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화학, 분자요리
식품화학: 식품의 조리 또는 가공 과정에서의 변화를 화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응용 분야.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가 화학 반응의 향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고깃국을 만들 때 물을 붓기 전에 고기를 먼저 볶아야 하는 이유, 벤조피렌이 최소화되는 공정을 연구하는 것 등에는 모두 각각 마이야르 반응, 완전 연소라는 화학적인 원리가 들어있다. 최근 들어 유행을 타고 있는 분자요리는 이 분야의 발전을 바탕으로 구현이 가능해졌다.
분자요리
Molecular gastronomy / 分子料理
1988년 프랑스의 화학자 에르베 티스와 헝가리의 물리학자 니콜라스 쿠르티가 요리의 물리, 화학적 측면에 대한 국제 워크숍을 준비하던 중 이 분야에 적합한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분자 물리 요리학'(Molecular and Physical Gastronomy)이 탄생하였다. 1998년 쿠르티가 사망한 뒤부터는 좀 더 간결한 용어인 '분자 요리학'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음식 재료의 질감이나 조직을 물리, 화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해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을 조합시켜서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요리법으로, 단순히 열을 가해 익히거나 기름으로 튀기는 등의 일반적 조리방식보다 수 단계 심화된 조리법을 사용하여 식재료의 텍스쳐나 향 등을 변화시킨다. 재료를 굽고 끓이고 삶고 튀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자의 물리, 화학적인 반응을 연구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음식을 분자 단위까지 철저하게 연구하고 분석한다'고 해서 분자요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에게 제일 친숙한 분자요리는 솜사탕이라 할 수 있다. 뻥튀기 역시 전분을 고온고압 상태로 만들어 해면화된 텍스트린 상태로 변화시키는 음식으로 분자요리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애매한 케이스말고 대표적인 분자요리는 에스프레소로 캐비어 모양의 음식을 만든 "에스프레소 캐비어"인데 씹으면 진짜 캐비어처럼 톡톡 터지는 느낌을 준다.
주로 많이 쓰이는 공법으로는 액체질소를 이용한 공법(순간 냉각), 수비드 공법, 식품첨가제 등을 조합하여 색다른 식감 등을 만들어 내는 공법 등이 있으며 그 외연은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다.
분자요리로 유명한 요리사로는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분자요리 전문가 그랜트 아차츠(Grant Achatz)가 있다. 그리고 Heston Blumenthal, Ferran Adrià, José Andrés, Marcel Vigneron, Homaro Cantu, Michael Carlson, Wylie Dufresne, Adam Melonas 등도 거론된다. 국내에서 분자요리로 알려진 대표적 인물로는 최현석 셰프가 있다.
음식
분자조리법은 분자미식학을 이용한 조리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Ruhlman 2007). 다음은 2006년 티스가 발표한 ‘분자미식학의 과학적 연구가 우리 식생활에 주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How the scientific discipline of moleculargastronomy could change the way we eat?)’에 예시로 등장한 요리 중 일부이다.
Baum
프랑스의 화학자 앙투앙 바움(Antoine Baume, 1728~1804의 이름을 본떠 만든 음식이다. 계란을 껍질 채 알코올에 한 달 정도 담가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알코올의 에탄올 성분이 계란의 껍질 속으로 스며들면서 계란을 천천히 응고시키게 되는데, 이 응고된 계란을 가리켜 Baum라 한다.
Gibbs
물리학자 조시아 윌러드 깁스(Josiah Willard Gibbs, 1839~1903)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음식으로, 계란흰자와 오일을 섞어 거품기로 유화시킨 뒤, 전자레인지 오븐에 조리한다. 이 과정에서 온도가 올라가면서 계란 흰자의 단백질은 서서히 응고되고, 흰자 속의 수분과 공기가 팽창하면서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이때 계란흰자와 오일의 유화 액이 응고되어서 굳어진 계란흰자에 갇히게 되어 이 상태로써 하나의 음식 형태로 갖춰지게 된다.
