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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뇌사, 차이, Vegetative state, brain death, 뇌간, 장기이식

Jobs9 2024. 9. 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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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생명체의 삶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생명체의 모든 기능의 영구적인 정지로 말미암아 신체가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이다. 

 

기준과 판단
상술한 '생명체의 모든 기능의 영구적인 정지'라는 정의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기능이 정지했더라도 종종 회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영구히 회복되지 않는 상태인 것은 어느 시점부터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과거에는 이 판정이 엄밀하지 못했기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장례를 치렀어도 사실은 죽은 게 아닌 경우도 있었다. 

과거에는 심장이 정지하는 심장마비가 오면 살릴 방법이 없었으므로 심장사(心臟死)가 되돌릴 수 없는 죽음의 기준이었다. 따라서 목이나 가슴의 맥을 짚어 본 뒤 박동이 느껴지지 않으면 죽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심폐소생술, 심장충격기 같은 응급요법과 다양한 심장 관련 의학기술이 발달된 후 심장이 아주 일순간 정지해도 빠른 처치로 소생이 가능하다는 게 알려지면서, 죽음의 정의는 심장의 정지에서 더 근본적인 뇌의 기능 정지로 옮겨 갔다. 뇌의 다른 부분이 손상되었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부분은 멀쩡한 식물인간 상태와,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모두 정지한 뇌사(腦死)가 이에 속한다. 특히 전자인 식물인간의 경우 일부에서 환자가 의식을 갖고 있으며 몇몇은 깨어나기도 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1960년대 이후 많은 나라에서는 뇌파와 호흡계까지 정지한, 완전한 뇌사를 죽음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식물인간 상태의 사람을 안락사시키거나, 뇌사자를 장기기증에 사용해도 되는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뇌사와 심장사를 복합적으로 판단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모든 세포의 기능 정지까지 주장되었다. 참수 등 '즉사'로 판정되는 상황이 온다 하더라도 그 즉시 죽음이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숨을 참는다고 해서 바로 죽는 게 아닌 것처럼, 뇌를 향한 혈류가 끊어져 영양소의 공급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세포 자체가 ATP 등의 형태로 저장해 둔 에너지원이 존재한다. 참수를 해도 심장은 바로 멈추지 않으며, 뇌도 활동한다.  

체내의 모든 세포의 생명 활동이 멈추고, 자체 효소와 부패균의 활동으로 세포가 무너지기 시작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죽은 지 충분한 시간이 지나 모든 세포가 죽은 사람, 죽어서 화장을 한 사람은 현재로서는 살릴 방도가 전혀 없으며, 퍼센티지로 치면 인체의 100%가 기능 정지 및 복구 불가 상태라는 의미이므로 반박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사망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확률이 아예 0은 아니라서 다시 짜맞춰 원상복구가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또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 나온 묘사처럼, 생명체의 주인을 유전자로 두고 인간의 육신을 '유전자를 후대에 전파하기 위한 운반 수단'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자식이 있어 자신의 유전자가 복제, 전달된다면 죽지 않은 것이 된다. 반대로 내 후손의 대가 끊기면 죽는 것이다. 

미래에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수많은 죽은 세포 하나하나를 살릴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위 정의는 재검토될 것이다. 레이 커즈와일 등 기술적 특이점 지지자나 안티에이징을 연구하는 하버드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머지 않은 미래에 죽음에 대한 정의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경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죽음의 기준은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다. 가령 뇌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산소 결핍에서도 생존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과거에는 뇌에 산소 공급이 얼마 이상 끊기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 대학교 랭온 헬스 병원(NYU Langone Health)의 중환자 치료 및 소생술 연구 책임자인 샘 파니아(Sam Parnia)는 "죽음을 회복 불가능한 사건으로 여기기보다는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일시적인 산소 결핍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즉, 일반적으로는 죽음이라는 것이 어느 하나의 시점이고 그것을 넘어가면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죽음이란 연속적 과정이고 어느 한 지점을 짚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간의 죽음에 대한 통념은 이러한 의료 지식의 발달을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식물인간, Vegetative state
심장정지 및 뇌외상 이후에 발생하는 뇌손상

식물인간(植物人間)이란 용어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72년 영국의 신경외과 의사 윌리엄 브라이언 제넷(William Bryan Jennett, 1926 ~ 2008)과 미국 신경학자 프레드 플럼(Fred Plum, 1924 ~ 2010)이 진단 범주으로 넣은 것을 계기이다. 

