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실존 대 본질, 實存主義, existentialism,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알베르 카뮈, 시몬 드 보부아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장 폴 사르트르
실존주의, 실존 대 본질,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l'existence précède l'essence)는 실존주의를 표현하는 기본 구호와 같다. 프랑스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가 1945년 강연 《실존주의는 인문주의일까》 에서 최초로 이 개념을 말했다. 이 개념은 '사물의 본질, 즉 본성이 존재 그 자체보다 더 근본적이고 불변적이라는 기존의 관점을 뒤집었다. 실존, 즉 존재가 먼저이고 존재가 등장하기 전에는 본질은 없다고 본다.
예를 들면, 인간성이라는 것은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그 존재는 처음에는 무엇도 의미하는 것은 아닌, 즉, 존재, 본질의 가치 및 의미는 당초에는 없고, 후에 만들어졌던 것이라고 이 생각에서는 주장된다.
이와 같이, 이 생각은 크리스트교 등의, 사회에서의 인간에게는 본질 (영혼)이 있어 태어난 의미를 가진다는 고대부터의 종교적인 신념을 정면으로부터 부정하는 것으로, 무신론의 개념의 하나가 되어 있다.
실존주의(實存主義, existentialism)는 20세기의 철학 및 문학 사조(思潮)이다. 1940년대와 1950년대 프랑스와 독일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쇠렌 키르케고르와 프리드리히 니체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보통 학자들은 마르틴 하이데거를 최초의 실존주의 철학자라고 본다.이후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은 많은 프랑스 철학자들이 프랑스에서 실존주의의 꽃을 피웠다. 장폴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알베르 카뮈, 시몬 드 보부아르 등이 그들이다. 독일에서는 유신론적 실존주의자 카를 야스퍼스가 있다.
실존주의는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선택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는 인간의 존재 방식을 말한다. 인간은 태어난 이상 자신의 삶을 자신이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선택에 대한 불안감에 압도되면서도 그 선택의 자유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데카르트와 칸트로 대변되는 그 전까지의 과학적 근대철학이 인식론적 관점에서 세계를 단지 객관적으로 관찰하는데 그쳤다면, 실존주의는 '우리는 세계 밖의 전지적 관찰자가 아니라 세계 속에 있으면서 세계를 실제로 겪고 그걸로 고민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구체적인 삶의 느낌과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 철학의 진정한 첫번째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의 답은 '자신의 선택', 곧 자유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실존주의는 미래의 대안들을 현재에 미리 구성해보고 그중에서 자신에게 끌리는 바를 스스로 '선택'해야만 그런 선택이 삶에 의미를 줄 수 있다고 강조하기 때문에, 그 특성상 '추상적인 것'보다는 '구체적인 것'을, '보편적인 것'보다는 '개별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단지 언어에만' 사로잡혀있는 다른 철학들의 무미건조함과는 다르게, 실존주의 철학은 자신의 삶에서 드러나는 사례들을 통해서 실제의 삶에 대한 고뇌를 되도록 상세하게 기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그게 강한 매력이었다. 하지만 개인의 특수성을 모두 인정하는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굳이 '논증을 할 필요가 없는 철학'으로 귀결되기 마련이었고 그래서 실존주의 철학은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메리 워낙은 지적한다.
