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빈녀음(貧女吟), 허난설헌, 오언 절구(五言絶句), 길쌈옷

Jobs9 2024. 10. 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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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녀음(貧女吟)

허난설헌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파(把) : 잡다. 쥐다.
십지(十指) : 열 손가락. 두 손 모두.
직(直) : 곧다. 즉 추위에 꼿꼿하게 얼다.
위(爲) : ~을 위하여
인(人) : 여기서는 다른 사람. 즉 타인(他人)
가의(嫁衣) : 혼수용 옷
년년(年年) : 해마다 해마다
환(還) : 똑같은 상황이 반복됨을 뜻함

가위로 싹둑싹둑 옷 마르노라
추운 밤에 손끝이 호호 불리네.
시집살이 길옷은 밤낮이건만
이내 몸은 해마다 새우잠인가. 

 


핵심 정리
* 연대: 선조
* 작자: 허난설헌(許蘭雪軒)
* 형식: 오언 절구(五言絶句)
* 제재: 길쌈옷
* 주제: 가난한 여인의 처지(시집 못가는 한)
* 출전: 난설헌집(蘭雪軒集) 

해설
‘빈녀음’은 4수로 이루어진 연작시다. 이 시는 그 중 두 번째 작품으로, 남을 위해 옷을 짓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표현하고 있다. 1행과 2행에서는 겨울 밤 바느질의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고, 3행과 4행에서는 남을 위해 밤을 새워 하는 바느질과 자신의 불우한 삶을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다.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불우한 여인의 고달픈 삶을 애상적(哀想的) 시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작자 자신의 불우한 삶과도 통하는 시이다.  

이 작품은 가난한 여자의 처지를 읊은 노래로 모두 네 수인데, 수록된 부분은 네 번째 것이다. 가난하니 길쌈하고 바느질해서 살아야 하고, 시집 갈 날은 멀어지기만 한다는 내용으로 불공평(不公平)한 현실을 은근히 고발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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