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Fe, 鐵, Iron, 가장 무거운 물질, 가장 흔한 금속, 전체 질량의 32%, 동물의=녹슨 쇳물
Fe 철, 鐵, Iron
분류 | 전이 원소 | 상태 | 고체 |
원자량 | 55.845 | 밀도 | 7.874 g/cm3 |
녹는점 | 1538 °C | 끓는점 | 2862 °C |
용융열 | 13.81 kJ/mol | 증발열 | 340 kJ/mol |
원자가 | 3 | 이온화에너지 | 762.5, 1561.9, 2957 kJ/mol |
전기음성도 | 1.83 | 전자친화도 | 15.7 kJ/mol |
발견 | ? (5000 BCE 이전) | ||
CAS 등록번호 | 7439-89-6 | ||
이전 원소 | 망가니즈(Mn) | 다음 원소 | 코발트(Co) |
4주기 8족에 위치하는 금속 원소. 융점(녹는점)은 상압에서 1538℃, 결정구조는 체심입방결정이며 공간군은 Im3m
산화수는 2+, 3+로 알려져 있는데, 각각 판이한 특성을 지닌다. 예를 들어서 산화철(II)(FeO)는 검은색, 산화철(III)(Fe2O3)은 붉은색을 띤다. 자연 상태에서는 철광석의 형태로 존재하며, 모래 형태로 된 사철도 있다.
생성 및 보편성
태양보다 질량이 매우 큰 항성의 핵융합 최종단계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가장 무거운 물질이다.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모두 초신성 폭발로 생성된다. 항성의 핵융합은 항성 자체 중력에 의해 발생하는데, 철 원자핵의 안정성 때문에 중력으로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 물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면 항성 최심부에는 늘 철이나 그보다 가벼운 물질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나름 무거운 원소임에도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들 중 차지하는 비율이 꽤 크다. 우리 은하의 보통 물질 중 철이 차지하는 비중은 0.109%로 추정되는데, 절대치로 적어 보이지만 수소와 헬륨이 약 98%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꽤 큰 수치이다. 질소보다도 비중이 크다. 우주상에 존재하는 원소의 양을 비율로 놓았을 때 원자번호 24~28(크로뮴, 망가니즈, 철, 코발트, 니켈)에 속하는 원소들은 다른 무거운 원소들보다 많이 존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걸 Iron peak라 하며, 철이 금속 중 가장 흔한 것도 헬륨-4 원자 14개를 융합해서 만들어지는 니켈-56의 붕괴로 대량 생성되기 때문이다.
다른 금속들에 비해 매우 흔하다. 지각에서는 알루미늄 다음으로 흔해, 전체 질량의 5.6%를 차지한다. 지구 전체로 보면 가장 흔한 금속으로, 전체 질량의 32%를 차지한다. 하지만 밀도가 높아 대부분이 중심핵에 위치해 있다. 상술했듯이 우주 전체에서도 모든 금속 가운데 가장 흔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공업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금속이기 때문에 늘 대량생산되어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철괴는 미국 시세 기준으로 1톤에 10만 원밖에 안 할 정도. 대략적으로 알루미늄 1톤은 200만원, 구리 1톤은 700만원, 금 1톤은 600억원 정도이니 다른 금속보다 수십 배 이상 저렴하다고 말할 수 있다. 철기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명의 근간을 지탱하며, 21세기에도 철이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군림하는 이유가 이러한 저렴함 때문이다. 철기 시대가 도래한 지 무려 200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전문가들은 인류 문명이 현재 시점에서도 사실상 철기 시대라고 말할 정도이며, 명실상부 전 세계의 중공업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만약 철이 없다면 인류는 이토록 많은 구조물이나 기계, 자동차, 대형 선박 따위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양성자 붕괴를 무시할 경우 우주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원소가 된다. 절대영도로 식어버린 흑색왜성에서 양자 터널링 현상과 방사성 붕괴로 모든 원소가 철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랙홀을 제외한 모든 천체는 궁극적으로 철 별이 된다. 하지만 양성자가 붕괴한다면 철 또한 다른 원소들과 함께 소멸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남는 원소는 철이 아닌 수소가 된다.
제철과 가공
일반적인 용광로에서 철을 생산할 때는 철광석과 코크스와 석회석을 용광로에 넣고 고온으로 가열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고열로 흐물해지고 결합도 느슨해진 산화철에서 산소를 분리시켜(환원작용) 순수한 철이 나온다. 이 철은 용광로 아래쪽에 슬래그라는 불순물과 모이는데, 밀도차를 이용해 살살 부어서 철만 따라낸다.
