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어간, 어말어미, 선어말어미, 용언, 서술격조사
【1절】문법의 주요 요소
[2]용언과 서술격조사
1. 용언(用言)의 활용
문장의 주체를 서술하는 기능을 가진 동사와 형용사를 통틀어 용언이라고 한다. 용언은 체언(體言)에 대립되고 어간(語幹)과 어미로 되어 있다. 문장 안에서의 쓰임에 따라 본용언과 보조용언으로 나눈다. 풀이씨, 활어(活語)라고도 한다. ▷본용언(本用言):문장의 주체를 주되게 서술하면서 보조용언의 도움을 받는 용언. '나는 사과를 먹어 버렸다', '그는 잠을 자고 싶다'에서 '먹다', '자다' 따위이다. ▷보조용언(補助用言):본용언과 연결되어 그것의 뜻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 보조동사, 보조형용사가 있다. '가지고 싶다'의 '싶다','가게 되다'의 '되다' 따위이다. 도움풀이씨라고도 한다.
용언은 서술어 구실을 하면서 평서형, 명령형 등 서법(敍法)에 따라 문장을 종결하기도 하고 시간을 표시하거나 높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문법적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어미'이고 이 어미가 교체, 첨가돼 문법 관계를 나타낸다. 이러한 현상을 용언의 활용이라고 하는데, 활용할 때 변하지 않으면서 실질적 의미를 나타내는 고정부를 '어간'이라고 하고 교체, 첨가되는 변화부를 '어미'라고 한다. 어미에는 단어의 끝에서 단어를 완결하는 '어말어미'와 어말어미 앞에서 높임, 시간, 공손의 뜻을 첨가하는 '선어말어미'가 있다.
▷체언(體言):문장의 몸체가 되는 자리에 쓰이는 명사, 대명사, 수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 몸말, 임자씨라고도 한다. 체언은 조사(助詞:토씨)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문장 성분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활용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어미(語尾, ending):어간 뒤에 놓이는 굴절 접사. 용언 및 서술격조사가 활용하여 변하는 부분. 어형 변화를 갖는 단어는 그 단어의 개념을 나타내는 어간과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는 어미로 구성된다. 고정된 어간이 문법적 기능에 따라 어미를 달리 가지는 것을 굴절 또는 어미변화(=활용)라고 한다. 굴절은 체언이 어미변화하는 곡용과 용언이 어미변화하는 활용으로 나누어지므로 이에 따라 어미도 곡용 어미와 활용어미로 나누어진다. 곡용 어미는 격과 같은 체언의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는 어미이고, 활용어미는 시제, 서법과 같은 용언의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는 어미이다. 교착어인 한국어에서는 하나의 용언 어간에 여러 개의 활용어미가 첨가될 수 있다. '하-시-었-다'의 예에서 하나의 어간 '하-'에 '-시-, -었-, -다'의 세 어미가 첨가된 것이 그 예다. '-다'처럼 단어의 끝에 놓이는 어미를 어말어미(語末語尾)라 하고, '-시-'나 '-었-'처럼 어말어미 앞에 놓이는 어미를 선어말어미(先語末語尾)라고 한다.
▷어간(語幹, stem):활용어가 활용할 때에 변하지 않는 부분. '보다', '보니', '보고'에서 '보-'와 '먹다', '먹니', '먹고'에서 '먹-' 따위이다. 줄기라고도 한다. 한 단어의 어형변화표(paradigm)에서 굴절어미를 제외하고 남은 고정된 요소가 곧 어간이다. 예를 들어 동사 ‘잡다’의 어형변화표 '잡-다, 잡-느냐, 잡-아라, 잡-자, 잡-는구나…'에서 어미 '-다, -느냐, -아라, -자, -는구나…'를 제외하고 남은 고정된 요소 '잡-'이 이 동사의 어간이다. 굴절은 체언이 어미 변화하는 곡용과 용언이 어미변화하는 활용으로 나누어지므로, 이에 따라 이론상으로는 어간도 곡용어간과 활용어간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한국어문법, 특히 학교문법을 포함하여 제2유형의 체계를 가지는 문법에서는 체언의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는 요소를 어미가 아닌 단어로 보아 곡용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체계를 갖는 문법에서는 곡용어간이라는 말 대신 그냥 체언이라고 부르며, 어간이라고 할 때는 대체로 활용어간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어간과 유사한 것에는 어근(語根)이 있는데 어간은 굴절의 한 요소이지만 어근은 파생의 한 요소다. 가령 동사 '잡히다'의 어간 '잡히-'는 '잡-'에 파생접사 '-히-'가 붙어 형성된 것인데, 이때의 '잡-'은 어근이라고 한다. 따라서 어간은 동사 '잡다'의 '잡-'처럼 어근 그 자체일 수도 있고, 동사 '잡히다'의 '잡히-'처럼 어근에 파생접사가 붙어서 된 것일 수도 있다.
