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국어

문학 기출 문제 해설 #07

Jobs9 2024. 10. 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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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다음 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아버지가 평생을 통해 해 온 일은 다섯 가지이다. 채권 매매, 칼 갈기, 고층 건물 유리 닦기, 펌프 설치하기, 수도 고치기이다. 이 일들만 해 온 아버지가 갑자기 다른 일을 하겠다고 했다. 서커스단의 일이었다. 아버지는 처음 보는 꼽추 한 사람을 데리고 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처음 얼마 동안은 그의 조수로 일하면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자기들이 무대 위에서 해야 할 연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대들었다. 우리들도 아버지를 성토했다. 아버지는 힘없이 물러섰다. 꼽추는 멍하니 앉아 우리를 보았다. 꼽추는 눈물이 핑 돌아 돌아갔다. 그의 뒷모습은 아주 쓸쓸해 보었다. 아버지의 꿈은 깨어졌다. 아버지는 무거운 부대를 메고 다시 일을 찾아 나갔다.  
[중략]
어머니가 울었다. 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 접지 일을 했다. 고무 골무를 끼고 인쇄물을 접었다. 나는 겁이 났다. 나는 인쇄소 공무부 조역으로 출발했다. 땀을 흘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을 두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마음이 차라리 편해졌다. 우리를 해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보호를 받고 있었다. 남아프리카의 어느 원주민들이 일정한 구역 안에서 보호를 받듯이 우리도 이질 집단으로서 보호를 받았다. 나는 우리가 이 구역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조역, 공목, 약물, 해판의 과정을 거쳐 정판에서 일했다. 영호는 인쇄에서 일했다. 나는 우리가 한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싫었다. 영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영호는 먼저 철공소 조수로 들어가 잔심부름을 했다. 가구 공장에서도 일했다. 그 공장에 가 일하는 영호를 보았다. 뽀얀 톱밥 먼지와 소음 속에 서 있는 작은 영호를 보고 나는 그만 두라고 했다. 인쇄 공장의 소음도 무서운 것이었으나 그곳에는 톱밥 먼지가 없었다. 우리는 죽어라 하고 일했다. 우리의 팔목은 공장 안에서 굵어 갔다. 영희는 그때 큰길가 슈퍼마켓 한쪽에 자리잡은 빵집에서 일했다. 우리가 고맙게 생각한 것은 환경이 깨끗하다는 것 하나뿐이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든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하지 않고는 우리 구역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공부를 한 자와 못 한 자로 너무나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끔찍할 정도로 미개한 사회였다. 우리가 학교 안에서 배운 것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나는 무슨 책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정판에서 식자로 올라간 다음에는 일을 하다 말고 원고를 읽는 버릇까지 생겼다. 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판을 들고 가 몇 벌씩 교정쇄를 내기도 했다. 영호와 영희는 나의 말을 잘 들었다. 내가 가져다준 교정쇄를 동생들은 열심히 읽었다. 실제로 우리가 이 노력으로 잃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고입 검정고시를 거쳐 방송 통신 고교에 입학했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① ‘우리 다섯 식구’는 생존을 위해 애쓰지만 윤택한 삶을 누리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② ‘아버지’는 가족들의 바람을 수용하여, 평생 해 온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③ ‘보이지 않는 보호’는 말 그대로의 보호라기보다는 벗어날 수 없는 계층적 한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④ ‘우리’는 자신들의 ‘구역’에서 벗어날 길을 ‘공부를 한 자’가 됨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여긴다.

【해설】 정답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소외되어 고통받는 계층을 ‘난장이’라는 신체적 불구의 모습을 통해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제시문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취하는데, 서술자는 큰아들 영수이다. 두 번째 단락에 따르면, 평생을 통해 다섯 가지 일만 해온 아버지가 갑자기 서커스단의 일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대들었고 자식들도 아버지를 성토하여 결국 아버지는 힘없이 물러났다. 즉 가족들의 바람은 ‘아버지가 서커스 일을 하지 않는 것’이고, 아버지가 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일은 ‘서커스 일’이다. 따라서 아버지가 가족들의 바람을 수용한 것은 맞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단념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따라서 ②가 적절하지 않다.
① 첫 번째 단락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는 난장이 가족이 열악한 현실에서 힘들게 일하면서도 언젠가는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지니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는 그들이 아무리 애써도 가난을 벗어나 윤택한 삶을 누리기는 힘들었다는 좌절감을 표현한 것이다.
③ 세 번째 단락에서는, 어머니와 영수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서 일하고, 영호와 영희도 일을 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철공소, 가구 공장, 빵집 등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난장이’ 가족의 암울한 처지를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서술자 영수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 보호를 받고 있었다”며 그 보호는 “이질 집단으로서” 받는 보호이며, “나는 우리가 이 구역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즉 여기서 ‘보이지 않는 보호’란 긍정적 의미의 ‘보호’가 아니라, 도시 빈민으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계층적 한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④ 마지막 단락의 “우리는 무슨 일이 있든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세상은 공부를 한 자와 못 한 자로 너무나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었다”에서 알 수 있다. 즉 영수는 공부를 통한 신분 상승을 통해 자신과 동생들이 하층 계급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Q  (가)에 들어갈 한자성어로 적절한 것은?

 

“집안 내력을 알고 보믄 동기간이나 진배없고, 성환이도 이자는 대학생이 됐으니께 상의도 오빠겉이 그렇게 알아놔라.” 하고 장씨 아저씨는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의는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두 번째도 거부감을 느꼈다. 사람한테 거부감을 느꼈기보다 제복에 거부감을 느꼈는지 모른다. 학교규칙이나 사회의 눈이 두려웠는지 모른다. 어쨌거나 그들은 청춘남녀였으니까. 호야 할매 입에서도 성환의 이름이 나오기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 (가)___ , 손주 때문에 눈물로 세월을 보내더니, 이자는 성환이도 대학생이 되었으니 할매가 원풀이 한풀이를 다 했을 긴데 아프기는 와 아프는고, 옛말 하고 살아야 하는 긴데.”
-박경리, 토지-


① 오매불망(寤寐不忘)
② 망운지정(望雲之情)
③ 염화미소(拈華微笑)
④ 백아절현(伯牙絶絃)

【해설】 정답 

(가) 앞뒤에 제시된 ‘장씨 아저씨’의 말을 통해 ‘호야 할매’의 손주가 ‘성환’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가)의 바로 뒤에서 ‘손주 때문에 눈물 로 세월을 보내더니, 이자는 성환이도 대학생이 되었으니 할매가 원 풀이 한풀이를 다 했을 긴데’를 통해 할매가 내내 손주에 대해 걱정 하고 그의 성장을 기다려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에 가 장 적절한 성어는 ‘자나 깨나 잊지 못함.’을 뜻하는 ‘오매불망(寤寐不 忘)’이다.

오매불망(寤寐不忘): 자나 깨나 잊지 못함. 寤 잠 깰 오, 寐 잘 매, 不 아닐 불, 忘 잊을 망

② 망운지정(望雲之情): 자식이 객지에서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생각 하는 마음

望 바랄 망, 雲 구름 운, 之 갈 지, 情 뜻 정

③ 염화미소(拈華微笑): 말로 통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 하는 일. 석가모니가 영산회(靈山會)에서 연꽃 한 송이를 대중에게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므로 그에게 불교의 진리를 주었다고 하는 데서 유래한다.

拈 집을 념(염), 華 빛날 화, 微 작을 미, 笑 웃음 소

④ 백아절현(伯牙絶絃): 자기를 알아주는 참다운 벗의 죽음을 슬퍼 함. 중국 춘추 시대에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매우 잘 탔고 그의 벗 종자기(鍾子期)는 그 거문고 소리를 잘 들었는데, 종자기가 죽어 그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게 되자 백아가 절망하여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伯 맏 백, 牙 어금니 아, 絶 끊을 절, 絃 줄 현

박경리, <토지>

• 해제: 이 글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만 25년에 걸쳐 전5부 16권으로 완성된 대하 장편 소설이다. 그 방대한 분량만큼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들의 파란만장 한 개인사와 그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보여 준다. 격변한 우리 민족 근대사 의 현실 속에 면면히 이어 내려온 문화 민족으로서의 자긍심과 전통적 정신 세계를 형상화함으로써 한민족의 정신적 위상을 드높인 한국 소설사의 기념비적 작품.

• 특징: 이 글은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 해방 직후에 이르는 장구한 시간과 국토의 남쪽 하동 평사리에서 시작하여 경성과 간도 지방에 이르는 방대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격변한 민족 근대사의 현실 속에서 최 참판 일가를 중심으로 한 민족적 수난과 토지에서 한을 안고 살아가는 민중의 삶과 그 속에서의 애환을 생생하게 그려서 우리 민족의 건강한 생명력과 끈질긴 삶의 의지를 조명하고 있다.

• 주제: 역사적 격동기의 시절 민중의 한과 강인한 의지

 


 Q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나) 벌레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鳳凰)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泉)에 호곡(呼哭)하리라.

 

① (가)는 ‘산천’과 ‘인걸’을 대비함으로써 인생의 무상함을 드러내고 있다.
② (나)는 ‘쌍룡’과 ‘봉황’을 대비함으로써 사대주의적 역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③ (가)와 (나) 모두 선경후정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④ (가)와 (나) 모두 정해진 율격과 음보에 맞춰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해설】 정답 ④ 

(가)는 ‘오백년/도읍지를/필마로/돌아드니’와 같이 3·4조 4음보의 형태로 정해진 율격과 음보에 맞춰 시상을 전개하고 있으나 (나)는 율격과 음보에 구애받지 않고 시상을 전개한 자유시이다.

① (가)에서는 ‘산천’(자연물)의 영원성과 ‘인걸’(인간사)의 유한성을 대비하여 인생의 무상함을 드러내고 있다.