Vauquelin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부아지에의 스승이었던 루이니콜라 보클랭(Louis-Nicolas Vauquelin, 1763~1829)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음식으로, 계란흰자와 물을 섞어, 거품을 낸 뒤 전자레인지 오븐에 조리해서 만든 음식이다.
장비
Bamix
거품 소스, 퓨레(puree), 에멀전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핸드 블랜더의 일종이다.
Clifton Food Range
수비드를 하는데 쓰는 장비로, 중탕을 만들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조리할 수 있는 장비이다.
Gastrovac
진공 상태에서의 조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기계로 조리 시간을 단축시켜 주고, 재료의 질감, 색, 영양 요소를 보존시켜 준다.
레이저
시카고 Moto 레스토랑 Homaro Cantu는 의료수술장비인 4급 레이저를 이용하여서 재료를 순간적으로 증발 시켜 재료로부터 향이 배어있는 연기를 만들거나, 재료에 구멍을 내서 재료 속은 익히고 밖은 날 것으로 만들 때 혹은 재료를 카라멜화 시킬 때 사용한다.
Pacojet
신 개념의 아이스크림 및 셔벳을 만드는 장비로 만들고자 하는 재료를 적당 크기로 자른 뒤, 급속 냉동시켜 완전히 얼음 상태로 만든 뒤, 필요할 때마다 바로 얼린 재료를 꺼내서 원하는 아이스크림과 셔벳을 만들 수 있는 장비이다.
주사기
액체재료를 다른 재료 속에 투여하거나, 물방울 모양, 특히 다양한 과일 캐비어를 만들 때 사용한다.
Thermostat/thermomix
소스와 같은 재료를 원하는 온도로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기능뿐만 아니라, 재료를 자르고, 정확한 재료의 양을 재어 주기도 하고, 자동반죽기능은 물론 음식이 조리될 때, 자동으로 음식이 눌러 붙지 않게 저어주는 기능을 갖고 있는 장비이다.
Whip siphon
거품제조기로 분자미식학뿐만 아니라 많은 정상 급 유명 레스토랑이나 쉐프들이 소스의 거품을 낼 때 사용하는 장비이다.
재료
Agar(Agar-agar)
한천, 우뭇가사리 가루로 교질화제로 많이 쓰이는 재료다.
염화칼슘
일종의 방부제로써 치즈를 가공할 때 사용한다. 알긴산나트륨과 더불어 액상 형태의 재료를 철갑상어 알과 같이 표면이 부드럽고 둥글게 만드는데 사용한다.
카라기난(Carrageenan)
바닷말에서 추출한 콜로이드로 젤리, 유제품 등의 안정제, 점도 조절제로서 흔히 화장품 크림을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포도당
흔히 쓰는 물엿(starch syrup)이다. 물엿은 설탕의 재결정화를 늦추고 수분 감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역할도 한다(McGee 2003).
레시틴
계란과 대두, 곡물의 씨눈, 간 등에서 추출한 천연 유화제(emulsifier)로서 항산화 작용, 이형 작용, 분산 작용을 한다. 초콜릿, 마가린, 버터 등에서의 점도 저하를 막고, 보수작용, 기포 소포작용, 전분이나 단백질과의 결합성 등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물질로서, 수십 년 간 식품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이용된 식품 첨가물이다. 현재 많이 사용하는 거품 소스를 만들 때, 거품의 안정제 역할로도 많은 쉐프들이 사용하고 있다. MaGee 2003).
액체질소
형태를 만들기 어려운 재료를 급속 냉각 시켜서 원하고자 하는 모양을 만들 때 사용한다.
메틸셀룰로오스(Methylcellulose)
복합구조의 설탕화합물로 비교적 찬 음식, 아이스크림, 샐러드 소스 등과 같은 음식을 젤이나 시럽으로 만들어주는 재료이다.
알긴산염(Sodium Alginate)
해초에서 추출한 재료로 재료를 교질화(膠質化) 혹은 젤로 만드는데 이용하는데, 보통 둥근 생선알 모양의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구연산나트륨(Sodium Citrate)
무취, 무색, 수용성의 결정 또는 입상(粒狀) 분말로서 항응고제로 식품, 의약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첨가제이다.
