기율표, 백신, 항생제(페니실린 등), 호르몬(인슐린 등), 항염증제(아스피린 등), 피임약, 나일론, 플라스틱 등의 석유 화학 공업 제품, 세재, 샴푸와 비누, 화장품, 사진 기술, 재료 기술(전지, 태양전지, 액정, LED, 반도체, 초전도체 등), 냉매, 수소 관련 기술, 비료, 농약, 페인트, 염료, 나노과학 기술, 항체 관련 기술, 단백질·핵산 서열 분석이나 DNA 지문, 그리고 유전자 치료 같은 핵산 관련 기술이 인류의 운명을 바꾼 화학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책에 나온 화학자들 이야기 중에서 제일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책에 여러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지만, 그중에서 밴팅의 인슐린 발견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19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은 인슐린을 발견한 밴팅과 매클라우드였습니다. 그런데 밴팅은 노벨상 수상 후 상금의 절반을 동료인 베스트와 나누어 갖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밴팅이 자신의 상금을 베스트와 공개적으로 분배한 것은 사실 매클라우드의 노벨상 공동 수상에 대한 우회적인 이의 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클라우드는 실험의 조직적 측면에서만 기여했을 뿐이고, 매클라우드보다 베스트가 그들의 실험에 훨씬 더 많이 기여했다고 밴팅은 생각했습니다. 당시 학계의 관행이라고 볼 수 있는 매클라우드의 수상에 대해 밴팅이 반기를 든 것은 평소 그의 우직한 성품을 감안할 때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매클라우드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그는 인슐린 발견이 자신의 실험실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연구의 책임자인 자신의 노벨상 수상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그는 강연 등에서도 은연중에 자신이 연구책임자이며 밴팅은 자신의 지도하에 있는 연구원일 뿐이라는 말을 하곤 했죠."

- 본문에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세렌디피티를 예로 드셨는데요, 그중에서 대표적인 사례를 예로 든다면?
"아무래도 우연히 날아온 푸른곰팡이로 인해 발견된 페니실린이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그 덕분에 플레밍은 이 푸른곰팡이로부터 페니실린을 분리해냈고, 페니실린이 포도상구균뿐 아니라 연쇄상구균, 뇌막염균, 임질균, 디프테리아균에 항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책에서 자세히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생이 원래의 계획과는 달리 촉매의 양을 1,000배나 많이 넣는 바람에 발견된 전도성 고분자도 좋은 예입니다. 그 외에 전자렌지나 3M사의 포스트잇 등도 세렌디피티의 예로 들 수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몽타니에와 갈로의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 원조 논쟁이 흥미로웠는데요, 이러한 논쟁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이고, 과학계는 이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줬나요?
"1983년에 학술지 <사이언스>에 에이즈와 관련해서 갈로 연구팀의 논문 두 편과 몽타니에 연구팀의 논문한 편이 실렸는데, 각 연구팀이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라고 주장한 바이러스가 서로 다른 바이러스였습니다. 그 후 몽타니에가 자신의 연구팀이 확인하고 분리한 바이러스를 갈로 연구팀에 보내게 되었는데, 1984년에 갈로 연구팀에서 더욱 많은 실험적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확증하게 됩니다. 그런데 몽타니에가 1983년에 보고한 바이러스와 갈로가 1984년에 보고한 바이러스가 나중에 동일한 것으로 밝혀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즈 진단 검사법에 대한 특허 문제로 두 학자의 원조 논쟁이 시작됩니다. 책에 자세히 언급한 것처럼, 이 원조 논쟁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의견이 있으므로 과학계가 이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몽타니에가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갈로는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노벨상위원회의 의견이 어느 쪽인지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화학이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화학이 어떤 가능성이 있는 학문인지를 이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이 떠오른다면,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그 질문이 향후 진로 결정 또는 어떤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 책은 그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각 학문 분야에 대해 체계적·종합적으로 이해하면서 가지고 있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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