② (나)에서는 중국의 황제를 의미하는 ‘쌍룡’과 조선의 왕을 의미하는 ‘봉황’을 대비하고 있다. 또한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 위엔 여의주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라고 하며 사대주의적 역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③ (가)에서는 초장에서 오백 년 도읍지의 모습이 나타난 후에 이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화자의 심정이 나타나며 (나)에서는 황폐해진 궁궐의 정경(전반부)이 제시된 뒤 망해 버린 옛 왕조에 대한 화자의 심회(후반부)가 나타난다.

(가) 길재, <五百年(오백 년) 도읍지를>

• 해제: 조선이 개국한 다음에도 고려에 대한 충성심을 지키며 끝까지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작자가 고려의 도읍지였던 송도를 돌아보며 느낀 감회를 적은 작품이다.

• 갈래: 평시조

• 주제: 망국의 한과 인생무상

초장 - 고려의 옛 서울을 찾음

중장 - 인간사의 무상함

종장 - 고려 왕조에 대한 무상감

(나) 조지훈, <봉황수(鳳凰愁)>

• 해제: 이 시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 전반부에서는 낡은 궁궐을 간략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망해 버린 옛 왕조에 대한 심회를 드러낸다. 그것은 곧 ‘큰 나라 섬기던’으로 표현되는 사대주의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는 시인의 시선으로 대변된다. 후반부에서는 망국의 백성으로 부끄러워하고 서글퍼하는 심정이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는 표현으로 드러나 있다. 특히 마지막 구절에서, 눈물이 속된 것임을 몰랐다면 큰 소리로 울었을 것이라면서 눈물을 감추고 있지만 정작 크게 통곡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주제: 망국의 비애




 Q 
 다음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동네 사람들이 방앗간의 터진 두 면을 둘러쌌다. 그리고 방앗간 속을 들여다보았다. 과연 어둠 속에 움직이는 게 있었다. 그리고 그게 어둠 속에서도 흰 짐승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분명히 그놈의 신둥이개다. 동네 사람들은 한 걸음 한 걸음 죄어들었다. 점점 뒤로 움직여 쫓기는 짐승의 어느 한 부분에 불이 켜졌다. 저게 산개의 눈이다. 동네 사람들은 몽둥이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한 걸음 더 죄어들었다. 눈앞의 새파란 불이 빠져나갈 틈을 엿보듯이 휙 한 바퀴 돌았다. 별나게 새파란 불이었다. 문득 간난이 할아버지는 이런 새파란 불이란 눈앞에 있는 신둥이개 한 마리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지금 이 신둥이개의 뱃속에 든 새끼의 몫까지 합쳐진 것이라는. 그러나 간난이 할아버지의 가슴속을 흘러 지나가는 게 있었다. 짐승이라도 새끼 밴 것을 차마? 
이때에 누구의 입에선가, 때레라! 하는 고함 소리가 나왔다. 다음 순간 간난이 할아버지의 양옆 사람들이 욱 개를 향해 달려들며 몽둥이를 내리쳤다. 그와 동시에 간난이 할아버지는 푸른 불꽃이 자기 다리 옆을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뒤이어 누구의 입에선가, 누가 빈틈을 냈어? 하는 흥분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저마다, 거 누구야? 거 누구야? 하고 못마땅해 하는 말소리 속에 간난이 할아버지 턱밑으로 디미는 얼굴이 있어, “아즈반이웨다레” 하는 것은 동장네 절가였다. 
-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


① 토속적이면서도 억센 삶의 현장을 그리고 있다.
② 신둥이의 새파란 불은 생의 욕구를 암시한다.
③ 간난이 할아버지에게서 생명에 대한 외경을 느낄 수 있다.
④ 동장네 절가는 간난이 할아버지의 행동에 동조하고 있다.

【해설】 정답
 

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개 ‘신둥이’는 일제의 모진 수탈과 압박을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는 우리 민족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시문에서 간난이 할아버지의 다리 곁으로 신둥이개가 빠져 나가 신둥이개가 도망칠 수 있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장네 절가는 이를 눈치 채고 할아버지를 지목하고 있으므로, 동장네 절가가 간난이 할아버지의 행동에 동조하고 있다는 ④는 옳지 않은 설명이다.
① 집단적으로 몽둥이를 들고 신둥이를 때려잡으려는 동네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알 수 있다.
② 새파란 불이 신둥이개와 그가 밴 새끼의 몫까지 합쳐진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를 통해 새파란 불이 새끼를 밴 
어미개로서 끈질기게 생존하려는 신둥이개의 생의 욕구를 암시함을 알 수 있다.
③ ‘짐승이라도 새끼 밴 것을 차마?’라는 간난이 할아버지의 생각에서 알 수 있다.

 

 


 Q  다음 글의 밑줄 친 부분이 지시하는 대상이 다른 것은?

 

수박을 먹는 기쁨은 우선 식칼을 들고 이 검푸른 ㉠구형의 과일을 두 쪽으로 가르는 데 있다. 잘 익은 수박은 터질 듯이 팽팽해서, 식칼을 반쯤만 밀어 넣어도 나머지는 저절로 열린다. 수박은 천지개벽하듯이 갈라진다. 수박이 두 쪽으로 벌어지는 순간, ‘앗!’ 소리를 지를 여유도 없이 초록은 ㉡빨강으로 바뀐다. 한 번의 칼질로 이처럼 선명하게도 세계를 전환시키는 사물은 이 세상에 오직 수박뿐이다. 초록의 껍질 속에서, ㉢새까만 씨앗들이 별처럼 박힌 선홍색의 바다가 펼쳐지고, 이 세상에 처음 퍼져나가는 비린 향기가 마루에 가득 찬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한바탕의 완연한 아름다움의 세계가 칼 지나간 자리에서 홀연 나타나고, 나타나서 먹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돈과 밥이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것은 필시 흥부의 박이다. 
-김훈, 수박 에서- 


① ㉠  ② ㉡  ③ ㉢  ④ ㉣

【해설】 정답 ①

㉡, ㉢, ㉣은 수박의 속살을 가리키지만 ㉠은 ‘구형’의 과일이라며 수박의 겉모양을 가리킨다.

② 수박을 가른 뒤 ‘초록은 빨강(㉡)으로 바뀐다’는 부분을 통해 ㉡ 은 수박 속살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③ ㉢은 ‘초록의 껍질 속’에 존재하며 새까만 씨앗들이 박혀 있다 하였으므로 ㉢은 수박의 속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④ ㉣은 ‘칼 지나간 자리에서 홀연 나타나고, 나타나서 먹히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은 수박의 속살을 가리키는 말이다.  

 




 Q 
 (가)와 (나)를 통해서 추정하기 어려운 내용은?

(가) 찬성공 형제께서 정경부인의 상(喪)을 당하였다. 부윤공의 부인 이 씨가 우연히 언문 소설을 읽다가 그 소리가 밖으로 들렸다. 찬성공이 기뻐하지 않으며 제수를 계단 아래 서게 하고, “부녀자의 무식을 심하게 책망할 필요는 없지만, 어찌 상중(喪中)에 있으면서 예의에 어긋난 책을 소리 내어 읽어서 스스로 평민과 같아지려 할 수 있는가?” 하고 꾸짖었다. 

(나) 전기수: 늙은이가 동문 밖에 살면서 입으로 언문 소설을 읽었는데, 〈숙향전〉, 〈소대성전〉, 〈심청전〉, 〈설인귀전〉과 같은 전기소설이었다. …… 잘 읽었기 때문에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빙 둘러섰다. 가장 재미있고 긴요하여 매우 들을 만한 구절에 이르면 갑자기 침묵하고 소리를 내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다투어 돈을 던졌다. 이를 바로 ‘요전법(돈을 요구하는 법)’이라고 한다. 

 

① 상층 남성들은 상중의 예법에 대해 매우 엄격하였다.
② 혼자 소설을 보면서 소리 내어 읽기도 하였다.
③ 하층에서도 소설을 창작하는 사람이 많았다.
④ 상층이 아닌 하층에서도 소설을 즐겼다.

【해설】 정답
 

(나)의 내용으로, 조신 시대에 ‘전기수’와 같이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제시문에서 소설을 창작하는 하층이 많았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 ③은 추정하기 어렵다.
① (가)에서, 정경부인의 상중에 부윤공의 부인이 언문 소설을 소리나게 읽자 ‘상중에 있으면서 예의에 어긋
난 책을 소리 내어 읽어서 스스로 평민과 같아지려 할 수 있는가’라고 꾸짖는 데서 알 수 있다.
 *정경부인(貞敬夫人): 『역사』 조선 시대에, 정일품ㆍ종일품 문무관의 아내에게 주던 봉작. 고종 2년(1865)부터 종친의 아내에게도 주었다.
② (가)의, 이 씨가 혼자 언문 소설을 소리 내어 읽었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

 

 

 



 Q  다음 글을 잘못 이해한 것은?

 

서연: 여보게, 동연이.
동연: 왜?
서연: 자네가 본뜨려는 부처님 형상은 누가 언제 그렸는지 몰라도 흔히 있는 것을 베껴 놓은 걸세. 그런데 자네는 그 형상을 또다시 베껴 만들 작정이군. 자넨 의심도 없는가? 심사숙고해 보게. 그런 형상이 진짜 부처님은 아닐세. 
동연: 나에겐 전혀 의심이 없네.
서연: 의심이 없다니……?
동연: 무엇 때문에 의심해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가?
서연: 음…….
동연: 공부를 하게, 괜히 의심 말고! (허공에 걸려 있는 탱화를 가리키며) 자넨 얼마나 형상 공부를 했는가? 이 십일면관세음보살의 머리 위에는 열한 개의 얼굴들이 있는데, 그 얼굴 하나하나를 살펴나 봤었는가? 귀고리, 목걸이, 손에 든 보병과 기현화란 꽃의 형태를 꼼꼼히 연구했었는가? 자네처럼 게으른 자들은 공부는 안 하고, 아무 의미 없다 의심만 하지! 
서연: 자넨 정말 열심히 공부했네. 그렇다면 그 형태 속에 부처님 마음은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게. 
-이강백, 『느낌, 극락 같은』에서-


① 불상 제작에 대한 동연과 서연의 입장은 다르다.
② 서연은 전해지는 부처님 형상을 의심하는 인물이다.
③ 동연은 부처님 형상을 독창적으로 제작하는 인물이다.
④ 동연과 서연의 대화는 예술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의 논쟁을 연상시킨다.