타피오카 말토텍스티린(Tapioca Maltodextrin)
일종의 변형전분으로 지방질의 재료를 굳게 하거나 안정화 시키는데 사용한다. 베이컨 기름이나 땅콩버터와 같은 재료를 굳혀 가루로 만드는데 이용한다.
Transglutaminase
일명 ‘고기접착체’라 불리는 효소로 단백질 응고 작용을 도와준다. 조리된 고기 조각들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만들거나, 생선이나 새우 살 만으로 국수나 얇은 종잇장 같이 뽑을 수 있도록 단백질 조직을 단단히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일부 호텔에서 이를 사용해 스테이크용 고기 분할에 따르는 식자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Trimoline
전화당(轉化糖)으로 트리몰린은 비트나 사탕수수 시럽에서 추출한 전화당으로 천연 보습제로서 설탕의 재결정화를 막아주고 반죽의 탄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착색 효과도 뛰어나서 빵과 같은 재료 반죽을 굽는 시간을 단축 시켜 준다.
잔탄 검(Xanthum Gum)
잔탄 검은 옥수수를 발효해서 만든 일종의 점성제(thickening agent)로서, 기존의 옥수수 전분, 밀가루 등과 같이 온도 변화에 따라서 점성(thickening power)이 줄어들지 않고 항상 일정한 점성을 유지 시켜 주는 재료로 아이스크림과 같은 음식의 안정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테크닉
거품추출법(Foam Abstract Presentation)
거품추출법으로 유화제(emulsifier)나 교질화제(gelling agent), 아산화질소(nitrous oxide)가 들어있는 고압 통에 재료를 넣어 거품 소스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그 외에도 재료 액체에 레시틴을 넣고 블랜더로 갈면 거품이 생기기도 한다.
구체화(Spherification)
구체화(球體化)는 알긴산염(sodium alginate)과 칼슘(calcium)이 반응해서 굳어지는 성질을 이용하는 조리 방법이다. 알긴산염과 과일 주스 등의 액체 재료를 섞어 주사기나 스푼에 놓고, 이것을 젖산칼슘(calcium lactate)나 염화칼슘(calcium chloride)이 들어있는 용기에 액체를 떨어뜨려서 마치 둥그런 생선알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엘 불리의 훼란 아드리아(Ferran Adria)의 apple caviar가 그 대표적 예이다.
수 비드/진공조리법(Sous Vide Cooking, Vacuum Cooking)
수비드(sous vide)라는 말은 '진공 상태'라는 프랑스어로, 1970년대 프랑스 과학자와 요리사들에 의해 개발된 조리법이다. 물은 100℃에서 끓지만 음식 재료들은 그 이하의 온도에서 익기에 가능한 기법으로, 플라스틱으로 된 포장재 속에 재료를 넣고 진공 포장을 한 뒤, 끓는 점 아래 대략 60℃ 정도에서 천천히 장시간 조리한다. 이는 재료의 맛과 향 뿐 아니라 부드러운 촉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에서 다른 조리방식들은 분자요리를 추구하는 쉐프의 가게 같은 특별한 케이스에서만 볼 수 있으나, 수비드는 저온에서 장시간 조리한다는 특성이 한식 조리법과 근연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빠르게 정착했고 수비드라는 명칭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당장 집 근처 건강원에만 가도 수비드와 원리가 똑같은 저온 약탕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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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렌베리를 탄산화한 요리)
탄산화(Carbonating)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재료를 탄산화시키는 방법으로, 드라이아이스가 물속에서 이산화탄소 기체로 변해 물에 녹는 과정을 이용한다. 과일 등의 수분이 있는 재료를 드라이아이스와 접촉 시켜서 재료에 탄산을 넣는 기법이다.
Cryo Frying
스테이크 고기 겉면을 액체질소를 이용하여 급속 냉각시킨 후, 고온의 기름에 짧은 시간 동안 튀겨내는 방법이다. 튀기는 동안 급속 냉각된 층이 고기의 육즙 손실을 막아준다. 다만 이 방법으로는 고기 안쪽까지 열이 전달되지 않으므로 보통 Cryo Frying 하기 전에 수비드 조리를 한다.