결국 한때 프랑스철학을 대표했던 실존주의는 '문화와 언어는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은 그 고정된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구조주의 철학에 의해서 점차 대체된다. 더 이후에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의 경우에는 '일원화된 체계와 고정된 구조를 부정하며 다원적인 가치를 긍정'하면서 구조의 상대성과 역사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실존주의와 연결되는 맥락이 있긴 하다. 다만 실존주의는 개인의 선택에 의한 자유와 미래가능성을 강조하는 반면에, 포스트모더니즘은 사회문화적 구조의 해체나 재조정을 통해 자유의 증진과 가능성을 살펴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역사
실존주의의 확실한 근원은 역사적으로 불분명한데, 키르케고르, 니체 등을 일찍히 분석한 하이데거에 의해 실존주의적 주제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고, 1, 2차 세계 대전을 겪었던 전후 프랑스 문학가들이 각각의 작품에서 이를 논의함으로써, 사회적 움직임을 불러일으킨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정신적 조류는 1920년대 말, 장 발(Jean Wahl)과 가브리엘 마르셀(Gabriel Marcel)에 의해 처음 '실존주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920대 초중반부터 하이데거는 강의를 통해 실존주의의 주요 개념들을 구체화시키고 있었다. 그의 강의는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의를 듣고 영향을 받았다. 1927년 비로소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 출간되자 유럽 철학계 모두는 이 철학자를 주목했다. 그의 작품은 수십번 읽혀지고 연구되면서 한순간에 이 개념들은 철학계의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29년 프랑스에서 키르케고르의 새로운 번역본이 출간되었는데, 이런 맥락에서 장 발은 실존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실존, 그것이 뜻하는 것은 이렇다. 선택하기, 열정적이기, 생성되기, 개별적이고 주체적이 되기, 자기 자신을 무한히 염려하기, 스스로를 죄인으로 알기, 신 앞에 서기." 비록 신을 믿었던 키르케고르의 사상에서 추려낸 개념이었지만, 이러한 '실존' 개념은 당시 1930년대 프랑스의 지성인 사이에 두 가지 신선한 충격을 가져왔다.
첫째, 인간의 삶은 합리적인 근거로 살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신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한하며 파편화된 존재이다. 그는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가능성들 사이에 내던져져 있으므로, 실수도 하고 죄를 지을 수도 있는 존재이다. 둘째, 개개 인간에게 주어진 것들은 우연히 주어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부모와 환경, 키와 외모 등을 자기 뜻대로 선택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은 인간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미 언제나 주어져 있으며, 인간은 무언가를 스스로 시작할 수 있기 전에 이미 그런 것들과 함께 시작된다. 이러한 실존의 개념은 '자유의 이념'을 함축한다. 실존을 기독교적으로 이해할 때, 자유란 신과 절대자에 반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뜻한다. 실존을 비기독교적으로 이해할 때, 자유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곳 한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한 달 뒤인 1945년 10월 29일,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인가』라는 책의 근간이 된 강연을 했다. 그는 이 강연으로 하룻밤 사이에 유럽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살 데 상트로(Salle des Centraux, 중앙홀)'에서 개최된 이 강연에는 실존주의의 회칙이 선포될 것이란 기대감을 품은 수많은 인파가 쇄도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드잡이도 심심찮게 일어났으며, 매표소는 장사진을 이뤘고, 의자들이 남아나지 않았다. 사르트르가 청중을 헤치고 연단에 오르기까지 15분이나 걸렸다. 열기와 흥분과 청중으로 가득찬 강당에서 사르트르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입을 열어 한 문장 한 문장을 이어 갔으며, 청중은 그의 표현이 타당하고 궁극적이란 인상을 금할 수 없었다. 서로 포개어져 옴짝달싹 못하고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청중은 지금 듣는 문장들이 장차 부단히 인용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감할 수 있었다. 그 날 이후로 사르트르와 실존주의를 언급하거나 인용하지 않고 지나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이는 비단 프랑스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었다. 실존주의에 관한 최초의 입문서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인가』는 유럽 각지로 번역되어 널리 읽혔다.