【해설】 정답 ③ 

‘공부를 하게, 괜히 의심 말고!’라는 동연의 말과 ‘자넨 정말 열심히 공부했네,’와 같은 서연의 말을 통해, 동연이 불상의 완벽한 형태를 제작하기 위해 형상에 대한 공부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연은 부처님의 형상은 흔히 있는 것을 베껴 놓은 것이며, 동연이 그 형상을 다시 베껴 부처님 형상을 만들고 있다고 하였다. 이를 통해 동연이 부처님 형상을 독창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① 동연은 불상의 완벽한 형태 속에 부처의 마음이 있다고 믿으며 서연은 부처의 마음을 깨달아야 진정한 불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불상 제작에 대한 동연과 서연의 입장은 다르다.

② 서연은 전해지는 불상은 누가 언제 그렸는지는 몰라도 흔히 있는 것을 베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의심한다.

④ 완벽한 형태 속에 부처의 마음이 있다고 믿는 형식론자인 동연과 부처의 마음을 깨달아야 진정한 불상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론자인 서연의 대화는 예술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의 논쟁을 연상시킨다.

이강백, <느낌, 극락 같은>

• 해제: 「느낌, 극락 같은」은 예술이 추구하는 바에 대한 관점을 등장인물의 가치관을 통해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예술의 ‘형태’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등장 인물들은 각각 예술의 형태나 내용, 또는 양자의 결합을 추구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 여 준다. 특히 불상의 완벽한 형태를 강조하는 동연과 불상 속에 부처의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서연 사이의 갈등은 예술에서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관점과 보이지 않는 것을 중시하는 관점 사이의 갈등, 즉 형태와 내용 사이에 일어나는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 주제: 진정한 인간 구원의 문제

 

 

 


 Q 
 ㉠과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헌 먼덕1) 숙여 쓰고 축 없는 짚신에 설피설피 물러오니 
풍채 적은 형용에 ㉠개 짖을 뿐이로다 
와실(蝸室)에 들어간들 잠이 와서 누었으랴 
북창(北窓)을 비겨 앉아 새벽을 기다리니 
무정한 ㉡대승(戴勝)2)은 이내 한을 돋우도다 
종조(終朝) 추창(惆愴)3)하며 먼 들을 바라보니 
즐기는 농가(農歌)도 흥 없이 들리나다 
세정(世情) 모르는 한숨은 그칠 줄을 모르도다 
- 박인로, 〈누항사(陋巷詞)〉
※ 1) 먼덕: 짚으로 만든 모자 
 2) 대승(戴勝): 오디새 
 3) 추창(惆愴): 슬퍼하는 모습

 

① ㉠은 실재하는 존재물이고, ㉡은 상상적 허구물이다.
② ㉠은 화자의 절망을 나타내고, ㉡은 화자의 희망을 나타낸다.
③ ㉠은 화자의 내면을 상징하고, ㉡은 화자의 외양을 상징한다.
④ ㉠은 화자의 초라함을 부각시키고, ㉡은 화자의 수심을 깊게 한다.

 

【해설】 정답 
박인로의 〈누항사(陋巷詞)〉는 임진왜란 이후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진 사대부의 현실을 그린 가사이다. 제시문은 농사를 짓기 위해 이웃집의 소를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난 부분이다. 
㉠ ‘개’는 소를 빌리는 것을 거절당해 ‘풍채 적은 형용’, 즉 위축되고 울적한 화자를 향해 짖어 댐으로써 화자의 초라
한 처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 ‘대승’은 가난하여 농사를 짓기 어려운 화자의 ‘한을 돋우’고 있으므로 화자의 수심
을 깊게 하는 역할을 한다.
① ㉠, ㉡ 모두 실재하는 존재물이다.
② ㉠은 화자의 가난하고 초라한 처지를 부각하므로 화자가 느끼는 절망감과 관련되지만, ㉡은 화자의 희망과는 관련
이 없다.




 Q 
 화자의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한 한자 성어는?

 

미인이 잠에서 깨어 새 단장을 하는데 
향기로운 비단, 보배 띠에 원앙이 수놓였네.
겹발을 비스듬히 걷으니 비취새가 보이는데 

게으르게 은 아쟁을 안고 봉황곡을 연주하네 
금 재갈, 꾸민 안장은 어디로 떠났는가? 
다정한 앵무새는 창가에서 지저귀네
풀섶에 놀던 나비는 뜰 밖으로 사라지고
꽃잎에 가리운 거미줄은 난간 너머에서 춤추네. 뉘 집의 연못가에 풍악 소리 울리는가?
달빛은 금 술잔에 담긴 좋은 술을 비추네
시름겨운 이는 외로운 밤에 잠 못 이루는데
새벽에 일어나니 비단 수건에 눈물이 흥건하네.
- 허난설헌, 〈사시사(四時詞)〉

 

① 琴瑟之樂 ② 輾轉不寐 ③ 錦衣夜行 ④ 麥秀之嘆

【해설】 정답
 

허난설헌의 〈사시사(四時詞)〉는 사계절의 풍경 속에서 여성 화자가 느끼는 고독과 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 한시(7언 고시)로, 춘사(春詞), 하사(夏詞), 추사(秋詞), 동사(冬詞)로 구성되어 있다. 춘사(春詞)에 해당하는 제시문에서, 화자는 임이 오기를 기다리며 잠 못 이루는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따라서 ‘누워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함’을 뜻하는 ‘輾轉不寐(구를 전, 구를 전, 아닐 불, 잠잘 매)’가 화자의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輾轉反側(구를 전, 구를 전, 돌이킬 반, 곁 측)] 
① 琴瑟之樂(거문고 금, 큰 거문고 슬, ~의 지, 즐길 락): 부부간의 사랑.
③ 錦衣夜行(비단 금, 옷 의, 밤 야, 다닐 행):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다닌다는 뜻으로, 자랑삼아 하지 않으면 생색이 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 / 아무 보람이 없는 일을 함을 이르는 말
④ 麥秀之嘆(보리 맥, 빼어날 수, ~의 지, 탄식할 탄): 고국의 멸망을 한탄함을 이르는 말. ‘麥秀之歎’으로 쓰기도 한다.

 



 Q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를 순서대로 바르게 나열한 것은?

한국 문학의 미적 범주에서 눈에 띄는 전통으로 풍자와 해학이 있다. 풍자와 해학은 주어진 상황에 순종하기보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건강한 삶의 의지에서 나온 ( ㉠ )을(를) 통해 드러난다. ( ㉠ )은(는) ‘있어야 할 것’으로 행세해 온 관념을 부정하고, 현실적인 삶인 ‘있는 것’을 그대로 긍정한다. 이때 있어야 할 것을 깨뜨리는 것에 관심을 집중한 것이 ( ㉡ )이고, 있는 것이 지닌 긍정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 ㉢ )이다.


         ㉠       ㉡       ㉢
① 골계(滑稽) 해학(諧謔) 풍자(諷刺)
② 해학(諧謔) 풍자(諷刺) 골계(滑稽)
③ 풍자(諷刺) 해학(諧謔) 골계(滑稽)
④ 골계(滑稽) 풍자(諷刺) 해학(諧謔)

【해설】 정답
 

㉠: 풍자와 해학이 ㉠을 통해 드러난다고 하였으므로 ㉠에는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일’을 뜻하는 ‘골계’가 들어가야 적절하다.
㉡: ㉡은 ‘있어야 할 것’으로 행세해 온 관념을 깨뜨리는 것에 관심을 집중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에는 ‘문학 작품 
따위에서,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으면서 씀’을 뜻하는 ‘풍자’가 들어가야 적절하다.
㉢: ㉢은 현실적인 삶인 ‘있는 것’이 지닌 긍정에 관심을 집중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에는 ‘익살스럽고도 품위가 있
는 말이나 행동’을 뜻하는 ‘해학’이 들어가야 적절하다.

 

 



 Q 
 다음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해설자: (관객들에게 무대와 등장인물을 설명한다.) 이곳은 황야입니다. 이리 떼의 내습을 알리는 망루가 세워져 있죠. 드높이 솟은 망루는 하늘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하늘은 연극의 진행에 따라 황혼, 초승달이 뜬 밤, 그리고 아침으로 변할 겁니다. 저기 위를 바라보십시오. 파수꾼이 앉아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하늘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그는 언제나 시커먼 그림자로만 보입니다. 그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파수꾼이었습니다. 나의 늙으신 아버지께서도 어린 시절에 저 유명한 파수꾼의 이야기를 들으셨다 합니다. 
-이강백, 《파수꾼》

 

 

① 공간적 배경은 망루가 세워져 있는 황야이다.
② 시간적 배경은 연극의 진행에 따라 변한다.
③ 해설자는 무대 위의 아버지를 소개한다.
④ 파수꾼의 얼굴은 분명하게 알 수 없다.