대한민국의 포스코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지멘스-VAI사와 함께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 유연탄을 코크스로 가공하는 과정 및 괴탄화 과정을 생략하고 철광석을 직접 환원하여 훨씬 환경친화적으로 철을 산출해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황화합물 및 질소화합물 배출량은 1/10 이하다. 문제는 기존 용광로 제선법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탄소 배출권 등의 환경 비용을 제외하고, 양질의 철광 공급이 계속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한, 용광로보다 더 효율적으로 철을 제련하는 기술은 존재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용광로는 효율적인 기술이다. 근본적으로 파이넥스는 친환경성과 함께, 자원고갈에 대응하여 분광 및 분탄 등 저급 원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공정이라는 데 경제적 의의가 있다.
여튼 이러한 환원과정을 통해 뽑아내는 철이 선철인데, 탄소 농도도 너무 높고(4.5~4.7%) 불순물도 많아 그대로 쓰기에는 영 아닌지라, 이것을 용선예비처리(탈황/탈린/탈규) > 1차정련(전로법)을 통해 용강생산> 용강을 2차정련(노외정련)으로 불순물을 미세조정하면 탄소함유량 2% 이하, 불순물 농도(인과 황 0.03%이하)를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춘 강(steel) 제품이 만들어진다. 탄소함유량 2%이상 6.67%이하는 주철(cast iron)으로 불리는데 주조성이 좋고 매우 단단하여 기계 프레임이나 자동차용 주형, 엔진 피스톤으로 쓰인다.
한편 용도폐기된 고철을 전기로(전기아크로)에서 녹여 강으로 만드는 공정도 존재한다. 소수의 대규모 일관제철소들이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환원하여 제철하는 데 비해, 대다수의 중소규모 제철소들은 주로 전기아크로를 통해서 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브라질 CSP제철소)을 제외한 모든 제철/제강업체들은 전기로 제강을 한다. 고철을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기로의 위상을 간과하기 쉬우나, 현재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은 전기로에 의한 것이다. 앞으로 고철의 축적량이 증대되고 양질의 괴광석이 차츰 고갈됨에 따라 전기로 제강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재활용이란 특성상 Tramp Element, 즉 불순물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철은 탄소 함량이 높을수록 경도가 높아지고 취성이 생기는 경향이 있으나 조질 열처리를 통해 어느 정도는 교정할 수 있다. 다른 금속을 넣어 합금으로 만들어 성질을 고치기도 한다. 스테인레스가 대표적. 금속 중에서 초특급 수준으로 강력하지만 화학적으로는 그리 안정한 편은 아니므로 염산, 황산, 질산 등 대부분의 산에 부식된다. 다만 강산인 진한 황산에는 황화철 피막을 만들기 때문에 일정 깊이 이상 부식되지 않으므로, 진한 황산을 강철 드럼통에 담아 보관할 수 있다. 단, 습기에 노출되거나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철을 재활용하여 다시 강철을 제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염기성 산소 제강법은 본래 용광로에서 나온 액상의 선철을 원료로 제강하는 방법이나, 실제 조업에 있어서는 발열량 조절 등의 목적으로 약간의 고철을 섞어 조업한다. 일반적으로 BOF에서 새로운 강철을 제조하는 데 최대 25~35% 비율로 고철을 사용한다. 전로제강법의 주원료는 선철이기 때문에 구리나 주석, 니켈, 몰리브데넘 같은 잔류 물질이 적어서 연성이 좋아 냉간 가공으로 제조하는 자동차 차체나 2피스 스틸캔, 드럼통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인다. 전기 아크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재활용 강철의 사용 비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 그 대신 석탄과 석회석을 이용해 분리할 수 없는 잔류 물질이 더 많이 남게 된다. 따라서 냉간 가공을 거의 하지 않는 건축용 들보, 강판, 철근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인다. 고철 1톤을 재활용하여 철광석 1.1톤과 석탄 630kg, 석회석 55kg을 절약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기준으로 전체 강철의 83% 이상이 재활용되었다.
특징
핵자구조 메커니즘에서는 결합에너지가 가장 큰 원소 중 하나다. 니켈의 동위원소인 니켈-62가 결합에너지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철-58, 철-56 순이지만, 니켈-62는 니켈 중 3.63%, 철-58은 철 중 0.28%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소를 핵융합하여 더 무거운 원소를 생성하는 항성 핵합성 과정은 삼중알파과정으로 탄소를 생성한 뒤 탄소를 시작으로 헬륨 입자가 융합하는 알파 과정을 통해 니켈-56까지 합성한다. 그런데 핵융합으로 발열 반응을 일으키려면 반응의 원재료와 반응으로 생성된 원소의 양성자나 중성자의 합이 같아야 한다(즉, 약한 상호작용을 해선 안 된다) 조건이 있다. 따라서 중성자 수가 4의 배수로 끝나지 않는 철-58이나 니켈-62은 대량으로 생성되지 못하며 니켈-56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2형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면 밀도가 극히 높은 중심핵만이 중성자별로 남고 항성의 나머지 구성물질들은 우주로 되돌아가는데, 이 과정으로 날아간 니켈-56은 코발트-56을 거쳐 안정한 철-56으로 붕괴한다. 또한 핵자당 질량이 가장 작은 것은 철-56이다. 중성자는 양성자보다 0.14% 무겁고 니켈-62는 철-56보다 중성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철로는 핵융합과 핵분열 둘 다 흡열 반응을 하기 때문에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외부에서 공급받아야만 일어난다. 철보다 무거운 원소의 핵합성은 초신성 폭발이나 블랙홀의 강착원반 같이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만 가능하며 고속 중성자 포획(rp-과정), 중성자 포획(p-과정)을 통해 생성된다.
