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무서운 시간, 윤동주 [현대시]

Jobs9 2024. 10. 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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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잎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呼吸)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는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나를 부르지마오.

 

 

어구 풀이

* 무서운 시간 :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고 있는 화자가 자신의 양심과 마주하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성찰의 시간을 의미함

* 나를 부르는 것 : 내면의 소리, 화자의 양심

*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 : 나약하게나마 남아 있는 희망을 보여 줌

* 한 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한

*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자유가 없는

* 하늘 : 자아와 외부 세계가 통합된 세계

* 일 : 화자의 소명

* 서럽지도 않는 : 서러움마저 없는

* 가랑잎 : 나약하고 왜소한 자아

* 나를 부르지 마오 : 현재의 무력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정리

성격 : 독백적, 성찰적

특징 : 독백체를 통해 화자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음

주제 : 진지한 삶의 성찰과 그 번민. 하늘의 소명 앞에 부끄러운 자아에 대한 반성과 성찰

 

해설

이 작품은 민족 말살 정책으로 보이지 않는 무서운 칼날을 휘두르던 일제 강점 말기에 쓰였다. 암울한 시대가 부르는 소리, 일종의 소명 의식을 느끼지만 시를 쓰는 일 이외에 뚜렷하게 시대에 저항할 무슨 일을 찾지 못하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그래서 화자는 하늘(곧 조국)이 자신을 부를 때 무섭다고 하고 있다. 곧 철저하게 내면을 응시하고 반성하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목소리인 것이다. 부정적인 현실 상황 속에서 그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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