【해설】 정답
 

이강백의 〈파수꾼〉은 우의적 방식으로 1970년대의 정치 현실을 풍자·비판한 희곡이다. 제시문은 해설자가 관객들에게 무대의 설정과 등장인물인 파수꾼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다. 해설자는 무대 위의 등장인물인 파수꾼(“저기 위를 바라보십시오. 파수꾼이 앉아 있습니다”)을 소개하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언급한 것이다. 따라서 해설자가 무대 위의 아버지를 소개한다는 ③이 옳지 않다.
① “이곳은 황야입니다. 이리 떼의 내습을 알리는 망루가 세워져 있죠”에서 알 수 있다.
② “하늘은 연극의 진행에 따라 황혼, 초승달이 뜬 밤, 그리고 아침으로 변할 겁니다”에서 알 수 있다.
④ “파수꾼이 앉아 있습니다. ~ 그는 언제나 시커먼 그림자로만 보입니다”에서 알 수 있다.
*작품 해설: 이강백, 〈파수꾼〉

1. 갈래: 희곡, 단막극, 풍자극
2. 성격: 상징적, 우의적, 풍자적
3. 배경: 어느 마을의 황야에 있는 망루
4. 표현과 특성: 
① 우화적 기법을 사용하여 작품 내면에 작가의 의도를 숨김.
② 상징적, 대조적 인물과 소재를 활용해 주제를 형상화함.
5. 주제: 진실이 통용되기 어려운 비극적 사회 / 진실을 향한 열망

6. 해설: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과 이리〉를 모티프로 하여, 1970년대의 정치 세태를 풍자하고 권력의 위선과 허위를 간접적으로 폭로·비판한 희곡이다. 이리 떼라는 허상의 존재에 근거하여 마을을 지배하는 권력자인 촌장과 이리 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진실을 밝히려 하지만, 촌장의 계략에 속아 그의 뜻을 따르게 되는 파수꾼 ‘다’ 를 통해 권력자의 위선과 잘못된 논리에 굴복하는 나약한 지식인을 비판하고 있다. 

 

 

 


 Q 
 (가)의 관점에서 (나)를 감상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가)
반영론은 문학 작품이 사회를 반영하여 현실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라는 관점을 취한 
비평적 입장이다.

(나)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


① 전통적 민요의 율격을 바탕으로 한 정형적 형식을 통해 절제된 시상이 효과적으로 드러났군. 
② 삶의 고통스러운 단면을 외면한 채 유유자적한 삶만을 그린 것은 아닌지 비판할 여지가 있군. 
③ 낭만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시적 분위기가 시조에서 보이는 선경후정과 비슷한 양상을 띠는군. 
④ 해질 무렵 강가를 거닐며 조망한 풍경의 이미지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감각을 자아내는군.

【해설】 정답
 

(나) 박목월의 〈나그네〉는 나그네의 모습을 통해 현실에 얽매이지 않는 달관의 경지를 형상화한 시이다.
②는 
(나)가 일제 강점기에 창작된 작품, 즉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관점에서 (나)를 감상하고 있다. 즉 “구름 에 달 가듯이” 유유자적한 나그네의 모습이 일제 강점기로 인한 고통스러운 삶의 단면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따라서 ②가 “문학 작품이 사회를 반영하여 현실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한다는 (가) ‘반영론적 관점’의 감상으로 가장 적절하다.
①・③・④ 작품 자체의 형식과 의미에 주목한 내재적 관점의 감상이다.





 Q 
 (가)~(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 이황 
(나) - 윤선도, 〈초연곡〉 
(다) - 작가 미상 
(라) - 권섭의 시조 


① (가): 연쇄법을 활용하여 고인의 길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② (나): 문답법과 대조법을 활용하여 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있다.

③ (다): ‘가치’를 반복적으로 표현하여 운율감을 더하고 있다.

④ (라): 냉소적 어조를 통해 상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

【해설】 정답
 

(나) 윤선도의 〈초연곡(初筵曲)〉은 연시조로, 작가가 연회석상에서 임금에게 잘못을 고치도록 하기 위하여 지은 것이다.

집온어이ᄒᆞ야되엳ᄂᆞᆫ다大의功이로다
나무ᄂᆞᆫ어이ᄒᆞ야고든다고조즐조찯노라
이집의이뜯을알면萬ᄒᆞ리라
술은어이ᄒᆞ야됴ᄒᆞ니누록섯글타시러라
국은어이ᄒᆞ야됴ᄒᆞ니塩ᄆᆡꥹᆞᆯ타시러라
이음식이뜯을알면萬ᄒᆞ리라

(술은 어찌하여 맛이 좋은가? 누룩을 섞은 탓이로다. 국은 어찌하여 맛이 좋은가? 소금을 탄 탓이로다)”에서 문답법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나)에서 대조법을 활용하지는 않았으므로 ②가 적절하지 않다. (나)에서는 임금의 성덕을 ‘술’, ‘국’에, 어진 신하들의 보필을 ‘누룩’, ‘염매(소금)’에 비유하여 임금의 덕업을 돕는 신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임금에게 간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① (가)는 “나도 고인 몯 뵈 → 고인을 몯 봐도”, “녀던 길 알 패 잇내. 녀던 길 알패 잇거든”에서 앞 구절의 일정 부분을 뒤에서 이어 나가는 연쇄법을 활용하고 있다. ‘고인’은 ‘성현’을, ‘녀던 길’은 ‘성현이 가던 길’, 즉 학문 수양의 길을 의미한다.
③ (다)는 임과의 만남과 이별의 상황을 날씨에 빗대어 표현한 작가 미상의 시조이다. 반복하여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다. 

④ (라)는 세상일에 환멸을 느껴 그것을 공허한 거짓 웃음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노래한 권섭의 시조이다. 화자는 세상일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는 자신의 웃음을 몰라보는 벗님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 우음이 정 우음가(내 웃음이 정말 웃음인가)”, “아귀 여디리라(아귀가 찢어지리라)” 등의 냉소적 어조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
*현대어 풀이
(나) 술은 어찌하여 맛이 좋은가? 누룩을 섞은 탓이로다. 
 국은 어찌하여 맛이 좋은가? 소금을 탄 탓이로다. 
 이 음식의 뜻을 아시면 만수무강하오리다. 
(다) 우레같이 소리 나는 임을 번개같이 번뜩 만나 
 비같이 오락가락 (사랑을 주고받고) 구름같이 헤어지니 
 가슴 가운데 바람 같은 한숨이 안개 피듯 하는구나.
(라) 하하 허허 하고 웃는 내 웃음이 정말 웃음인가(정말 우스워서 웃는 것이겠는가). 
 (세상일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느끼다가 그렇게 웃는 것이네. 
 벗님네들이여, (내가 웃는다고) 같이 웃지를 말구려. (웃다가) 아귀가 찢어질지도 모르니까. 




 Q 
 다음 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유 소사가 말하기를, “신부(新婦)가 이제 내 집에 들어왔으니 어떻게 남편을 도울꼬?” 
사씨 대답하여 말하기를, “첩(妾)이 일찍 아비를 여의고 자모(慈母)의 사랑을 입사와 본래 배운 것이 없으니 물으시는 말씀에 대답치 못하옵거니와 어미 첩을 보낼 제 중문(中門)에 임(臨)하여 경계하여 말씀하시기를 ‘반드시 공경(公卿)하며 반드시 경계(警戒)하여 남편을 어기오지 말라.’ 하시니 이 말씀이 경경(耿耿)하여 귓가에 있나이다.” 
유 소사가 말하기를, “남편의 뜻을 어기오지 말면 장부(丈夫) 비록 그른 일이 있을지라도 순종(順從)하랴?” 
사씨 대 왈, “그런 말이 아니오라 부부(夫婦)의 도(道) 오륜(五倫)을 겸(兼)하였으니 아비에게 간(諫)하는 자식이 있고 나라에 간하는 신하 있고 형제(兄弟) 서로 권하고 붕우(朋友) 서로 책(責)하나니 어찌 부부라고 간쟁(諫諍)치 않으리이까? 그러하나 자고로 장부(丈夫) 부인(婦人)의 말을 편청(偏聽)하면 해로움이 있삽고 유익(有益)함이 없으니 어찌 경계 아니 하리이까?”
유 소사가 모든 손님을 돌아보며 말하기를, “나의 며느리는 가히 조대가*에 비할 것이니 어찌 시속(時俗) 여자가 비칠 바리오.”라고 하였다. 
- 김만중, 〈사씨남정기〉

*조대가: 《한서(漢書)》를 지은 반고(班固)의 누이동생인 반소(班昭). 학식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아 왕실 여성의 스승으로 칭송이 자자했다.

 

① 사씨의 어머니는 딸이 남편에게 맞섰던 일을 비판하고 있다.
② 사씨는 홀어머니를 모시느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③ 사씨는 부부의 예에 따라, 남편이 잘못하면 이를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④ 유 소사는 며느리와의 대화를 통해, 효성이 지극한 사씨의 모습에 흡족해 하고 있다.

【해설】 정답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는 양반 사대부인 유한림의 가정에서 벌어진 처첩 간의 갈등을 통해 축첩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한 소설이다. 유 소사가 ‘장부 비록 그른 일이 있을지라도 순종하랴?’라고 질문하자 사씨는 ‘어찌 부부라고 간쟁치 않으리이까?’라고 반문한다. 간쟁(諫爭/諫諍)이란 ‘어른이나 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간절히 말함’이란 의미이므로, 사씨가 남편이 잘못하면 이를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③이 가장 적절한 이해이다.
① 사씨의 어머니가 딸이 남편에게 맞섰던 일을 비판하는 내용은 나타나 있지 않다. 사씨의 어머니가, 남편을 공경하고 경계하여 어기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이 있을 뿐이다.
② 사씨는 자신이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본래 배운 것이 없으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씨가 이를 안타까워한다는 내용은 없다.
④ 유 소사는 사씨의 말을 듣고 그녀를 조대가에 비할 만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조대가는 학식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은 여인이므로, 유 소사는 며느리 사씨의 이러한 점을 칭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유 소사가 사씨의 효성이 지극함을 흡족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Q 
 다음 글에서 ‘소리’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바깥은 어둡고 뜰 변두리의 늙은 나무들은 바람에 불려 서늘한 소리를 내었다. 처마 끝 저편에 퍼진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게 박혀 있으나, 아스무레한 초여름 기운에 잠겨 있었다. 집은 전체로 조용하고 썰렁했다.
꽝 당 꽝 당 

먼 어느 곳에서는 이따금 여운이 긴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밑 거리의 철공소나 대장간에서 벌겋게 단 쇠를 쇠망치로 뚜드리는 소리 같았다. 근처에는 그런 곳은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굉장히 먼 곳일 것이었다. 굉장히 굉장히 먼 곳이 것이었다.
꽝 당 꽝 당 

단조로운 소리이면서 송곳처럼 쑤시는 구석이 있는, 밤중에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그 소리는 이상하게 신경을 자극했다.
“참, 저거 무슨 소리유?” 