구리보다 흔하고 단단하지만 산화 서열(이온화 경향)은 높고, 녹는점도 약 1538℃ 정도로 높기 때문에 제련법이 좀 까다로워 구리보다 늦게 사용된 금속이다. 다만 제련기술이 발달한 현재는, 지각에 4번째로 많은 원소이며 강도, 가공성 등이 그런대로 괜찮아 온갖 도구를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산업용 금속 중에서 가장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비를 자랑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각종 신소재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무게 때문에 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항공우주사업을 제외하면, 1만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찾지 못한 것도 이 저렴한 가격과 튼튼함 때문이다.
다른 금속들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자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강자성체 금속으로도 유명하다. 애초에 강자성(強磁性)의 영어 표현은 ferromagnetism이다.
주의할 점은 이 문서에 작성된 철의 특징은 어디까지나 철 원소, 즉 순수한 Fe에 대한 서술이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철은 절대 다수가 개량된 합금이라는 점이다.
낮은 내식성
생산성에 비해 무식하게 높은 강도로 인류 문명을 사실상 이끌어 온 꿈의 금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반응성이 너무 뛰어난 탓에 부식에 약하다는 것이 산업용 재료로서는 가장 큰 단점이다. 약간의 물과 산소만 있어도 귀신같이 반응해 얄짤없이 몽땅 녹이 슬어 버리는데, 문제는 저 두 물질이 푸른 별 지구의 지표면에 그야말로 널렸다는 것. 이 때문에 훨씬 더 오래 전에 만들어진 청동검이나 은수저, 금관 등 구리와 은, 금으로 만들어진 유물들은 겉이 녹슬더라도 적어도 형체는 온전하게 보존되고, 천운에 가까운 확률이긴 하나 표면까지 보존된 유물이 발견되기도 하는 반면, 철로 만들어진 검과 갑옷 등의 유물들은 표면을 넘어 내부까지 녹슬어 형태가 완전히 변형되거나 파괴되어, 이게 뭔지 알아보기도 힘든 수준이 되고는 한다.
알루미늄은 철보다 이온화 경향이 더 크지만, 알루미늄 산화물은 철 산화물과 달리 치밀하고 규칙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알루미늄 표면에는 얇은 산화알루미늄 피막이 형성되어 내부에 있는 알루미늄이 더 이상 산화되는 것을 막아 준다. 반면에 철 산화물은 치밀하지도, 규칙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쉽게 부스러져 떨어져나가 지속적으로 표면 안쪽의 철 원자들이 노출되며 산화되는 것을 막지 못해 결국 철로 만들어진 물건들은 시간이 지나면 전부 부식되게 된다.
이 때문에 다른 금속과 합금을 해서 스테인리스 등의 내식성 합금을 만들거나, 아연, 크롬, 주석 등의 내식성이 더 큰 금속으로 도금을 해 함석, 양철 등으로 가공하거나, 희생금속을 사용해 보호하거나 페인트로 칠을 하거나, 공기 중에서 가열해서 표면을 미리 산화처리 해서 내부까지 산화가 진행되지 않게 코팅하는 등의 보호 처리를 한다.
특히 철은 산에 더욱 취약하여 염산, 황산, 질산, 불산 등의 산에 쉽게 녹아버린다.
물론 녹슨 철도 매우 중요하고 쓰임새가 매우 많다. 붉은 안료, 핫팩, 테르밋 등 산화철 혹은 산화철의 원리로 만들어지는 물건은 굉장히 많으며 애초에 철이 녹슬지 않으면 적혈구, 헤모글로빈도 무용지물이기에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숨을 쉴 수 없다!