사르트르가 여기서 말하는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답변은 이렇다. "참여적이 되라, 인류를 함께 끌어들여라, 너 자신의 힘만으로 늘 새로이 스스로를 창조하라." 사르트르의 인상적인 표현은 파괴된 유럽 사회에서 큰 반향을 얻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그의 말은, 폐허 속에서 서로를 재발견한 사람들의 절실한 감정에 충분히 와 닿는 표현이었던 것이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우리 문명에 확고히 장착되어 있어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휴머니즘적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가치는 우리가 그때그때 결단의 상황에서 매번 새롭게 고안하고 실현시킬 때만 존재한다. 실존주의는 이런 자유와 그에 결부된 책임 앞에 우리를 세운다. 따라서 실존주의는 현실도피나 비관주의, 정적주의, 에고이즘, 혹은 절망의 철학이 아니다. 실존주의는 참여의 철학이다. 사르트르는 곧 유럽 전체를 사로잡을 간명한 표현들을 동원한다. "실존주의가 인간에게 말하는 것은 오직 행동에만 희망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에게 삶을 허용하는 유일한 것은 행위라는 사실이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참여하고, 그렇게 해서 자신의 얼굴을 그리며, 이 얼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한마디 변명도 듣지 못한 채 세상에 버려졌다. 인간은 자유라는 형을 선고받았다고 내가 말할 때 뜻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주요 인물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프리드리히 니체
시몬 드 보부아르
앙드레 말로
모리스 메를로퐁티
카를 야스퍼스
쇠렌 키르케고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를 융
가브리엘 마르셀
프란츠 카프카
하이데거
김병준
주요 작품
구토 (사르트르)
인간이 사물의 본질에 직면했을 때의 불안과 실존의식을 묘사했다. 사르트르 사상의 출발점이다.
존재와 무 (사르트르)
벽 (사르트르)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어떻게 유지해나가야 하는지를 다루는 소설이다.
이방인 (카뮈)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 허무한 본질을 버리고 자기 자신(실존)의 상태로 남아 새로운 본질을 설립해 실존주의를 나타낸 소설이다. 카뮈는 세상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소설과 세계를 연결했다.
페스트 (카뮈)
변신 (카프카)
현대인의 부조리한 자의식을 그린 소설이다.
주요 인용문
“ 신은 죽었다 ”
— 니체
“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허용되리라. 이것이야말로 실존주의의 출발점이다. ”
— 사르트르
“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제공해주었던 신이 사라진 세계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무한의 자유이며, 이 허무의 바다에서 인간을 구출하는 것은 그의 결단이고 사회참여다. ”
— 사르트르
“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 사르트르
“ 인간의 가슴속에서 울려 퍼지는 미칠 듯한 명징에의 요구와 이 불합리한 세계의 충돌, 이것이 바로 부조리다. ”
— 카뮈
Existentialism
As an intellectual movement that exploded on the scene in mid-twentieth-century France, “existentialism” is often viewed as a historically situated event that emerged against the backdrop of the Second World War, the Nazi death camps, and the atomic bombings of Hiroshima and Nagasaki, all of which created the circumstances for what has been called “the existentialist moment” (Baert 2015), where an entire generation was forced to confront the human condition and the anxiety-provoking givens of death, freedom, and meaninglessness. Although the most popular voices of this movement were French, most notably Jean-Paul Sartre and Simone de Beauvoir, as well as compatriots such as Albert Camus, Gabriel Marcel, and Maurice Merleau-Ponty, the conceptual groundwork of the movement was laid much earlier in the nineteenth century by pioneers like Søren Kierkegaard and Friedrich Nietzsche and twentieth-century German philosophers like Edmund Husserl, Martin Heidegger, and Karl Jaspers as well as prominent Spanish intellectuals José Ortega y Gasset and Miguel de Unamuno. The core ideas have also been illuminated in key literary works. Beyond the plays, short stories, and novels by French luminaries like Sartre, Beauvoir, and Camus, there were Parisian writers such as Jean Genet and André Gide, the Russian novelists Leo Tolstoy and Fyodor Dostoevsky, the work of Norwegian authors such as Henrik Ibsen and Knut Hamsun, and the German-language iconoclasts Franz Kafka and Rainer Maria Rilke. The movement even found expression across the pond in the work of the “lost generation” of American writers like F. Scott Fitzgerald and Ernest Hemingway, mid-century “beat” authors like Jack Kerouac, Allen Ginsburg, and William S. Burroughs, and the self-proclaimed “American existentialist,” Norman Mailer (Cotkin 2003, 185).