영희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글쎄, 무슨 소릴까…….” 

정애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이 근처에 철공소는 없을 텐데.” 

“…….” 
정애는 표정으로만 수긍을 했다.
꽝 당 꽝 당 

그 쇠붙이에 쇠망치 부딪치는 소리는 여전히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밤내 이어질 모양이었다. 자세히 그 소리만 듣고 있으려니까 바깥의 선들대는 늙은 나무들도 초여름 밤의 바람에 불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저 소리의 여운에 울려 흔들리고 있었다. 저 소리는 이 방안의 책 틈서리를 쪼개고도 있었다. 형광등 바로 위의 천장에 비수가 잠겨 있을 것이었다.
- 이호철, 〈닳아지는 살들〉

 

① ‘서늘한 소리’는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한다.
② ‘꽝 당 꽝 당’ 소리는 인물의 심리적 상태의 변화를 촉발한다.
③ ‘단조로운 소리’는 반복적으로 드러남으로써 모종의 의미가 부여된다.
④ ‘소리의 여운’은 단선적 구성에 변화를 주어 갈등 해소의 기미를 강화한다.

【해설】 정답
 

이호철의 〈닳아지는 살들〉은 어느 실향민 가정의 응접실을 배경으로 하여 전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가족의 권태와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제시문은 먼 어느 곳에서 여운이 길게 들려오는 ‘꽝 당 꽝 당’ 소리가 조성하는 분위기와 인물의 심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은 한정된 시간에서의 ‘기다림 → 기다림의 좌절’이라는 단선적 구성을 취하는데, 여기서 반복되는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는 가족들의 정신적인 고뇌를 상징하는 동시에, 희망 혹은 행복했던 과거 등으로 상징되는 맏딸이 돌아오지 못한 분단의 비극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리의 여운이 갈등 해소의 기미를 강화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④가 적절하지 않다.
①・②・③ ‘꽝 당 꽝 당’ 반복되며 울리는 소리가 인물의 신경을 자극하며 불안한 예측을 불러일으키는 등 의 역할을 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작품 해설: 이호철, 〈닳아지는 살들〉

1. 갈래: 단편 소설
2. 배경: 5월 어느 날 저녁부터 밤 12시까지(현재의 상황에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이 삽입된 구조), 어느 실향민 가정의 응접실
3.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4. 표현과 특성: ① 온 가족이 한 사람을 기다리며 점점 폐쇄적으로 변해 가는 한 가정의 상황을 중심으로 묘사함.
② ‘꽝 당 꽝 당’ 하는 쇠붙이 소리를 배경음으로 하여 분단의 비극이 한 가정에 가져다 준 정신적 고통을 상징적으로 처리함.
③ 연극적인 구조를 지님(시간의 한정).
5. 주제: 전후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가족의 권태와 비극
6. 줄거리: 5월의 어느 날 저녁, 밤 열두 시에 돌아온다는 맏딸을 조용하고 썰렁한 집안에서 은퇴한 은행원인 늙은 주인(아버지), 며느리 정애, 그리고 막내딸 영희가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어디서 ‘꽝 당 꽝 당’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정애에게 이 집 맏딸의 시사촌 동생이며 죽은 어머니가 아끼던 선재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을 상기시킨다. 만취한 선재가 들어오자 영희가 그를 부축하고 올라가고 성식도 이층으로 올라간다. 영희는 선재가 쓰는 초라한 방에서 선재의 품에 안기어 쇠망치 소리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고 무섭다고 말한다. 점점 열두시는 가까워지고 늙은 주인은 푸념을 하는 어린애처럼 코의 사마귀를 만지면서 두리번거린다. 그 순간 시계가 열두 시를 치고, 모두의 시선이 시계와 노인의 얼굴로 향하는데, 복도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기묘한 웃음을 띤 식모가 나타나 변소에 갔었다고 말한다. 영희는 식모를 가리키면서 언니가 정말 왔다고 소리친다. 아버지는 영희의 부축을 받으면서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린다. ‘꽝 당 꽝 당’ 하는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는 온밤 내 이어진다.

 




 Q 
 다음 글의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리워진 안개를 걷게 하라, 
국경이며 탑이며 어용학(御用學)의 울타리며 

죽 가래 밀어 바다로 놀아 넣라. 

하여 하늘을 흐르는 날새처럼 

한 세상 한 바람 한 햇빛 속에, 
만 가지와 만 노래를 한 가지로 흐르게 하라. 

보다 큰 집단은 보다 큰 체계를 건축하고, 
보다 큰 체계는 보다 큰 악을 양조(釀造)한다. 

조직은 형식을 강요하고 

형식은 위조품을 모집한다. 

하여, 전통은 궁궐안의 상전이 되고 

조작된 권위는 주위를 침식한다. 

국경이며 탑이며 일만년 울타리며 

죽 가래 밀어 마다로 몰아 넣라. 

-신동엽,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 

 

① 직설적인 어조로써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② 고전적인 질서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추구하고 있다.
③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이 대조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④ 농기구의 상징을 통해 체제 개혁을 역설하고 있다.

【해설】 정답
 

3~5연에서 화자는 큰 조직(집단, 체계)은 큰 악을 만들어 내어 “전통은 궁궐 안의 상전이 되고 / 조작된 권위는 주위를 침식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 연에서는 억압적 ‘전통’, ‘조작된 권위’를 의미하는 ‘국경, 탑, 일만 년 울타리’를 바다로 몰아 넣어 없애라고 명령하고 있다. 즉 화자는 조작된 권위로써 이루어진 기존의 것들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전적인 질서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추구한다는 ②가 적절하지 않다. 
*고전적(古典的): 옛날의 의식이나 법식을 따르는.
① “죽 가래 밀어 바다로 몰아 넣라”, “보다 큰 체계는 보다 큰 악을 양조한다” 등에서 기존 체제에 대한 
비판과 거부라는 메시지를 단호하고 단정적인 어조, 즉 직설적인 어조로 전하고 있다.
③ 화자가 ‘국경, 탑, 어용학의 울타리’ 등을 바다로 몰아 넣고, 2연에서 “하늘을 흐르는 날새처럼 ~ 만 노래를 한 가
지로 흐르게 하라”고 말하는 데에서 알 수 있다. 이때 ‘국경, 탑, 어용학’ 등은 조직이 강요하여 만들어 낸 권위의 산물로 인위적인 것이고, ‘하늘을 흐르는 날새’는 자연적인 것이다.




 Q 
 ㉠~㉣ 중 서술자가 개입되어 있지 않은 것은?

이때 춘향이는 사령이 오는지 군노가 오는지 모르고 주야로 도련님을 생각하여 우는데, ㉠생각지 못할 우환을 당하려 하니 소리가 화평할 수 있겠는가. 한때나마 빈방살이할 계집아이라 목소리에 청승이 끼어 자연히 슬픈 애원성이 되니 ㉡보고 듣는 사람의 심장인들 아니 상할 것인가. 임 그리워 서러운 마음 밥맛없어 밥 못 먹고 불안한 잠자리에 잠 못 자고 도련님 생각으로 상처가 쌓여 피골이 상접하고 양기가 쇠진하여 진양조 울음이 되어 노래를 부른다. 갈까 보다 갈까 보다, 임을 따라 갈까 보다. 천 리라도 갈까 보다. 만 리라도 갈까 보다. 바람도 쉬어 넘고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도 쉬어 넘는 높은 고개 동선령 고개라도 임이 와 날 찾으면 신발 벗어 손에 들고 아니 쉬고 달려가리. ㉢한양 계신 우리 낭군 나와 같이 그리워하는가, 무정하여 아주 잊고 나의 사랑 옮겨다가 다른 임을 사랑하는가? ㉣이렇게 한참을 서럽게 울 때 사령 등이 춘향의 슬픈 목소리를 들으니 목석이라도 어찌 감동을 받지 않겠는가? 봄눈 녹듯 온몸에 맥이 탁 풀렸다.
- 작자 미상, 〈춘향전〉


① ㉠  ② ㉡  ③ ㉢  ④ ㉣

【해설】 정답
 

작가 미상의 〈춘향전(春香傳)〉은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하층민의 신분 상승의 욕구 등을 주제로 한 판소리 소설이다. 제시문은, 춘향을 데려오라는 변 사또의 명을 받아 사령과 관노들이 춘향의 집으로 간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은 춘향이 도련님을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 내용으로, 여기에 서술자의 개입은 나타나 있지 않다. 서술자가 개입하여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방식은 고전 소설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로 ㉠·㉡·㉣에는 이러한 서술자의 개입이 모두 나타난다. 

 

 



 Q 
 〈보기〉는 다음 한시에 대한 감상이다. ㉠~㉣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白犬前行黃犬隨 흰둥이가 앞서고 누렁이는 따라가는데 
野田草際塚纍纍 들밭머리 풀섶에는 무덤이 늘어서 있네 
老翁祭罷田間道 늙은이가 제사를 끝내고 밭 사이 길로 들어서자 
日暮醉歸扶小兒 해 저물어 취해 돌아오는 길을 아이가 부축하네. 