의학적으로는 대뇌의 이상으로 인해 의식이나 운동성은 없으나, 호흡과 순환은 유지되는 상태를 지칭한다. 즉, 식물처럼 살아는 있으나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한 인간. 좀 더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리하면 살아 있지만, 의식이 사실상 없는 상태를 광범위하게 말한다. 엄격한 의미의 식물인간 상태는 지속적 식물상태(PVS, persistent vegetative state)를 말하며, 이것은 심폐사나 뇌사 상태가 아니지만, 의식이 반영구적으로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뇌사, 腦死, brain death

뇌간을 포함한 뇌의 기능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소실된 상태
뇌사는 대뇌, 중뇌, 연수 모두가 완전히 기능을 정지한 것이다. 뇌사 상태의 사망자는 생명유지 기능, 운동 기능, 인지 기능, 의식 모두가 아예 없다. 위의 두 경우는 사망 상태를 고려해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전부 총족되지는 않지만, 뇌사 상태는 사망 상태의 최소한의 조건 전부를 다 총족한다. 운동/인지 기능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의식도 전혀 없다. 거기다가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저, 생명유지 장치로 "나머지 장기는 살려둘 수 있는" 것과 다름 없는, 사실상의 사망 상태다. 따라서 위의 두 경우와 달리 많은 나라에서 법적으로 사망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기준으로 지정되어있다. 나라에 따라서는 장기 기증을 위한 적출이 가능한 조건 중 하나이다. 그리고 뇌사를 의미하는 매우 중대한 지표로 뇌사 상태에서의 반사반응이 존재한다. 이는 완전히 뇌기능이 정지한 상태에서, 뇌세포가 아닌 척수 세포들이 자율 반사 행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기적적으로 환자가 살아날 희망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는 환자가 식물인간 상태가 아님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식물인간 상태에서는 이 반사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환자가 사망했음을 두 번 확인시키는 것에 불과한 현상이다. 

뇌사와 식물인간 구분의 실익은 장기이식에 있다. 현행 장기이식법 제21조 뇌사자를 장기적출 했을 경우 사인을 뇌사가 아닌 뇌사의 원인이 되는 질병이나 행위로 한다. 그렇기에 분명 진짜 뇌사 상태에서는 소생이 불가능함에도 뇌사 상태를 "실질적(De facto) 사망"과 "이론적(De jure) 사망" 모두에 해당된다고 바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식물인간, 뇌사, 차이

 

 식물인간이란 대뇌 기능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뇌간 기능은 유지돼 있는 상태다. 뇌간 기능이 유지돼 있기에 환자는 눈을 뜨고 깨어 있으며, 수면-각성 주기, 호흡과 심장, 위장운동이 유지된다.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외부 자극에 대한 의식적 반응은 모두 없어졌지만, 생명유지를 위한 기본적 능력(호흡이나 심장박동, 위장운동 등)만 남아 있는 상태다. 

 또 의미있는 의식적 움직임도 없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즉 인지기능이 없다. 단지 외부의 영양공급에 의지해서만 생명이 유지되기에, 마치 식물과 같다고 해서 식물인간이라고 불리고 있다.

 반면 뇌사는 대뇌뿐만 아니라, 뇌간을 포함해 모든 뇌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말 그대로 뇌가 사망한 것이다. 뇌사란 직접적 뇌 손상으로 심장정지보다 뇌 기능정지가 먼저 진행된 것을 의미한다. 일단 뇌사 상태가 되면 심장박동이 유지되고 있어도 수일 내로 길어야 2주 이내로 심장박동은 멈추게 된다.

 뇌사는 뇌간기능이 남아 있어 인공호흡으로 수년이상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식물인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뇌사에 빠지면 인공호흡기로 일시적 생명유지는 가능하나 대사기능이 저하되어 2주일 이내에 사망한다. 따라서 뇌사 상태에서의 치료는 무의미하다. 오히려 뇌사자의 장기는 장기이식수술 외에 치료방법이 없어 장기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 

 1968년 5월 흑인 노동자인 터커는 일하는 도중 공사장에 추락해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 그는 즉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두개골 골절과 경뇌막하혈종, 뇌간좌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곧 뇌수술을 받고 이어 호흡곤란을 막기 위해 기관절개술을 받았다. 의사들은 그에게 뇌파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뇌 피질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것을 알고 의사들은 의식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와 동시에 심장이식수술을 기다리는 환자 크렐이 터커의 조직과 일치한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의사들은 터커의 동생 전화번호를 알았지만 그의 가족들 승낙없이 그의 심장과 양쪽 콩팥을 제거했다. 그 후 그의 심장은 크렐에게 이식됐다. 당시 버지니아주에는 죽음이란 '모든 신체 기능의 정지'라고 정의하고 있었음에도 의사들이 독단적으로 심장 및 콩팥을 제거했던 것이다.

 터커는 살인당한 것이 될 수도 있었다. 이에 터커의 동생은 이식수술을 시행한 외과 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의사들은 장기이식에 적합한 장기적출의 필요성과 심폐소생술의 불필요성을 들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했다. 결국 법원은 의사들 손을 들어주었고 이때부터 뇌사는 곧 죽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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