분자 칵테일(Molecular Mixology)
분자 요리학의 기법 중 구체화(Spherification)이 주로 응용되며, 칵테일을 만든 후 그것을 통째로 구체화하거나 칵테일의 재료 각각을 구체화해서 섞는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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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칵테일 레시피로 만들어진 모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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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 기법을 응용한 모히또 1
칵테일을 제조한 뒤 알긴산염과 혼합한 다음, 틀에 얹어서 염화칼슘을 녹인 물에 조심스럽게 넣으면 표면은 경화되고 내부는 액체인 상태가 된다. 오호를 만드는 원리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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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 기법을 응용한 모히또 2
민트, 라임 부분만 즙을 내어 알긴산염과 섞은 뒤, 스포이드로 염화칼슘을 녹인 물에 떨어트려 부분적으로 구체화하였다. 그 후 나머지 레시피와 혼합.
2000년대 후반부터 이러한 분자 칵테일이 한국에 있는 바에도 널리 퍼져나가기 시작하였으며, 2015년 현재에 이르러서는 조금 한다 하는 바라면 이러한 분자 칵테일의 기법을 응용한 칵테일 하나, 둘 정도는 메뉴에 있는 것이 당연해진 상태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자 칵테일을 칵테일의 맛을 해치는 사도로 평가하는 바텐더도 있는 등 아직까지 쉐이킹이나 스터 같은 칵테일의 기본 기법으로 정착되지는 않은 상태.
분자요리 개념의 오용
분자요리란 본디 식재료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떼루아를 통해 자란 식재료를 보다 더 맛있고 아름답게 하기 위한 연구를 거듭하다 보니 탄생한 것. 이 원초적인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식재료의 재배 및 채집의 수준에까지 다다른 것이 noma이다. 실제로 noma의 수장인 René Redzepi가 멕시코에 식당을 연 것도 좋은 식재료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시각이 많다. 또한 영국에서 불세출의 분자요리가라고 평가 받는 헤스턴 블루멘탈이 왜 그토록 흔한 감자튀김 하나를 최상으로 튀겨진 상태로 만드는 데 집요하게 집착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 이처럼 해외의 분자요리는 이런 원초적인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추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전통적인 요리법으로 만들어진 메뉴와 크게 차이가 없어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히 튜브에 넣어 형태만 변화시키거나, 온갖 첨가물만 떡칠한다던지, 젤라틴만 넣어서 젤리화했다고 해서 분자요리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페란아드리아가 분자요리의 대표주자로 각광받는 데는, 그가 단순한 분자요리를 만들어서가 아니라 스페인의 전통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끝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하는 것에 있다. 국내 분자요리기법을 사용하는 많은 요리사들의 아쉬운 부분은 대다수가 그 본질의 것, 즉 음식을 미세한 단위까지 연구하고 분석해 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방법을 연구하기보다는,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따라하기 쉬운 기술만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식의 테크놀로지> 라는 책에서 알랭 뒤카스라는 프랑스를 대표할 만한 거물 셰프가 이런 말을 남겼다.
"페란이 창조하는 요리의 정수를 자신을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정열, 두뇌, 모든 것이 충분해야 합니다. 그러나 요리사들 대부분 열심히 노력한 아드리아의 과거는 보지 않고 그저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 훔치려고 하니 이것이 현 분자요리가 잘못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첫번째로, 고기를 구울 때 화학 반응이 일어납니다. 여행을 가면 필수 코스로 먹어야 할 고기! 여기에 화학 반응이 숨어 있었습니다. "익는다"는 표현은 음식 내부의 화학 물질들이 먹기 좋도록 변형되어 구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즉, 생고기(빨간색이 진할수록 더 확실합니다)를 구워, 갈색으로 변형시키는 것은 화학적인 변화라는 얘기입니다.
