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캠프 의원 4명, 빛의 속도, 김문수 지지, 유상범, 김대식, 백종헌, 김위상
홍준표 측 인사들, 김문수 지지선언···한동훈 측 “빛의 속도로 튄 친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 캠프 출신 인사들이 30일 대거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홍 후보가 정계은퇴 뜻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결선에 진출한 한동훈 후보에 맞서 친윤석열(친윤)계를 중심으로 ‘반탄(탄핵반대)’ 인사들이 결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 측은 “빛의 속도로 다른 캠프로 튄 친윤들”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오늘부터 홍 후보 캠프의 핵심당직을 맡았던 국회의원 4명, 저를 비롯해 김대식·백종헌·김위상 의원과 김선동 전 의원, 이영수 새미준 중아회장 등 모든 분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홍 후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이었다.
유 의원은 “요즘 국민의힘 상황이 영화 <명량>에 나왔던 12척의 배를 가지고 10배 이상 되는 왜적선을 마주하는 모습”이라며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을 이용해 왜적을 물리쳤듯 김 후보가 빅단일화, 빅텐트를 주창하고 그것이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김선동 전 의원은 “이제는 승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홍 후보 인사들이) 합류했는데 기쁨도 크지만 홍 후보를 생각하면 제가 할 일이 많다”며 “홍 후보가 생각하던 좋은 뜻을 받아서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 캠프 인사들은 비판에 나섰다. 친한동훈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지후보가 탈락하자 빛의 속도로 다른 캠프로 튄 친윤들,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라고 적었다. 박상수 한 후보 캠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한덕수를 위한 김문수 지지선언을 하러 달려가느라 홍 전 시장의 마지막 길에 배웅 한 명 하러 가지 않는 것을 보며 쓸쓸함을 넘은 분노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홍준표 캠프 인사들, 김문수 지지 선언…“빅텐트가 승리방정식”
김문수 “洪 정계 은퇴에 상당히 미안한 마음…뜻 받아 이룰 것”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후보 캠프 소속 인사들이 30일 결선에 최종 진출한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홍 전 후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던 유상범 의원은 이날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지지선언 회견에서 “김 후보가 ‘빅단일화’ ‘빅텐트’를 주창하시고, 그것이 오늘날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라며 “김 후보의 선전과 승리를 함께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지지 선언에는 홍 전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김대식·백종헌·김위상 의원, 이영수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 회장, 김선동·강효상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김 후보의 선출을 바라는 전직 국회의원 203명과 대한민국 예비역 장군단도 지지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지 선언 회견에 참석한 김 후보는 “홍 후보께서 생각하던 좋은 뜻을 제가 받아서 이루겠다”라면서 “대한민국을 더 위대한 나라, 국민이 더 행복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홍 전 후보가 전날 2차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너무 안타깝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든다”라며 “제가 만약 안 나왔다면 홍 후보가 잘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라는 게 아주 묘한 것 같다.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때로는 경쟁 상대가 되기도 하고, 아군이 되기도 한다”라면서 “그동안 홍 후보와 제가 한 번도 맞선 적이 없다가 이번에 그렇게 됐는데, 어제 본인 말씀을 들으며 제 마음속에 굉장히 강한 (감정이 들었고), 우리의 30년간의 정치적인 역정이 모두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홍 전 후보에게) 전화를 계속 드리고 있는데 전화기가 꺼져있고, 사모님께도 아직 전화를 못 드렸다”라며 “홍 후보와 저는 생각이 특별히 다를 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는 사이”라고 했다.
한편, 나경원 의원 측도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며 “김 후보가 대선 승리의 큰 그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자세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전화기 꺼진 홍준표...김문수 손 잡은 '홍 캠프 사람들'
"요즘 국민의힘이 영화 <명량>처럼 12척의 배로 10배 이상의 왜적선을 마주하는 모습 같아요.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을 이용해 왜적을 물리쳤듯 김문수 후보는 빅단일화·빅텐트를 주창하고 계십니다. 그게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합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차 경선 진출에 실패한 다음 날, 그를 돕던 유상범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김문수 예비후보 옆에 서서 이같이 말했다. 홍 예비후보는 탈락 직후 정계 은퇴 및 탈당 선언을 하고 전화기를 꺼뒀지만, 그를 도왔던 캠프 인사 수십 명은 김 예비후보 캠프(김 캠프)에 합류했다.
김 예비후보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대하빌딩 6층에 있는 자신의 캠프에서 '감세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홍 예비후보 캠프(홍 캠프) 인사들의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지 선언에는 전날까지만 해도 홍 캠프에서 일했던 국민의힘 소속 유상범(총괄상황본부실장)·김대식(비서실장)·백종헌·김위상 의원과 김선동·강효상 전 의원, 이영수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중앙회장,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원외당협 53곳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김문수 "홍준표 미안, 만약 내가 안 나왔더라면..."
유상범 "김문수 지지, 유일한 승리 방정식"
김 예비후보는 지지 선언 시작에 앞서 자신의 캠프에 합류한 홍 캠프 인사들과 악수를 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예비후보는 15대 국회의원 시절부터 이어진 홍 예비후보와의 30년 인연을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홍 후보가) 저하고 대결하게 됐다. 정말 생각도 못 했다. 홍 후보도 어제 '이렇게 만나 대결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예비후보는 "어제 (홍 후보가)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서 우리의 30년 정치적 역정이 전부 떠올랐다"며 "정말 너무 안타깝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미안했다. 만약 내가 안 나왔더라면 홍 후보가 잘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어제도 홍 후보에게 (편지) 글을 하나 올렸다. 전화도 계속 드렸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더라. 사모님도 (연락이) 잘 안됐다"고 털어놨다. 또 "홍 후보는 아직 할 일이 많고 상당히 일을 잘하는 분"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분이기에 꼭 우리와 함께 뜻을 이뤄서 대한민국을 위기로부터 구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모시는 역할을 한참 더 하셨으면"이라고 말했다.
홍 예비후보는 전날인 지난 29일 3차 경선 진출에서 탈락한 직후 정계 은퇴와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같은 날 김 예비후보는 홍 예비후보를 향해 "지금은 은퇴할 때가 아니다", "아직 마지막 싸움이 남아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날 김 예비후보 지지 선언에 참석한 유상범 의원은 "김 예비후보의 선전과 승리를 함께 기원하겠다"며 합류 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어제 홍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캠프 핵심 본부장들이 모두 모여 논의했고, 김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의 상황을 영화 <명량>에 비유하며 "12척의 배를 가지고 10배 이상 되는 왜적선을 마주하는 상황 같다"라며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을 이용해 왜적을 물리쳤듯 김문수 후보는 빅단일화·빅텐트를 주창한다. 그게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캠프 선대위원장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지 선언 참여자들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주신 배경에는 김 후보와 홍 후보가 생각하는 가치와 신념, 지향점이 같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체제 수호 전쟁이다. 반명(반이재명) 연대와 자유민주주의 양심 세력을 총결집시켜 반드시 이재명을 꺾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