낮은 내한성 (저온취성)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영하의 낮은 온도에도 상당히 취약하다. 철은 영하의 온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취성이 커져서 부서지기 쉽게 된다. -30°C까지는 버티지만, 이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는 얄쨜없이 약해진다. 철을 액체질소로 냉각 후 두드리면 유리마냥 산산조각날 정도다.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도 빙산에 부딪힌 탓도 있지만, 날씨가 매우 추워서 그로 인한 선박 강철의 강도 저하 및 취성 증가로 인해 발생한 점도 한몫했다. 미국은 전쟁(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리버티쉽급 화물선을 혹독한 추위로 인해 무려 12척이나 잃었다. 워낙 급조한 염가 선박이라 극저온의 바닷물에 저절로 두동강이 났다고. 군복무를 하면서 강원도 산간이나 철원 지역 같은 극한의 냉기를 맛보는 지역에서 겨울을 보냈다면 알겠지만, K2 소총의 철제 장전손잡이가 한겨울만 되면 거의 집중되다시피할 정도로 쉽게 부러진다. 애초부터 교체가 간단하도록 얇고 넓게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유독 여름보다 겨울에 훨씬 자주 부러지는 이유가 바로 철의 취성 때문.
알루미늄을 제외하면 일상에서 사용되는 금속과 비금속 대부분이 냉기에 약하긴 하지만, 철의 경우는 워낙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다보니 특히 부각되는 편이다. 이는 철의 결정 구조가 저온에 영향을 받아 결정 입자 간의 결합성이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철을 특별한 합금으로 만들면 추위에 견디는 성질이 훨씬 좋아진다. 특히 니켈, 코발트, 바나듐 같은 물질과 합금하여 내냉성 강철을 만들곤 한다. 물론 가격은 일반 강철보다 많이 비싸진다. 근년에는 이런 비싼 물질과 합금하지 않아도 강철을 "섬유상(fibrous)" 구조로 제작하여 -100°C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하는 연구가 일본에서 진행 중이다.
높은 내열성
녹는 점이 높은 덕에(1538°C) 이보다 어느 정도 낮은 온도에서는 끄떡없이 버틴다. 괜히 방화문에 철이 쓰이는 게 아닌 것. 용암을 철삽으로 퍼서 철양동이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로 철기 시대 진입이 청동기보다 늦어진 것이 이때문으로, 태울 연료가 고작해야 마른 장작이었던 수천년 전 인류에게 1500°C는 꿈도 못 꿀 영역이었다. 과량의 산소를 불어넣는 풀무의 발명 및 숯이나 석탄 등의 고열량 연료를 발견한 뒤에야 철을 보편적으로 제련할 수 있었다.
최초의 철기 문명이었던 히타이트에서는 풀무가 없었는데 그 대신 강력한 자연풍을 이용했다. 다만 히타이트 문명까지는 기존의 청동기 시대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철질 운석, 즉 운철을 가공하는 게 고작이었고, 다만 우연히 지리적 특성이 잘 맞아서 운철을 녹여서 만든 무쇠를 생산해낼 수 있었을 뿐이다.
사실 이런 특징 때문에 히타이트는 멸망 직전까지 수도를 이전할 수 없었다.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히타이트는 특별히 철기 생산 기술이 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바다 민족의 침략으로 망해서 여러 도시국가들로 쪼개진 뒤에는 청동기 시대와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기술이 싹 퇴보했다.
알루미늄과의 비교
아무래도 현대의 산업에서 철 다음으로 2번째로 저렴하고 많이 쓰이는 금속이 알루미늄이다보니 철과 알루미늄의 특성을 비교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같은 무게의 알루미늄은 철보다 6배 정도 비싸다.
같은 부피의 알루미늄은 철보다 3배 가볍다.
동일 부피 대비 강도는 철이 알루미늄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경도 역시 철이 더 높다. 그래서 철은 알루미늄보다 스크래치가 덜 난다.
대신 알루미늄은 가볍기 때문에 비강도가 좋다.
철은 강자성체라서 자석에 잘 붙는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상자성체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자력에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도성이 높아 쉽게 와전류를 생성해서 움직이는 자기장에는 철보다 쉽게 반응한다.
생산 난이도는 알루미늄이 더 높다. 광석에서 금속을 제련할 경우 철은 불을 이용한 건식 제련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알루미늄을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전기분해를 이용한 습식 제련이 필요하다. 즉, 보크사이트에서 알루미늄을 대량으로 제련해 낼 수 있게 된 것은 전기 문명이 발생한 근대 이후의 일이다. 그래서 알루미늄은 철보다 훨씬 더 늦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내식성은 알루미늄이 압도적이다. 사실 철보다 알루미늄이 산화가 더 잘 되지만, 철의 산화물은 피막을 형성하지 못하고 부스러져 떨어져 나가면서 결국 내부까지 부식되어 버리는 것과는 상대적으로, 알루미늄은 표면에 치밀하고 단단한[ 산화피막을 형성해 표면만 산화되고 내부는 더 이상 녹슬지 않는다. 그래서 철은 물이나 산소에 취약한 반면 알루미늄은 물이나 산소에 아주 강하다.
하지만 산에는 알루미늄이 더 취약하다. 물론 철도 염산, 질산, 황산 등의 강산에 취약하지만 알루미늄은 더더욱 취약하다.