What distinguishes existentialism from other movements in the intellectual history of the West is how it stretched far beyond the literary and academic worlds. Its ideas are captured in films by Ingmar Bergman, Michelangelo Antonioni, Jean-Luc Goddard, Akira Kurosawa, and Terrence Malick. Its moods are expressed in the paintings of Edvard Munch, Marcel Duchamp, Pablo Picasso, Paul Cézanne, and Edward Hopper and in the vitiated forms of the sculptor Alberto Giocometti. Its emphasis on freedom and the struggle for self-creation informed the radical and emancipatory politics of Martin Luther King Jr. and Malcolm X as well as the writings of Black intellectuals such as Ralph Ellison, Richard Wright, and W.E.B. Du Bois. Its engagement with the relationship between faith and freedom and the incomprehensibility of God shaped theological debates through the lectures and writings of Karl Barth, Paul Tillich, and Martin Buber, among others. And, with its penetrating analyses of anxiety and the importance of self-realization, the movement has had a profound impact in the development of humanistic and existential approaches to psychotherapy in the work of a wide range of theorists, including R.D. Laing, Rollo May, Viktor Frankl, and Irvin Yalom.
With this broad and diverse range of incarnations, it is difficult to explain what the term “existentialism” refers to. The word, first introduced by Marcel in 1943, is certainly not a reference to a coherent system or philosophical school. Indeed, the major contributors are anything but systematic and have widely divergent views, and of these, only Sartre and Beauvoir explicitly self-identified as “existentialists.” In surveying its representative thinkers, one finds secular and religious existentialists, philosophers who embrace a conception of radical freedom and others who reject it. And there are those who regard our relations with others as largely mired in conflict and self-deception and others who recognize a deep capacity for self-less love and interdependence. Given these disparate threads and the fact that there is no unifying doctrine, one can nonetheless distill a set of overlapping ideas that bind the movement together.
Nihilism: The emergence of existentialism as an intellectual movement was influenced by the rise of nihilism in late nineteenth century Europe as the pre-modern religious worldview was replaced with one that was increasingly secular and scientific. This historical transition resulted in the loss of a transcendent moral framework and contributed to the rise of modernity’s signature experiences: anxiety, alienation, boredom, and meaninglessness.
Engagement vs. Detachment: Against a philosophical tradition that privileges the standpoint of theoretical detachment and objectivity, existentialism generally begins in medias res, amidst our own situated, first-person experience. The human condition is revealed through an examination of the ways we concretely engage with the world in our everyday lives and struggle to make sense of and give meaning to our existence.
Existence Precedes Essence: Existentialists forward a novel conception of the self not as a substance or thing with some pre-given nature (or “essence”) but as a situated activity or way of being whereby we are always in the process of making or creating who we are as our life unfolds. This means our essence is not given in advance; we are contingently thrown into existence and are burdened with the task of creating ourselves through our choices and actions.
Freedom: Existentialists agree that what distinguishes our existence from that of other beings is that we are self-conscious and exist for ourselves, which means we are free and responsible for who we are and what we do. This does not mean we are wholly undetermined but, rather, that we are always beyond or more than ourselves because of our capacity to interpret and give meaning to whatever limits or determines us.
Authenticity: Existentialists are critical of our ingrained tendency to conform to the norms and expectations of the public world because it prevents us from being authentic or true to ourselves. An authentic life is one that is willing to break with tradition and social convention and courageously affirm the freedom and contingency of our condition. It is generally understood to refer to a life lived with a sense of urgency and commitment based on the meaning-giving projects that matter to each of us as individuals.
Ethics: Although they reject the idea of moral absolutes and universalizing judgments about right conduct, existentialism should not be dismissed for promoting moral nihilism. For the existentialist, a moral or praiseworthy life is possible. It is one where we acknowledge and own up to our freedom, take full responsibility for our choices, and act in such a way as to help others realize their freed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