이것을 조금 전문적인 용어로 바꾸어 보자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고 합니다.
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고기에 들어 있는 당분과 단백질이 분해되거나 재배열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고기가 불판에서 잘 구워질 때 그 쾌감이란… 아무런 음식도 대체할 수 없죠. 하지만 누가 이런 고기를 앞에 두고 화학 반응을 생각하겠습니까?
화학 반응은 빵 굽기입니다. 빵을 굽는 데 사용하는 효모를 이용해 화학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계시지요? 하지만 이번에 소개해 드릴 내용은 다릅니다.
밀가루 반죽(물론 빵을 굽기 위한 재료의 혼합물 - 이스트, 베이킹 소다, 우유지방 등의 재료)을 만들어 오븐에 굽습니다.
베이킹 소다의 주 성분은 Na H CO 3 인데요, 알맞은 온도로 열을 가하면 이것이 분해되어 수산화 나트륨(NaOH)과 이산화 탄소(CO2)를 생성하게 됩니다.
빵을 직접 잘라 보세요. 잘라 보면, 내부에 구멍이 많지요?
대부분의 구멍은 이스트가 점도를 유지하는 온도에서 이산화 탄소가 발생함과 동시에 부피를 늘여 생긴 것입니다.
NaOH는 사람이 바로 먹을 수 없습니다. 우유지방은 약산성을 띠고 있고, NaOH의 OH- 이온을 Buttermilk의 H+ 이온으로 중화시키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H2O)이 생성되고, 온도가 높아서 수증기로 날아가게 된답니다.
어려운 화학 반응 외에도 빵 굽기에는 다양한 화학 반응들이 수도 없이 있습니다.
먼저, 빵을 만들 때 오븐에 구우면 점점 부풀어오르잖아요? 이것은 빵을 만들 때 베이킹파우더를 넣기 때문입니다.
베이킹파우더가 중탄산나트륨 성분인데 중탄산나트륨은 탄산수소나트륨이랑 동일합니다. 탄산수소나트륨에 열이 가해지면 탄산 가스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빵이 부푸는 것입니다.
이것은 화학 반응 중에서 '화합'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또 비슷한 현상을 찾아볼까요? 요즘은 별로 만들 기회가 없지만, 어렸을 적에 달고나!
어른들이 많이 드셨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는데요. 달고나에서도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달고나를 만드는 방법 아시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달고나는 설탕을 불에 가하며 녹이면서 소다를 넣으면 달고나가 부풀게 되면서 맛있는 달고나가 완성됩니다.
그런데,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입니다. 아까 빵을 구울 때 말했다시피 탄산수소나트륨에 열이 가해지면 어떻게 되죠? 부풀게 되는 것이지요.
아까하고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지요?
또한 달고나에 소다를 넣는 까닭은 달고나가 부풀면서 달고나가 타는 것을 막고 달고나가 너무 밀폐되면서 쓴맛을 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화학 반응과 연관되어 있는 분해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요리를 할 때 식은 삶은 감자로 요리를 하는 것보다는 식지 않은 감자 요리보다 단맛이 납니다.
왜 식은 것이 더 단맛이 나는 걸까요?
감자는 물과 녹말로 구성되어 있는데 삶아지면서 이 둘이 화학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감자에서는 포도당이 형성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포도당에는 알파형과 베타형이 있고, 베타형이 알파형보다 더 단맛을 내지요.
감자를 막 삶았을 때는 포도당이 거의 다 알파형이었는데 식으면서 온도가 내려가자 알파형이 베타형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서 단맛이 나게 되는 것이지요.
감자에도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니, 저는 정말 몰랐던 사실인데요. 화학 반응들이 생각보다 우리 음식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학 반응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주변의 음식들에서 화학 반응을 찾아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다음으로는 화학 변화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말을 처음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었고, 어떻게 물체가 화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움직이는지 궁금했습니다. 먼저 화학 변화의 뜻은 음식들이 섞여 시간이 지나고 썩는 것입니다. 화학 변화에는 위험한 반응과 유용한 반응이 있는데요, 먼저 위험한 화학 반응으로는 각종 철골 구조물의 산화, 부식(녹이 슴)이 있습니다.