강염기 역시 철이 훨씬 잘 견딘다. 철은 강산에는 취약해도 강염기에는 잘 견딘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강산은 물론 강염기에도 아주 취약하다. 그래서 수산화나트륨과 반응시킬 경우 철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반면, 알루미늄은 격렬하게 반응하여 녹아버린다.
염분에는 둘다 취약하나 철보다는 알루미늄이 더 염분에 취약한 편이다. 이는 염분에 포함되어있는 염화 이온이 금속의 산화물 피막을 파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은 원래부터 산화 피막을 거의 만들지 못해 염소 이온의 영향을 알루미늄에 비해 비교적 적게 받지만, 내식 특성을 산화 피막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알루미늄은 그 피막이 파괴되어 피막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고 결국 높은 이온화 경향으로 인해 부식이 철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염화 이온이 산화물 피막을 파괴한다는 특성에 대한 영향이 크고작은 것일 뿐이며, 종류에 관계없이 물에 녹아있는 이온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식이 가속화되는 것은 똑같다.
내냉성은 알루미늄이 우세하다. 철은 의외로 극저온에 취약해서 액체질소로 얼리면 쉽게 부서진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액체질소에도 잘 부서지지 않는다.
내열성은 철이 우세하다. 철은 1538°C라는 높은 녹는점 덕에 열에 강한 반면, 알루미늄은 녹는점이 660°C로 비교적 낮아 고열에 노출되면 쉽게 타거나 녹아내린다.
철은 수소에 취약하다. 철에 수소가 침투하면 갈갈이 찢어져버린다. 반대로 알루미늄은 수소에 대한 내성이 좋다.
알루미늄은 갈륨과 만나면 갈갈이 찢어져버린다. 하지만 철은 갈륨에 의해 침투파괴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알루미늄은 브로민과도 아주 격렬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철은 브로민과 심하게 반응은 하지 않는 편이다.
알루미늄은 수은에도 격렬히 반응한다. 하지만 철은 수은과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철은 금속치고는 열전도가 느린 편이다.
전기전도율 역시 알루미늄이 더 우세하다. 철은 무거운 데다가 금속치고는 전기전도율이 좋지 못해서(즉, 전기 저항이 큰 편이어서) 전선에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반면 알루미늄은 구리보다 높은 밀도대비 전기전도성을 가져서 송전탑의 전선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주의할 점은 위에 나온 내용은 모두 순철과 순수한 알루미늄에 대한 것이며, 철 합금 및 알루미늄 합금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두 금속 모두 합금으로 만들면 단점을 줄여주고 장점을 강화할 수 있어 연구 목적이 아닌 이상은 거의 항상 합금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철의 가격적인 장점과 내열성, 알루미늄의 중량적 장점만큼은 합금으로 만들더라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철과 그의 합금은 가성비나 높은 내열성 및 고강도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알루미늄 및 그의 합금은 경량화가 중요한 분야에서 주로 사용된다.
산업
철은 중공업을 비롯한 2, 3차 산업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금속인데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물질로, 반도체와 더불어서 "산업의 쌀"이라는 별명이 있다. 철은 전 세계 금속 생산량 중에서 무려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산업계에서 비중이 매우 커서 아예 산업계에서는 금속을 일단 철과 비철금속으로 분류한다. 산업 대분류의 금속업에서 중분류가 철광 및 철가공업과 비철금속업이고, 철 이외의 다른 금속 가공업은 싹 다 비철금속업으로 퉁쳐진다. 철 산업은 철광개발업, 철제련업, 주철업, 선철제조업, 철강업 등등 철XX업이라는 형태로 소분류만 80개가 넘는다. 이 때문에 철이 금속 자체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흔히 '철은 절대적 성능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가성비 때문에 많이 쓰인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데, 사실 절대적 성능의 측면에서도 철 및 그 합금들만큼 뛰어난 소재는 그리 많지 않다. 가령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티타늄에 환상을 가진 사람이 많지만, 티타늄의 장점은 강도 대비 가벼운 무게와 내식성이지 내구소재로서의 물리적 성능 측면에서는 최고급 티타늄 합금조차 웬만한 현대적 도검용 강철보다도 경도가 낮다. 철이 가성비 원툴의 소재라면 가격보다 품질과 성능을 중시하는 최신 나이프용 강재들이 죄다 철 합금일 리가 없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건축물은 철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철근 콘크리트 때문. 정말 우연히도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계수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현대 건축의 정수인 마천루가 가능하게 되었고, 화려한 도시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가히 신이 인류에게 내려준 기적.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물건들 중에서 철로 만들어진 것을 매우 쉽게 찾을 수 있다. 고층 건물의 골격, 자동차 차체, 선박, 철도, 대다수 컴퓨터의 본체 케이스 등, 수많은 사물들은 철을 주 성분으로 하는 합금인 강철로 만들어져 있다.