- 이달, 〈제총요(祭塚謠)〉

 

〈보기〉 
이달(李達, 1561~1618)이 살았던 시기를 고려할 때, 시인은 임진왜란을 겪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이 시는 해질 무렵 두 사람이 제사를 지낸 뒤 집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에서 무덤이 들밭머리에 늘어서 있다는 것은 전란을 겪은 마을에서 많은 이들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음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여기 등장하는 늙은이와 아이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로 파악할 수 있다. 아마도 이들은 아이의 부모이자 할아버지의 자식에 해당하는 이의 무덤에 다녀오는 길일 것이다. ㉢할아버지가 취한 까닭도 죽은 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속상함 때문일 것이다. ㉣이 시는 전반부에서는 그림을 그리듯이 장면을 묘사하고 후반부에서는 정서를 표출하는 선경후정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① ㉠   ② ㉡   ③ ㉢   ④ ㉣


【해설】 정답
 

이달의 〈제총요(祭塚謠)〉는 정서 표출 없이 장면 묘사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결구 “해 저물어 취해 돌아오는 길을 아이가 부축하네”에서 죽은 자에 대한 늙은이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지만, 이는 장면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 시가 선경후정의 형식을 취한다는 ④가 적절하지 않다.
① ‘무덤이 늘어서 있네’, “늙은이가 제사를 끝내고 밭 사이 길로 들어서자”, “해 저물어 취해 돌아오는 길을 아이가 부축하네” 등에서 ㉠을 알 수 있다.
② 시인이 살았던 시기에 임진왜란이 벌어졌음을 고려했을 때 들밭머리 풀섶에 늘어선 무덤들이 이와 관계가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③ 제사를 지내고 취해 돌아왔다는 시구로, 할아버지가 가족으로 추정되는 죽은 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속상함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Q 
 다음 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용왕의 아들 이목(璃目)은 항상 절 옆의 작은 연못에 있으면서 남몰래 보양(寶壤) 스님의 법화(法化)를 도왔다. 문득 어느 해에 가뭄이 들어 밭의 곡식이 타들어 가자 보양 스님이 이목을 시켜 비를 내리게 하니 고을 사람들이 모두 흡족히 여겼다. 하늘의 옥황상제가 장차 하늘의 뜻을 모르고 비를 내렸다 하여 이목을 죽이려 하였다. 이목이 보양 스님에게 위급함을 아뢰자 보양 스님이 이목을 침상 밑에 숨겨 주었다. 잠시 후에 옥황상제가 보낸 천사(天使)가 뜰에 이르러 이목을 내놓으라고 하였다. 보양 스님이 뜰 앞의 배나무[梨木]를 가리키자 천사가 배나무에 벼락을 내 리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 바람에 배나무가 꺾어졌는데 용이 쓰다듬자 곧 소생하였다(일설에는 보양 스님이 주문을 외워 살아났다고 한다). 그 나무가 근래에 땅에 쓰러지자 어떤 이가 빗장 막대기로 만들어 선법당(善法堂)과 식당에 두었다. 그 막대기에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 일연, 《삼국유사》

 

① 천사의 벼락을 맞은 배나무는 저절로 소생했다.
② 천사는 이목을 죽이려다 실수로 배나무에 벼락을 내렸다.
③ 벼락 맞은 배나무로 만든 막대기가 글쓴이의 당대까지 전해졌다.
④ 제멋대로 비를 내린 보양 스님을 벌하려고 옥황상제가 천사를 보냈다.

【해설】 정답
 

《삼국유사》에 실려 전하는 〈보양 이목 설화(寶壤梨木說話)〉
천사가 배나무에 벼락을 내려 배나무가 꺾어졌는데 곧 소생하였다. 마지막의 “그 나무가 근래에 땅에 쓰러지자 어떤 이가 빗장 막대기로 만들어”로 보아, 벼락 맞은 배나무로 만든 막대기가 글쓴이의 당대까지 전해졌다는 ③이 가장 적절한 이해이다.
 *〈보양 이목 설화(寶壤梨木說話)〉: 신라 때의 승려 보양이 이무기를 구해 주었다는 설화. 보양이 용궁에서 데려온 용왕의 아들 이무기가 날이 가물던 어느 날 비를 내리게 하였다. 천제가 월권을 이유로 이무기를 죽이려 하자, 보양이 이무기를 숨기고 배나무를 가리켜 이무기라고 속였다는 내용이다. 《삼국유사》에 실려 전한다.
① 천사의 벼락을 맞은 배나무는 용이 쓰다듬었거나 보양 스님이 주문을 외워 소생한 것이다. 즉 배나무가 저절로 소생한 것은 아니다.
② 이목(璃木)을 내놓으라는 천사의 요구에 보양 스님이 배나무[梨木]를 가리키자 천사가 그 배나무에 벼락을 내렸다. 즉 천사는 실수로 배나무에 벼락을 내린 것이 아니라, 발음은 ‘이목’으로 같지만 한자가 다른 배나무가 이목이라고 생각하여 그에게 벼락을 내린 것이다.

④ 비를 내리게 한 것은 보양 스님의 지시를 받은 이목이다. 이에 옥황상제는 하늘의 뜻을 모르고 비를 내렸다하여 이목을 죽이려 천사를 보냈다. 즉 옥황상제는 보양 스님이 아니라 이목을 벌하려고 천사를 보낸 것이다.

 

 



 Q 
 ㉠과 가장 유사한 정서가 드러나는 것은?

 

다시 방수액을 부어 완벽을 기하고 이음새 부분은 손가락으로 몇 번씩 문대어 보고 나서야 임 씨는 허리를 일으켰다. 임 씨가 일에 몰두해 있는 동안 그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일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저 열 손가락에 박힌 공이의 대가가 기껏 지하실 단칸방만큼의 생활뿐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솟아 오르기도 했다. 목욕탕 일도 그러했지만 이 사람의 손은 특별한 데가 있다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주무르고 있는 일감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는 임 씨의 열 손가락은 손가락 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 양귀자,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①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을 한다.
② 산에 / 산에 / 피는 꽃은 /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 꽃이 좋아 / 산에서 / 사노라네.

③ 남편은 어디에 나가 있는지 / 아침에 소 끌고 산에 올랐는데 / 산 밭을 일구느라 고생을 하며 / 저물도록 돌아오지 못한다네.
④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 /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해설】 정답
 

양귀자의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는 1980년대 도시 변두리를 배경으로 소시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갈등과 화해를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에서 ‘그’는 임 씨의 손가락에 박힌 굳은살을 보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만 가난한 생활을 벗어날 수 없는 임 씨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③에서도 화자는 생계를 위해 아침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 산밭을 일구는 산골 사람들의 고된 삶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③은 김창협의 〈산민(山民)〉으로 탐관오리를 피해 산 속에 들어가 고생하며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연민을 노래한 한시이다.
 *공이: 옹이의 방언. ‘굳은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① 박남수의 〈아침 이미지〉로, 즐겁고 생동감 넘치는 아침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② 김소월의 〈산유화〉로, 존재의 근원적 고독감을 나타내고 있다.
④ 김상옥의 〈사향(思鄕)〉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나타나 있다.

 

 

 



 Q 
 다음 시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네 집에서 그 샘으로 가는 길은 한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벽이면 물 길러 가는 인기척을 들을 수 있었지요. 서로 짠 일도 아닌데 새벽 제일 맑게 고인 물은 네 집이 돌아가며 길어 먹었지요. 순번이 된 집에서 물 길어 간 후에야 똬리 끈 입에 물고 삽짝 들어서시는 어머니나 물지게 진 아버지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집안에 일이 있으면 그 순번이 자연스럽게 양보되기도 했었구요. 넉넉하지 못한 물로 사람들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던 그 샘가 미나리꽝에서 는 미나리가 푸르고 앙금 내리는 감자는 잘도 썩어 구린내 훅 풍겼지요.  
- 함민복, 〈그 샘〉

 

① ‘샘’을 매개로 공동체의 삶을 표현했다. 
② 과거 시제로 회상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③ 공감각적 이미지로 이웃 간의 배려를 표현했다.
④ 구어체로 이웃 간의 정감 어린 분위기를 표현했다.

【해설】 정답
 

함민복의 〈그 샘〉은 네 집이 돌아가면서 길어 쓰던 어린 시절 고향의 ‘샘’에 대한 화자의 회상을 통해 이웃 간의 따뜻한 인정을 그린 시이다. ‘서로 짠 일도 아닌데 새벽 제일 맑게 고인 물은 네 집이 돌아가며 길어 먹었지요’, ‘집안에 일이 있으면 그 순번이 자연스럽게 양보되기도 했었구요’ 등에서 이웃 간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하지만 이 시에는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되는 공감각적 이미지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③이 적절하지 않다.  
마지막의 ‘미나리가 푸르고 ~ 구린내 훅 풍겼지요’에서는 시각적 이미지와 촉각적 이미지로 이웃간의 넉넉한 
인심과 배려의 정을 표현하고 있다.
① 이웃한 네 집이 하나의 샘에서 물을 길어 쓰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 공동체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② ‘~ 길이었습니다’, ‘~ 들을 수 있었지요’, ‘~ 했었구요’ 등과 같이 과거 시제를 사용하여 어린 시절 화자의 고향 마
을의 ‘그 샘’과 관련된 이야기를 회상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④ ‘-지요’, ‘-구요’와 같은 구어체 종결 방식을 사용하여 이웃 간의 배려와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과거의 추억을 정감 
어린 분위기로 전하고 있다.

 




 Q 
 다음 글에서 의인화하고 있는 사물은?