▷어말어미(語末語尾): 활용 어미에 있어서 맨 뒤에 오는 어미. 선어말어미와 대립되는 용어로서 보통은 어미라고 불리며, 종결 어미·연결 어미·전성 어미 따위로 나뉜다. 맺음끝, 맺음씨끝이라고도 한다. 어말어미에는 문장을 종결짓는 '-다, -느냐, -어라, -자, -구나' 등의 종결어미,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고, -며, -면서…' 등의 연결어미, 그리고 한 문장을 보다 큰 문장의 한 성분이 되게 하는 '-음, -기:-은, -을:-게, -듯이' 등의 전성어미가 있다.
▷선어말어미(先語末語尾): 어말어미 앞에 나타나는 어미. '-시-', '-옵-' 따위와 같이 높임법에 관한 것과 '-았-', '-는-', '-더-', '-겠-' 따위와 같이 시상(時相)에 관한 것이 있다. 선어말어미에는 주체높임법 어미 '-시-', 시제 어미 '-는, -었-, -겠-', 공손법 어미 '-옵-', 서법 어미 '-느-, -더-, -리-', 상대높임법 어미 '-습-', 강조법 어미 '-니-, -것-' 등이 있다. 비어말 어미, 안맺음씨끝이라고도 한다.
한편 용언이 활용될 때 어간이나 어미의 본디 형태가 변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수의적일 때 '불규칙활용'이라고 한다.
▷불규칙활용(不規則活用):용언이 활용할 때 어간 또는 어미의 모습이 달라지는 일. '돕다'가 '도와'로, '오다'가 '오너라'로 되는 것 따위이다. 벗어난끝바꿈, 변격 활용,변칙 활용이라고도 한다.
2.서술격조사의 활용
서술격조사(敍述格助詞)는 문장 속에서 체언이나 체언 구실을 하는 말 뒤에 붙어 서술어 자격을 가지게 하는 격조사다. 서술격조사에는 '이다'가 있는데, '이고', '이니', '이면', '이지' 따위로 활용하며 모음 아래에서는 어간 '이'가 생략되기도 한다. 즉, 서술격조사 '-이다'는 체언에 붙어 서술어가 되게 하는 단어로서 용언과 쓰임새가 같다. 따라서 용언처럼 활용한다. 어간 '이' 뒤에 어미가 교체․첨가된다. ※격조사에는 ①주격조사(이, 께서, 가, 에서) ②서술격조사(이다) ③목적격조사(을, 를) ④보격조사('되다, 아니다' 앞의 체언에 붙는 이, 가) ⑤관형격조사(의) ⑥호격조사(야, 아, 여) ⑦부사격조사(에게, 으로, 로써, 에게서, 처럼) 등이 있다.
3. 어미의 종류
(1)어말어미
①종결어미(終結語尾):문장의 서술어 끝에 붙어 문장을 끝마치는 어미. 동사에는 평서형, 감탄형, 의문형, 명령형, 청유형이 있고 형용사에는 평서형, 감탄형, 의문형이 있다. 끝씨, 맺씨, 맺음끝, 종지사(終止詞)라고도 한다.
㉠평서형(平敍形):용언 및 서술격조사 '이다'의 활용형의 하나. '-다', '-오' 따위의 예사로운 종결어미가 붙어, 있는 사실을 그대로 진술하는 문장 형태이다. 베풂꼴, 서술형이라고도 한다. '-(는/ㄴ)', '-(스)ㅂ니다', '-어' 등등이 있다. <보기>철수가 통닭을 먹는다. 철수가 통닭을 먹습니다. 철수가 통닭을 먹어.
㉡의문형(疑問形): 용언 및 서술격조사 '이다'의 활용형의 하나.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느냐', '-ㄴ가' 따위가 붙은 꼴이다. 물음꼴이라고도 한다. '-(느)냐', '-는가', '-는지', '-(스)ㅂ니까' 등등이 있다. <보기>철수가 통닭을 먹느냐? 철수가 노래를 부릅니까? 철수가 통닭을 먹는가? 철수는 지금 어디에 사는지?