군사적인 용도에서 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곧 군사력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아주 중요한 금속 자원이다. 고대부터 무기는 물론 고급 갑옷과 일부 방패는 철과 강철로 만들어졌으며, 화기의 발달로 근접 무기와 금속 갑옷이 사장된 이후에도 총과 대포의 몸체는 철이 주성분인 주철과 강철로 만들어졌다. 온갖 신소재가 난무하는 현대에도 전차와 장갑차를 비롯한 군용 차량의 주 장갑과 포신, 보병 화기의 총열과 일부 방탄복의 방탄판은 물론, 해군 함선의 장갑과 그 밖의 자잘한 군수 물자들 또한 강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군사 분야에서의 철은 먼 고대부터 현대까지 변함 없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금속이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철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철은 사용하기 너무 유용하고 흔했기 때문에, 현대에는 철로 만든 물건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금속 원소와의 합금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비금속 원소인 탄소와 철로만 만들어진 단순한 합금인 탄소강도 원소의 함량 조절을 통해 탄소와 철만으로 온갖 용도로 사용한다.
철의 원광인 철광석(iron ore)은 포장하지 않은(bulk=컨테이너에 싣지 않는 원자재, 중간재 등을 통칭) 화물 중 해상물동량 1위의 화물이기도 하다. 대체로 케이프사이즈(Capesize) 내지는 파나막스(Panamax) 사이즈 벌크선이 수송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 호주, 남아공에서 선적, 철강 산업의 중심지인 한중일 3국에서 주로 하역한다. 중국은 매장량기준 세계 1위의 철 보유국이나, 자체 수요가 어마어마하여 순수입국이자 세계 1위의 철광석 수입국이기도 하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철광석 순수출국이었는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철강, 조선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순수입국 전환을 넘어 기존 세계 물동량 전체와 맞먹는, 연간 10억 톤에 달하는 신규 해상운송 수요가 발생하였다. 2000년대 중~후반의 해운 및 조선업 대호황은 이에 힘입은 것. STX 그룹이 이 호황을 잘 타서 급성장을 이룬 전형적인 케이스이지만 결국 결과는 무리한 투자에, 뒤이은 버블 붕괴로 인해 그룹이 해체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분명 철은 산업의 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금속이자 소재이지만, 공장에서는 산업의 주적으로 취급받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생산기계, 공작기계의 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로 인해 자연히 기계를 구성하는 물질의 미세 분말이 발생하게 되고, 그 분말이 생산품에 섞여들어가면 당연히 불량품이 제작되게 된다. 설비의 절대다수가 저렴하면서도 튼튼한 강철로 제작되는 만큼 대다수 금속성 이물의 성분 또한 '철가루'이다. 한때 유행했던 건기식인 새싹보리 분말에서 철가루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종류
순철: 말 그대로 순수한 철. (Armco) (탄소함량 0.035%미만)
연철: =시우쇠, 강철보다 탄소를 더 적게 첨가하면 연철이 된다. (Wrought Iron) (탄소함량 0.05%초과, 0.25%미만)
강철: 순철에 약간의 탄소를 첨가하여 경도를 높인 것. (Steel) (탄소함량 0.05%초과 2.0%미만)
탄소강
합금강
스테인리스강
주철: =선철, =무쇠, 강철보다 탄소를 더 많이 첨가하면 주철이 된다. 흔히 무쇠라고 부르는 그것. (Pig iron) (탄소함량 2.0%초과)
생물
철분은 인간을 포함한 많은 수의 생물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질 중 하나다. 그 이유는 피를 만들고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이 철분이기 때문. 과장하자면 동물의 피 자체가 녹슨 쇳물인 셈. 때문에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을 앓기 쉬운데, 이는 월경 등으로 인한 출혈로 철분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도 철분이 부족하면 위험하다. 특히 임산부는 보통 중기(4~5개월)부터 태아와 산모가 필요로 하는 혈액량이 늘어나고, 출산 중 출혈이 많아지면 수혈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으므로 철분을 필히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보통 고기, 간, 달걀 노른자, 곡류, 해산물, 과채류, 녹황색 채소 등에 많이 들어있다. 주된 섭취경로는 식품이며, 철분이 첨가된 알약이나 액상 철분제, 수액과 혼합된 정맥주사로도 체내에 투여할 수 있다. 일시에 많은 양의 철분이 체내에 유입되면 소변이 검붉은 색으로 변한다. 다행히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곧바로 되돌아온다. 또한 변의 색이 검푸르고 칙칙한 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약으로 철분제를 섭취할 경우 흔한 부작용이 바로 변비. 임산부들이 변비로 고생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알약 철분이 맞지 않으면 액상 철분으로 바꿔본다. 또한 야채와 사과, 참외 등 배변에 효과가 있는 과일을 적정량 같이 먹어주면 좋고 유산균이나 푸룬주스도 효과가 있다. 단 인위적으로 소르비톨 성분을 첨가해 제조하는 푸룬주스도 있는데 이런 것을 먹으면서 다른 배변유도 식품을 같이 먹으면 폭풍설사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임산부라면 주스의 당지수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