 

姓은 楮이요, 이름은 白이요, 字는 無玷이다. 회계 사람이고, 한나라 중상시 상방령 채륜의 후손이다. 태어날 때 난초탕에 목욕하여 흰 구슬을 희롱하고 흰 띠로 꾸렸으므로 빛이 새하얗다. [중략] 성질이 본시 정결하여 武人은 좋아하지 않고 文士와 더불어 노니는데, 毛學士가 그 벗으로 매양 친하게 어울려서 비록 그 얼굴에 점을 찍어 더럽혀도 씻지 않았다.
- 이첨, 〈저생전(楮生傳)〉

 

① 대나무 ② 백옥 ③ 엽전 ④ 종이

【해설】 정답
 

이첨의 〈저생전(楮生傳)〉의 일부로, 임금을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와 정치인의 올바른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 가전체 작품이다. 이 글에서 의인화하고 있는 사물은 ④ ‘종이’이다.
 *姓(성)은 楮(저)이요: ‘저(楮)’는 ‘닥나무 저’로, ‘닥나무’는 종이의 원료이다.
 *이름은 白(백)이요: 白은 종이의 흰 빛깔을 나타낸다.
 *회계 사람이고: 회계는 최초 종이의 생산지이다.
 *채륜의 후손이다: 채륜은 종이의 발명자이다.
 *난초탕에 목욕하여 흰 구슬을 희롱하고 흰 띠로 꾸렸으므로”: 종이를 만드는 과정을 나타낸다.
 *文士(문사)와 더불어 노니는데: 문인들이 주로 종이를 사용함을 나타낸다.
 *毛學士가 그 벗으로 매양 친하게 어울려서: ‘毛學士(모학사)’는 붓을 의미한다.
 *얼굴에 점을 찍어 더럽혀도: 종이 위에 글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비유한다.
① 대나무를 의인화한 가전은 이곡의 〈죽부인전(竹夫人傳)〉으로, 죽부인을 절개 굳은 부인으로 나타내 이상
적 여인상을 제시한 작품이다.
③ 돈을 의인화한 가전은 임춘의 〈공방전(孔方傳)〉으로, 재물을 욕심내는 세태와 돈의 폐단을 지적하고 있는 가전이다.






 Q 
 다음 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말뚝이: (벙거지를 쓰고 채찍을 들었다.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양반 삼 형제를 인도하여 등장.) 
양반 삼 형제: (말뚝이 뒤를 따라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점잔을 피우나, 어색하게 춤을 추며 등장. 양반 삼 형제 맏이는 샌님[生員], 둘째는 서방님[書房], 끝은 도련님[道令]이다. 샌님과 서방님은 흰 창옷에 관을 썼다. 도련님은 남색 쾌자에 복건을 썼다.샌님과 서방님은 언청이이며(샌님은 언청이 두 줄, 서방님은 한 줄이다. 부채와 장죽을 가지고 있고, 도련님은 입이 삐뚤어졌고 부채만 가졌다. 도련님은 대사는 일절 없으며, 형들과 동작을 같이하면서 형들의 면상을 부채로 때리며 방정맞게 군다.) 
말뚝이: (가운데쯤에 나와서) 쉬이. (음악과 춤 멈춘다.) 양반 나오신다아! 양반이라고 하니까 노론, 소론, 호조, 병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를 다 지낸 퇴로 재상으로 계신 양반인 줄 아지 마시오, 개잘량이라는 ‘양’ 자에 개다리소반이라는 ‘반’ 자 쓰는 양반이 나오신단 말이오. 양반들: 야아, 이놈, 뭐야아!  
말뚝이: 아, 이 양반들, 어찌 듣는지 모르갔소. 노론, 소론, 호조, 병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내고 퇴로 재상으로 계신 이 생원네 삼 형제분이 나오신다고 그리하였소. 양반들: (합창) 이 생원이라네. (굿거리장단으로 모두 춤을 춘다. 도령은 때때로 형들의 면상을 치며 논다. 끝까지 그런 행동을 한다.) 
- 작가 미상, 〈봉산 탈춤〉 


① 양반들이 자신들을 조롱하는 말뚝이에게 야단쳤군.

② 샌님과 서방님이 부채와 장죽을 들고 춤을 추며 등장했군.

③ 말뚝이가 굿거리장단에 맞춰 양반을 풍자하는 사설을 늘어놓았군.

④ 도련님이 방정맞게 굴면서 샌님과 서방님의 얼굴을 부채로 때렸군.

【해설】 정답
 

작가 미상의 〈봉산 탈춤〉은 황해도 봉산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면극이다. 제시된 제6과장 양반춤은 양반집 하인인 말뚝이가 양반들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말뚝이는 “양반 나오신다아! ~ 양반이 나오신단 말이오”에서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언어유희(“개잘량이라는 ‘양’ 자에 개다리소반이라는 ‘반’자 쓰는 양반”)로 양반을 풍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설이 시작되기 전 ‘음악과 춤 멈춘다’라는 지시문으로 보아, 말뚝이가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사설을 늘어놓은 것은 아니므로 ③이 적절하지 않다. 
① 양반들은 자신들을 조롱하는 말뚝이에게 “야아, 이놈, 뭐야아!”라고 화를 내며 야단치고 있다.
② 양반 삼 형제는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점잔을 피우나, 어색하게 춤을 추며 등장’, ‘샌님과 서방님은 부채와 장죽을 
가지고 있고’에서 알 수 있다.
④ 양반들의 등장 장면에서, 부채만 가진 도련님은 ‘형들의 면상을 부채로 때리며 방정맞게 군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

 

 



 Q 
 다음 글의 공간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시(市)를 남북으로 나누며 달리는 철도는 항만의 끝에 이르러서야 잘려졌다. 석탄을 싣고 온 화차(貨車)는 자칫 바다에 빠뜨릴 듯한 머리를 위태롭게 사리며 깜짝 놀라 멎고 그 서슬에 밑구멍으로 주르르 석탄 가루를 흘려보냈다. 집에 가 봐야 노루꼬리만큼 짧다는 겨울 해에 점심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우리들은 학교가 파하는 대로 책가방만 던져둔 채 떼를 지어 선창을 지나 항만의 북쪽 끝에 있는 제분 공장에 갔다. 제분 공장 볕 잘드는 마당 가득 깔린 멍석에는 늘 덜 건조된 밀이 널려 있었다. 우리는 수위가 잠깐 자리르 비운 틈을 타서 마당에 들어가 멍석의 귀퉁이를 밟으며 한 움큼씩 밀을 입 안에 털어 넣고는 다시 걸었다. 올올이 흩어져 대글대글 이빨에 부딪치던 밀알들이 달고 따뜻한 침에 의해 딱딱한 껍질을 불리고 속살을 풀어 입 안 가득 풀처럼 달라붙다가 제법 고무질의 질긴 맛을 낼 때쯤이면 철로에 닿게 마련이었다. 우리는 밀껌으로 푸우푸우 풍선을 만들거나 침목(枕木) 사이에 깔린 잔돌로 비사치기를 하거나 전날 자석을 만들기 위해 선로 위에 얹어 놓았던 못을 뒤지면서 화차가 닿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화차가 오고 몇 번의 덜컹거림으로 완전히 숨을 놓으면 우리들은 재빨리 바퀴 사이로 기어 들어가 석탄 가루를 훑고 이가 벌어진 문짝 틈에 갈퀴처럼 팔을 들이밀어 조개탄을 후벼내었다. 철도 건너 저탄장에서 밀차를 밀며 나오는 인부들이 시커멓게 모습을 나타낼 즈음이면 우리는 대개 신발주머니에, 보다 크고 몸놀림이 잽싼 아이들은 시멘트 부대에 가득 든 석탄을 팔에 안고 낮은 철조망을 깨금발로 뛰어넘었다. 선창의 간이음식점 문을 밀고 들어가 구석 자리의 테이블을 와글와글 점거하고 앉으면 그날의 노획량에 따라 가락국수, 만두, 찐빵 등이 날라져 왔다. 석탄은 때로 군고구마, 딱지, 사탕 따위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석탄이 선창 주변에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현금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고, 때문에 우리 동네 아이들은 사철 검정 강아지였다. 
- 오정희, 〈중국인의 거리〉 

 

① 철길 때문에 도시가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
② 항만 북쪽에는 제분 공장이 있고, 철도 건너에는 저탄장이 있다.
③ 선로 주변에 아이들이 넘을 수 없는 철조망이 있다.
④ 석탄을 먹을거리와 바꿀수 있는 간이음식점이 있다.

【해설】 정답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는 한국 전쟁 직후, 일종의 빈민가인 중국인 거리를 배경으로 하여 한 여자아이가 겪는 성장통을 그린 소설로, 제시문은 이 소설의 발단 부분이다. 다섯 번째 단락의, 아이들은 선로 주변의 ‘낮은 철조망을 깨금발로 뛰어넘었다’로 보아 아이들이 철조망을 넘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③이 적절하지 않다. 
 *깨금발: 한 발을 들고 한 발로 섬. 또는 그런 자세
① 첫 번째 단락의 ‘시를 남북으로 나누며 달리는 철도’에서 알 수 있다.
② 두 번째 단락의 ‘항만의 북쪽 끝에 있는 제분 공장’과, 다섯 번째 단락의 ‘철도 건너 저탄장’에서 알 수 있다.
④ 여섯 번째・마지막 단락에서 알 수 있다. 즉 석탄은 선창 주변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현금과 마찬가지였으며, 선창의 간이음식점에 앉아 있으면 ‘그날의 노획량에 따라 가락국수, 만두, 찐빵 등이 날라져 왔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

 

 

 


 Q 
 밑줄 친 부분에서 행위의 주체가 같은 것으로만 묶은 것은?

금와왕이 이상히 여겨 유화를 방 안에 가두어 두었더니 햇빛이 방 안을 비추는데 ㉠몸을 피하면 다시 쫓아와서 비추었다. 이로 해서 태기가 있어 알[卵] 하나를 낳으니, 크기가 닷 되들이만 했다. 왕이 그것을 버려서 개와 돼지에게 주게 했으나 모두 먹지 않았다. 다시 길에 ㉡내다 버리게 했더니 소와 말이 피해서 가고 들에 내다 버리니 새와 짐승들이 덮어 주었다. 왕이 쪼개 보려고 했으나 아무리 해도 쪼개지지 않아 그 어미에게 돌려주었다. 어미가 이 알을 천으로 싸서 따뜻한 곳에 놓아두었더니 한 아이가 ㉢껍질을 깨고 나왔는데, 골격과 외모가 영특하고 기이했다. 겨우 일곱 살이 되었을때, 이미 기골이 뛰어나서 범인(凡人)과 달랐다.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았는데 백발백중이었다. 나라 풍속에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고 하므로 그 아이를 ‘주몽’이라 했다. 금와왕에게는 일곱 아들이 있어 항상 주몽과 함께 놀았는데, 재주가 주몽을 따르지 못했다. 맏아들 대소가 왕에게 말했다. “주몽은 사람의 자식이 아닙니다. 일찍 ㉤없애지 않는다면 후환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왕이 듣지 않고 주몽 을 시켜 말을 기르게 하니 주몽은 좋은 말을 알아보고 적게 먹여서 여위게 기르고, 둔한 말을 ㉥잘 먹여서 살찌게 했다.