이렇게 녹이 슨 물체 때문에 안전 사고가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나는데요. 안전에 매우 심각한 적신호로서, 사전에 이를 예방하고 또 이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위험천만한 화학 반응을 살펴본 다음에는 유용한 화학 반응을 보아야겠지요? 다음, 유용한 화학 반응의 예로는, '식품의 발효'가 있습니다.
발효 과학을 이용한 것이 바로 우리 전통 음식인 메주와 된장이 있고, 주류로는 대표적으로 막걸리가 있죠!
다만, 식품의 부패 현상은 그렇지 않은 식품과 따로 선별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인체에 위험하고 유해한(잘못하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화학 반응의 사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마이야르 반응에 대해서 설명드릴 것인데요, 기억이 나실지는 모르겠지만 고기가 구워질 때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소개할 때 잠깐 등장했던 친구입니다. 여러분은 시장에 가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수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생선이나 조개류 따위를 팔 때, 얼음 위에 올려 놓고 파는 것도 마이야르 반응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으로 인하여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럼, 도대체 마이야르 반응이란 무엇일까요? 마이야르 반응은 음식의 맛과 색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화학 반응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었는데요, 130도 이상의 온도에서 반응을 하며 끓이거나 찐 음식은 100도에서 조리되므로 색상이나 음식의 향의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고 나타낼 수 있는 것이죠.
그럼 마이야르 반응의 예를 찾아볼까요? 레스토랑에 꼭 등장하는 스테이크! 메인 요리로 갈색 겉면 안에 쫄깃한 식감이특징인데요. 스테이크를 구울 때 고기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테이크 외에도 삼겹살, 목살, 돼지고기 등 각종 고기들을 구울 때 마이야르 반응을 생각하며 불멍(?)을 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스테이크 외에도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베이커리에서 빵을 만들 때 새하얗고 고운 밀가루가 오븐에 들어가면 모두 맛있는 갈색 빵이 완성되죠? 이런 신기방기한 일도 다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몸은 거대한 화학 공장입니다. 이 공장의 원료가 되는 것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입니다. 인간이라는 화학 공장에서 다양한 화합물로 구성된 음식이 화학 반응을 통하여 활동할 수 있고, 몸속에서 진행되는 또 다른 수많은 화학 반응이 일어나게 만듭니다. 몸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단백질을 비롯한 각종 필수 화학 물질이 생산되고 사용되는 과정이 순서에 맞게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우리가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화합물 사이에서 어떤 물질이 서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화학 반응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음식물을 어떤 조합으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이로운 것이 있고 해로운 것이 있습니다. 식재료 자체로는 몸에 좋은 성분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재료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더 커지기도 하고 해가 되는 성분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음식 궁합입니다. 두 가지 이상의 음식물을 함께 먹고 나서 몸속에서 소화되고 흡수될 때 우리 몸에 이로운 화학 반응이 일어나거나 그 반응을 원활하게 하면 음식 궁합이 맞는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우리 몸에 부정적인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 음식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표현합니다.
음식이 보약이다
조선 시대 의학자 허준(1539~1615)은 <동의보감>에서 산이나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 꽃, 열매, 뿌리에서부터 우리가 흔히 먹는 과일과 채소까지 약으로 활용하는 법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식이 보약이라고 하여 음식을 잘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식품을 같이 섭취할 경우 영양 효율이 크게 향상되어 좋은 음식과 영양분의 손실이 생겨 서로 피해야 할 음식을 구분하고 지켜왔습니다. 오늘날 우리 조상들이 지켜왔던 음식 궁합이 맞는 식품끼리 만났을 때 영양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지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화학 반응을 모르던 시절에도 경험적으로 음식 궁합이라는 것을 통해 서로 유익한 음식과 해로운 음식을 가려 먹었던 것입니다.