만약 혈중 철분 농도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급성 철 중독증에 걸릴 수 있다. 보통 철 섭취 48시간 후에 발생하며 쇼크, 대사 산증, 혼수상태, 경련, 요세관 괴사, 간 독성으로 인한 황달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관련 기사
일부 식품(철분 강화 시리얼 등)에 들어있는 철분은 그냥 대놓고 철가루를 넣었다. 이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안전한 철가루다. 실제로 육고기가 귀하고 소득이 낮으며 육류 보관기술이 떨어져 염장한 젓갈을 많이 먹는 캄보디아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철분결핍증에 시달리고 있어서, 캄보디아에서는 음식 만들때 철덩어리를 넣어 끓여서 철분을 보충하기도 했다. 이것은 2020년 현재진행형이기도 해서 행운의 철 물고기라는 것을 이용한다고도 한다. 이것은 실제로 안전한 철분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ADHD를 촉진시킬 수 있다. 철분 결핍이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기능이상을 일으켜 ADHD라는 생태적 병리를 촉진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혈중 철분을 측정한 결과, 정상 그룹에서는 10%만이 혈중 철분 수치가 비정상인 반면 ADHD 그룹 중 무려 84%가 혈중 철분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또한, 혈중 철분 결핍이 아주 심한 어린이들 중 ADHD 그룹에 속한 비율은 32%, 정상 그룹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 연구결과 어린이들의 혈중 철분 수치가 낮을수록 ADHD 증세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발표했다. 소아신경학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ADHD에 걸린 철분 결핍증 어린이들이 철분 보충제를 복용했을 때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철분은 도파민 전구체인 레보도파가 도파민으로 변화시키는 효소 생성을 돕는데 철분이 부족한 경우 체내 도파민 생성에 영향을 미쳐 철분이 부족한 ADHD 환자에게는 철분 보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재밌는 실험이 있다. 크고 넓은 통에 물을 어느 정도 채우고 위에 시리얼을 뿌린다. 그 다음 자석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 시리얼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철이 씨리얼에 들어있음을 알 수 있는 생활 속 실험.
(실제로 스펀지에서 이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일반적인 막대자석 정도로는 거의 움직이지 않으니 네오디뮴 자석 등 매우 강한 자석을 써야 잘 관찰할 수 있다.
체내에 철분이 장시간 과다하게 축적되면 동맥경화 등을 유발한다. 철을 이용한 주조 작업환경은 발암요인으로 IARC(국제 암 연구소)가 분류하고 있어서 오해하기 쉬우나, 철 자체는 IARC의 발암물질이 아니다."Iron and Steel Founding"을 주목 # 비슷한 사례로는 신발 제조/수리(Boot and shoe manufacture and repair), 가구/캐비닛 제조(Furniture and cabinet making)가 있다. 참조. 당연히 신발은 발암물질이 아니다. 작업환경이 위험한 것이지. 그 외에도 철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그 골치 아픈 변비를 유발한다.
철은 식물에게도 필요한데 엽록소는 헤모글로빈과 거의 비슷한 포르피린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의 합성에는 철 이온이 필요하다. 엽록소 자체는 철 원자 대신 마그네슘 원자가 들어 있지만 이의 합성과정에서는 철이 역할을 하므로 철이 부족하면 엽록소가 생성되지 못하게 된다. 또 질소화합물의 이용에도 철이 필요하다. 흙에는 철이 풍부하므로 육상식물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바다물 속에는 철 성분이 산화철로 침전되어 버려 바닷물에 녹은 철 성분이 부족하다. 시원대 고대의 바다에는 철이 풍부했지만 산소가 많아지며 산화철이 되어 가라앉아 지층에 묻혀버렸다. 그래서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장을 제한하는 제한요소가 바로 바닷물의 철 함유량이다.
세계의 바다의 프랑크톤 등 바이오매스의 분포를 보면 대부분의 바다생물은 육지 부근 연안바다와 대륙붕에 집중해있다. 육지에서 먼 원양에는 프랑크톤이나 물고기 등 어족자원이 거의 없어 "대양은 사막(Ocean is Desert)" 이라는 말도 있다. 엽록소 밀도 이렇게 육지에서 먼 대양이 광합성등 생명활동이 적은 사막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철 원소의 부족이고 그다음이 인(燐)원소의 부족이다. 육지에서 가까운 연안바다에는 흙에서 녹은 철이 강물을 통해 유입되기도 하고 또 육지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미세먼지 등에 철이 풍부하여 식물성 플랑크톤 등이 잘 자랄 수 있다. 사막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양과 바다생물의 번식과 관련이 깊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철 화합물을 원양바다에 대량으로 비료로 시비하여 플랑크톤을 대량으로 번시키는 인공적인 적조를 일으키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즉 바다생태계도 철만 추가로 공급되면 바이오매스를 크게 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철비료 시비를 통해 바다의 광합성을 늘려서 지구 온난화를 지연시키자거나 대양을 연안양식장처럼 어족자원 양식장으로 만들자는 주장도 있다.