 

① ㉠, ㉡ 
② ㉡, ㉣ 
③ ㉢, ㉥ 
④ ㉣, ㉤


【해설】 정답
 

㉢은 ‘한 아이가 껍질을 깨고 나왔는데’로, 행위의 주체인 ‘한 아이’는 주몽이다.

㉥은 ‘(주몽은) 둔한 말을 잘 먹여서 살찌게 했다’로, 행위의 주체는 ‘주몽’이다.
㉠ ‘몸을 피하면’의 주체는 ‘유화’이다. 금와왕이 유화를 방 안에 가두었는데 햇빛이 들어와 유화가 몸을 피
한 것이다.
㉡ ‘내다 버리게 했다’의 주체는 ‘왕’이다. 왕이 알을 길에 내다 버리게 했으나 소와 말이 피했다는 것이다.
㉣ ‘활 잘 쏘는’의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활 잘 쏘는’이라는 관형절로 볼 수 있다.
㉤ ‘(주몽을) 없애지 않는다면’의 주체는 주몽에게 위해를 가하는 세력이다.

 

 



 Q   ㉠~㉣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이때는 오월 단옷날이렷다.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 ㉠ 이때 월매 딸 춘향이도 또한 시서 음률이 능통하니 천중절을 모를쏘냐. 추천을 하려고 향단이 앞세우고 내려올 제, 난초같이 고운 머리 두 귀를 눌러 곱게 땋아 봉황 새긴 비녀를 단정히 매었구나. …(중략)… 장림 속으로 들어가니 ㉡ 녹음방초 우거져 금잔디 좌르르 깔린 곳에 황금 같은 꾀꼬리는 쌍쌍이 날아든다. 버드나무 높은 곳에서 그네 타려 할 때, 좋은 비단 초록 장옷, 남색 명주 홑치마 훨훨 벗어 걸어 두고, 자주색 비단 꽃신을 썩썩 벗어 던져두고, 흰 비단 새 속옷 턱밑에 훨씬 추켜올리고, 삼 껍질 그넷줄을 섬섬옥수 넌지시 들어 두 손에 갈라 잡고, 흰 비단 버선 두 발길로 훌쩍 올라 발 구른다. …(중략)… ㉢ 한 번 굴러 힘을 주며 두 번 굴러 힘을 주니 발밑에 작은 티끌 바람 쫓아 펄펄, 앞뒤 점점 멀어 가니 머리 위의 나뭇잎은 몸을 따라 흔들흔들. 오고갈 제 살펴보니 녹음 속의 붉은 치맛자락 바람결에 내비치니, 높고 넓은 흰 구름 사이에 번갯불이 쏘는 듯 잠깐 사이에 앞뒤가 바뀌는구나. …(중략)… 무수히 진퇴하며 한참 노닐 적에 시냇가 반석 위에 옥비녀 떨어져 쟁쟁하고, ‘비녀, 비녀’ 하는 소리는 산호채를 들어 옥그릇을 깨뜨리는 듯. ㉣ 그 형용은 세상 인물이 아니로다
-작자 미상, 춘향전에서-

 

① ㉠: 설의적 표현을 통해 춘향이도 천중절을 당연히 알 것이라는 점을 서술하고 있다.
② ㉡: 비유법을 사용하고 음양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봄날의 풍경을 서술하고 있다.
③ ㉢: 음성상징어를 사용하여 춘향의 그네 타는 모습을 시각적 으로 서술하고 있다.
④ ㉣: 서술자의 편집자적 논평을 통해 춘향이의 내면적 아름다움을 서술하고 있다.

【해설】 정답 ④

㉣의 ‘그 형용은 세상 인물이 아니로다’라는 편집자적 논평은 춘향이의 내면적 아름다움을 서술한 것이 아니다. ㉣ 앞에 제시된 내용으로 볼 때 그네를 타는 춘향이의 외면적 아름다움을 서술한 것이라 보는 것이 적절하다.

① ㉠에서는 ‘~ㄹ쏘냐’와 같은 설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춘향이도 천 중절을 당연히 알 것이라는 점을 서술하고 있다.

② ㉡에서는 ‘황금 같은 꾀꼬리’와 같은 비유법을 사용하고 ‘꾀꼬리는 쌍쌍이 날아든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춘향과 몽룡이가 만나게 되 는 배경, 즉 ‘음양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봄날’의 풍경을 서술하 였다고 볼 수 있다.(‘녹음’은 본래 여름의 풍경을 의미하나 맥락상 우거진 나무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③ ㉢에서는 ‘펄펄’, ‘흔들흔들’과 같은 의태어(음성상징어)를 사용하 여 춘향의 그네 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음성상징 어란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단어로, 의 성어와 의태어를 뜻한다.

<춘향전>

• 해제: ‘춘향전’은 설화에서 판소리로, 판소리에서 소설로, 소설에서 창극 및 연극 영화로 다채롭게 변모 생성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춘향전’이 이렇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인간다움의 추구’와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한민족의 전통적 사유가 잘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춘향전’을 통해 한민족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특성과 그 전통성을 잘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춘향전’을 제재로 하여 한민족의 사유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정서와 사유적 특성, 다양한 언어적 표현 기법을 확인하고 이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어떻게 계승 발전시킬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갈래: 고전 소설, 판소리계 소설, 애정 소설

• 특징: 이 작품은 판소리 사설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운율과 산문투의 말이 결합되어 문체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또한 오랜 세월에 걸쳐 형 성되어 오는 동안 여러 사람이 이 이야기의 형성에 관여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서민층의 말투는 물론 고상한 시구 등을 인용한 말 등이 섞여서 작품에 나타나게 된다. 그 밖에도 의성어와 의태어를 통한 생생한 표현, 대구와 열거, 반복 등을 통한 의미 전달이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 주제: 새로운 가치 체계(인간다움의 추구, 남녀 간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의한 기존의 가치 체계(인간성에 대한 억압) 부정


 


 Q  다음 글의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 것은?

 

무슈 리와 엄마는 재혼한 부부다. 내가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은 거의 그런 말을 발음해 본 적이 없는 습관의 탓이 크다.
나는 그를 좋아할뿐더러 할아버지 같은 이로부터 느끼던 것의 몇 갑절이나 강한 보호 감정―부친다움 같은 것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의 혈족은 아니다. 
무슈 리의 아들인 현규와도 마찬가지다. 그와 나는 그런 의미에서는 순전한 타인이다. 스물두 살의 남성이고 열여덟 살의 계집아이라는 것이 진실의 전부이다. 왜 나는 이 일을 그대로 알아서는 안 되는가? 
나는 그를 영원히 아무에게도 주기 싫다. 그리고 나 자신을 다른 누구에게 바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우리를 비끄러매는 형식이 결코 ‘오누이’라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또 물론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같은 일을 생각하고 있기를 바란다. 같은 일을―같은 즐거움일 수는 없으나 같은 이 괴로움을.
이 괴로움과 상관이 있을 듯한 어떤 조그만 기억, 어떤 조그만 표정, 어떤 조그만 암시도 내 뇌리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다. 아아, 나는 행복해질 수는 없는 걸까? 행복이란, 사람이 그것을 위하여 태어나는 그 일을 말함이 아닌가? 
초저녁의 불투명한 검은 장막에 싸여 짙은 꽃향기가 흘러든다. 침대 위에 엎드려서 나는 마침내 느껴 울고 만다.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에서-


① ‘나’는 ‘현규’도 ‘나’와 같은 감정을 갖고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② ‘나’와 ‘현규’는 혈연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이며, 법률상의 ‘오누이’일 뿐이다.
③ ‘나’는 ‘현규’에 대한 감정 때문에 ‘무슈 리’를 아버지로 부르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④ ‘나’는 사회적 인습이나 도덕률보다는 ‘현규’에 대한 ‘나’의 감정에 더 충실해지고 싶어 한다.

【해설】 정답 ③

나’가 ‘무슈 리’를 아버지로 부르기 어려운 것은 ‘거의 그런 말을 발음해 본 적이 없는 습관의 탓이 크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는 ‘현규’에 대한 감정 때문이 아니다.

① ‘나는 또 물론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같은 일을 생각하고 있기를 바란다’를 통해 ‘나’는 ‘현규’도 ‘나’와 같은 감정을 갖고 있기를 기 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② ‘무슈 리와 엄마는 재혼한 부부다.’, ‘무슈 리의 아들인 현규와도 마찬가지다. 그와 나는 그런 의미에서는 순전한 타인이다.’를 통해 ‘나’와 ‘현규’는 혈연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이며 법률상의 ‘오누이’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④ “우리를 비끄러매는 형식이 결코 ‘오누이’라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을 알고 있다”와 ‘아아, 나는 행복해질 수는 없는 걸까? 행복이란, 사람이 그것을 위하여 태어나는 그 일을 말함이 아닌가?’를 통해 나는 사회적 인습이나 도덕률보다는 ‘현규’에 대한 ‘나’의 감정에 더 충실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 해제: 이 작품은 '만남과 이별' 그리고 '만남의 가능성'으로 요약된다. 이 작품은 사회 규범상 용납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의 갈등을 윤리적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인물들이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소해 가는가에 초점을 두고, 사회 규범을 초월하는 사랑의 순수성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끝까지 맑고 청순한 사랑의 감정을 깨뜨리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현실의 아픔을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숙희와 현규의 의지가 감동을 줄 만하다.

• 주제: 현실의 굴레를 극복하고 순수한 사랑을 성취하는 청춘 남녀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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