㉢명령형(命令形): 명령이나 요구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나 보조 동사의 활용형(活用形).'다녀와라', '다녀오게', '다녀오오', '다녀옵시오'의 '-아라(어라)', '-게', '-오', '-ㅂ시오' 따위가 있다. 명령꼴, 시킴꼴이라고도 한다. <보기>철수야, 사과를 먹어라. 김 군, 사과를 먹게. 책을 읽으십시오.
㉣청유형(請誘形):동사의 활용형의 하나. 화자가 청자에게 같이 행동할 것을 요청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자', '-자꾸나', '-세', '-읍시다' 따위가 붙는 꼴이다. 이끎꼴이라고도 한다. <보기>철수야, 사과를 먹자. 김 군, 사과를 먹세. 자, 사과를 먹읍시다.
㉤감탄형(感歎形): 감탄의 뜻을 나타내는 용언 및 서술격조사 '이다'의 활용형. '-구나', '-도다' 따위가 있다. 느낌꼴이라고도 한다. <보기>표정이 참 밝구나! 사과가 참 맛있어!
②연결어미(連結語尾):어간에 붙어 다음 말에 연결하는 구실을 하는 어미. '-게', '-고', '-(으)며', '-(으)면', '-(으)니', '-아/어', '-지' 따위가 있다. 연결형, 이음꼴, 이음끝, 접속형(接續形)이라고도 한다. 대등적 연결어미, 종속적연결어미, 보조적 연결어미가 있다.
㉠대등적 연결어미(對等的連結語尾): 의미적으로 대등한 두 절(節)을 이어 주는 연결어미. '-고', '-(으)며', '-(으)나', '-지만' 따위가 있다. <보기>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바람이 불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종속적 연결어미(從屬的連結語尾):앞의 문장을 뒤의 문장에 종속적으로 이어 주는 어말어미. '봄이 오면 꽃이 핀다'에서 '-면', '겨울이 되니 날씨가 춥다'에서 '-니' 따위이다. '-아(어)서', '-면', '-려고', '-(으)므로' 등등이 있다. <보기>바람이 불어서 지붕이 날아갔다. 바람이 불면 날씨가 추어진다.
㉢보조적 연결어미(補助的連結語尾):본용언에 보조용언을 연결하는 어말어미. 대등, 종속, 보조적 연결어미로 나뉘는데 예전에는 부사형 어미로 분류되었다. '-아/어', '-게', '-지', '-고' 따위를 이른다. <보기>철수가 책을 읽어 보았다. 철수에게 책을 읽게 하였다.
③전성어미(轉成語尾):용언의 어간에 붙어 다른 품사의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어미. 명사 전성어미, 관형사 전성어미와 부사 전성어미로 나뉘며, '-기', '-(으)ㅁ', '-ㄴ', '-ㄹ', '-아/어', '-게', '-지', '-고' 따위가 있다. 용언 본디의 서술 기능을 유지하면서 관형사, 명사, 부사의 성격을 띠게 하는 어미.
㉠관형사형 전성어미: '-(으)ㄴ', '-는', '-던', '-ㄹ', '-를' 등이 있다. <보기>청소를 끝낸 학급은 집에 가도 좋다. 도서관은 책 읽는 사람들로 붐볐다.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
㉡명사형 전성어미:'-(으)ㅁ', '-기' 등이 있다. <보기>나는 철수의 성격이 원만함을 알았다. 철수는 학교에 가기를 싫어한다.
㉢부사형 전성어미: '-게', '-도록' 등이 있다. <보기>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거름을 주었다.
(2)선어말어미
①시제(時制, tense):어떤 사건이나 사실이 일어난 시간 선상의 위치를 표시하는 문법 범주. 과거, 현재, 미래가 있으며 발화시를 기준으로 한 절대 시제와 사건시를 기준으로 한 상대 시제가 있다. 때매김, 시칭(時稱)이라고도 한다.
㉠현재: '-는(ㄴ)-' <보기>철수가 지금 밥을 먹는다.
㉡과거: '-았(었)-' <보기>철수가 어제 책을 읽었다.
㉢과거 회상: '-더-' <보기>철수가 어제 책을 읽더라.
㉣미래(추측): '-겠-', '-리-' <보기>나는 내일 사과나무를 심겠다. 철수는 지금쯤 책을 다 읽었겠다.(추측) 철수는 그 책을 읽으리라.
②주체 높임: '-(으)시-' <보기>아버지가 책을 읽으신다.
③공손: '-옵-' <보기>제가 거기에 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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