원래 원시지구의 바다에는 비교적 물에 잘 녹는 철화합물이 풍부했지만 37억 년전 경 남세균류가 지구 바다에 등장하며 광합성을 시작하고 그 부산물로 산소를 배출하자 바다에 녹아있던 철이 산소와 반응해 물에 잘 녹지않는 산화철이 되어 25억 년전~ 23억년전 경에 해저로 가라앉아서 대규모 산화철 지층(縞狀鐵鑛層, Banded Iron Formation)을 이루어서 바닷물 속의 철 성분이 고갈되어 현재는 철의 농도가 낮은 것이다.
화합물
황화철로 이루어진 황철석(pyrite)은 바보의 황금 (fool's gold)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데, 황철석이 금과 매우 비슷한 색깔과 광택을 내기 때문. 하지만, 몇몇 황철광은 실제로 금을 함유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철을 제련하는 원석으로 쓰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황을 분리하여 이산화황, 황산 등의 제조에 쓰인다. 옛날에는 몰라도 지금은 황산이 화학공학, 산업적으로 매우 유용한 물질이기 때문.
산화철은 대표적으로 흔히 "녹" 이라고 부르는 붉은색 Fe2O3와 자철석의 주성분인 검은색 Fe3O4, 그리고 FeO 가 있다. 전자는 구조가 치밀하고 규칙적이지 않아 쉽게 부스러지고 강도가 떨어져 철제 건물이나 물건을 만드는 데 있어선 크나큰 골칫거리다. 물과 공기(정확히는 산소)와의 접촉을 방지해야 철에 녹이 스는 걸 피할 수 있는데, 보통 겉에 도료나 방청유를 바르거나 도금을 해서 철을 밀폐시키는 방법을 쓴다.
그 외에도 여러 철의 산화 대책이 있는데, 대표적인 대책으로는 알루미늄 피막과 같은 규칙적인 산화철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자철석의 주성분인 검은색 Fe3O4는 대부분 고온에 의해서 생성되며, 일반적인 녹과 달리 알루미늄 산화물과 비슷하게 비교적 치밀하고 규칙적으로 생성되는 산화물이라 쉽게 부스러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알루미늄 피막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서,내부의 철이 녹스는 것을 막아준다. 일부 철제 기구에 검은 녹을 입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철의 표면에 이 특수한 산화철 피막을 형성시키는 위해서는 고온에 노출 시키는 등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한데, 이런 공정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스팀처리이다. 스팀처리, 또는 블루잉(Bluing)은 약 550℃의 고온 증기를 철에 분사히면, 수증기가 표면의 철을 Fe3O4로 산화시키면서 표면이 검은색의 산화막으로 둘러싸이게 되는 공정을 말한다. Fe3O4는 매우 견고하고, 철 표면에서 잘 떨어지지 않으면서, 치밀해서 내부에 산화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뛰어난 방청 효과를 가진다. 견고하다는 특징 때문에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기어, 쇼크 업소버의 밸브, 그 외 각종 기계부품에서 사용된다. 특별히 도색을 하지 않았음에도 검은색을 띄는 총포류들(K2 소총 등) 또한 이 처리를 한 것이다. 최근에는 조선낫이나 호미 등의 농기구를 대장간에서 만들 때도 내구성을 위해 스팀처리를 해서 짙은 검은색을 띄는 경우가 있다.
산화철은 건축 등의 분야에선 골칫거리이지만, 안료로는 무척이나 유용하다. 흑/적/황색 산화철을 적절히 배합해 안료를 만드는데, 이는 아주 오래된 방식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오래된 예가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벽화다. 오늘날에는 주로 콘크리트의 색을 넣기 위해 쓰거나, 지폐의 그림을 찍어내는데 쓴다. 값싸면서도 인체에 별다른 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겨울철에 흔히 쓰이는 핫팩도 철이 녹스는 것을 이용한 물품이다. 철이 산화되면서 녹이 스는 것도 화학 반응이기 때문에 약간의 열이 생기는데, 핫팩에서는 철 가루와 촉매를 넣고 흔들어서 산화 반응을 단기간에 빨리 일으켜서 열이 발생하게 하는 것이다.
테르밋 용접에도 산화철이 산화제로 쓰여 맹렬하게 연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