음식 궁합이 좋은 식품 -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
궁합이 좋은 음식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실제 맛을 보았을 때 얼마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상승 작용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음식 궁합이 좋은 짝꿍 식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된장과 부추
된장은 콩으로 만들어 단백질이 풍부한 대신 비타민이 부족합니다. 이 부족함을 비타민 A와 C를 많이 품고 있는 부추가 쏙쏙 채워 줄 수 있습니다. 부추에는 칼륨도 들어 있어 염분이 많은 된장과 함께 먹으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고등어와 무
고등어 요리를 할 때 무를 함께 넣어 조리하면 무의 비타민 C가 영양을 보충하고 효소가 소화를 돕게 됩니다. 무의 매운맛 성분이 고등어의 비린 맛을 잡아 주기도 합니다.
굴과 레몬
레몬의 산이 식중독 세균의 번식을 막고 굴의 철분 흡수를 돕습니다.
냉면과 식초
식초의 산이 식중독 세균의 번식을 막고, 새콤한 맛이 냉면과 조화를 이룹니다. 식초의 산 성분은 인체에서 소화되거나 흡수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해 준다고 합니다.
홍차와 레몬
레몬은 홍차에 없는 비타민 C를 보충시켜 주며, 홍차의 고유한 풍미를 높여 줍니다.
당근과 기름
당근을 요리할 때 기름을 이용하여 볶음을 하면 당근의 지용성 비타민 흡수가 더욱 좋아집니다.
새우와 표고
표고는 새우 속 칼슘의 흡수는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의 흡수는 낮춰 줍니다.
이 외에도 궁합이 좋은 음식으로는 닭고기와 인삼, 딸기와 우유, 인삼과 꿀, 초콜릿과 아몬드 등이 있습니다.
된장과 부추 / 고등어 무조림
굴과 레몬 / 홍차와 레몬
음식 궁합이 나쁜 식품 -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
음식 궁합이 좋지 않은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맛이나 영양이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음식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설탕과 토마토
달달하게 먹기 위해서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토마토에는 무기질과 칼슘 · 칼륨이 풍부하며 비타민 B1이 많지만 설탕이 토마토의 비타민 B1을 없애는 역할을 하므로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미역과 파
미역에는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붙는 것을 방지하고 유해 물질을 해독해 주는 알긴산 성분이 있는데, 파와 함께 조리하면 이 성분의 효능이 떨어지므로 함께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김과 기름
맛과 영양을 좋게 하려고 김에 기름을 발라서 먹지만, 시간이 오래 흐르면 기름이 산화되므로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무와 오이
무의 비타민 C를 오이의 효소가 파괴하므로 무와 오이를 함께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 외에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음식은 장어 와 복숭아, 게와 꿀, 맥주와 땅콩 등이 있습니다.
설탕과 토마토 / 무와 오이
기름 바른 김 / 맥주와 땅콩
음식 궁합을 보고 식재료를 정하자
몸에 좋은 재료라고 알고 있는 재료도 어떤 재료와 만나느냐에 따라 효과가 더 커지기도 하고 해가 되는 성분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콩은 ‘밭에서 나는 우유’라고 말할 정도로 완전식품이지만, 치즈와는 함께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콩에는 인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칼슘이 풍부한 치즈와 함께 먹으면 인과 칼슘이 결합해 ‘인산 칼슘’을 만들어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역이나 다시마를 콩과 함께 먹으면 몸에 좋습니다. 콩에 함유된 사포닌은 아이오딘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성질이 있어서 아이오딘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미역이나 다시마를 같이 섭취하면 몸속 아이오딘의 균형을 유지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금치의 경우는 옥살산이 들어 있어서 두부에 들어 있는 칼슘과 만나면 불용성 옥살산 칼슘이 생성되어 결석증의 원인이 되지만, 참깨와 함께 먹으면 결석이 생길 위험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음식 궁합의 생활화
이처럼 몸에 좋은 재료도 어떤 재료와 만나느냐에 따라 효과가 더 커지기도 하고 해가 되는 성분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음식은 우리가 항상 섭취하는 것이므로 서로 잘 어울리는 음식을 잘 알아 두고 생활 속에서 현명하게 재료를 선택하여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