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entatonic musical scale can be devised with the use of only the octave, fifth and fourth. It produces three intervals with ratio 9/8 and two larger intervals. If a 9/8 (whole tone) interval is carved out of the larger ones, a smaller (semitone) interval is left: B-C and E-F. This creates a Pythagorean diatonic scale. If the semitone thus created is taken from the whole tone, a chromatic semitone of different size is left over. This leads to some of the difficulties of Pythagorean temperament and other temperaments - such difficulties ultimately led to the development of equal temperament. The use of the octave and the fifth (ratio 3:2) is attributed to Pythagorus in the sixth century BC. |
피타고라스, 음악 발견, 피타고라스 음률, 평균율
피타고라스(고대 그리스어: Πυθαγόρας, 영어: Pythagoras, 기원전 570년 ~ 기원전 495년)는 이오니아의 그리스 철학자이자, 피타고라스 학파라 불린 컬트 종교 단체의 교주이다. 피타고라스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대부분 그가 죽고 수세기 후에 쓰여진 것이라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매우 드물다. 피타고라스는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으며, 아마도 어린 시절 이집트를 비롯하여 여러 지방을 널리 여행하면서 학식을 닦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원전 530년 경, 피타고라스는 남부 이탈리아의 크로토네로 이동하여 종교적인 학파를 세웠다.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피타고라스가 개발한 종교적 의식과 훈련을 수행하고 그의 철학 이론을 공부했다. 학파는 크로톤의 정치에도 적극 간섭했는데, 이가 결국 그 자신들의 몰락을 불러왔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회합하던 건물은 방화로 소실되었고 피타고라스는 도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말년을 메타폰툼에서 보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 말 피타고라스는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고 종교 교리를 가르쳤다. 그는 위대한 수학자나 신비주의자, 과학자로서 흔히 추앙받으며, 특히 그의 이름을 딴 유명한 정리인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로뿐 아니라 그에 관한 전설과 혼란으로 그의 실제 공적이 흐려져서, 누가 그의 가르침에 관해 자신있게 답을 주기가 힘들고, 일부는 그가 수학과 자연철학에 기여를 남겼다는 사실에까지 의문을 품기도 한다. 피타고라스에게 돌려진 많은 공적은 어쩌면 사실 그 동료나 제자의 공적이었을 것이다. 또 그의 제자들이 모든 것은 수이며 수야말로 궁극적인 본질이라고 믿었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다. 피타고라스는 최초로 스스로를 철학자,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고 부른 사람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정수연구에 빠져서 모든 사물을 자신이 연구하는 정수의 규칙에 결부시키려 하였다.
수를 사랑하던 피타고라스의 음악적 발견
존재하는 숫자 하나하나마저 소중히 여기며 의미를 부여했던 남자가 있었다. 바로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였다. 모두가 그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든 사람으로만 알고 있겠지만, 그의 위대함은 그보다 수학적 사고 과정의 발견에 있다. 그는 자연에 숨어있는 수의 패턴을 발견할 때마다 깊이 감동하며, 숫자야말로 진정한 만물의 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피타고라스에게 보이는 세상은 온통 수로 가득했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수로 이루어졌다고 확신하기 시작했다.
오직 수밖에 모르던 피타고라스에 대한 한 가지 일화가 있다. 그가 어느 날 어떤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따라 대장간 근처를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분명 평범한 망치질 소리였을 텐데, 그의 귀에는 경이로운 수학적 질서가 느껴졌다. 단단한 금속이 부딪히는 소음들이 각기 다른 음을 내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일종의 음악이었다.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망치 무게의 비율이 2:1인 망치를 함께 두드리면 높이만 다른 동일한 소리가 나는 게 아닌가. 마치 우리가 현재 옥타브라고 부르는, 주파수가 두 배 차이가 나는 두 음 사이의 음정을 말하는 것 같았다. 무게 사이의 특정한 정수비에 따라 소리들이 어울리는 정도가 달라졌다. 듣기 좋은 소리가 있고, 귀를 막고 싶은 소음이 존재했다.
물론 이러한 일화가 사실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질량으로 음정의 차이를 정확하게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시 피타고라스가 망치질 소리에 영감을 얻어, 적당히 떨리는 끈으로 다시 실험을 해보았다면 그럴싸하다. 베트남의 전통악기 중에 하나인 단 버우(Đàn bầu)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바로 줄이 하나뿐인 것이다. 별도의 복잡한 조작 장치가 없음에도 다양한 음으로 연주가 가능하며, 기본음보다 높은 진동수를 갖는 배음도 낼 수 있다. 아마 피타고라스는 이런 하나의 현을 갖고 있는 악기와 비슷한 장치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게 뭐든지 간에 현의 길이를 바꾸면, 그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게 되는데, 만약 이 길이가 정수비를 이룬다면 매우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이때 우리의 귀에 편안하게 들리는 소리는 협화음, 불편하게 들린다면 불협화음이라고 하며, 이건 일종의 수학적 질서라고 볼 수 있다.
그는 협화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진동하는 현의 길이를 2:1, 3:2, 4:3의 비로 맞추었는데, 마침 여기 사용되는 숫자들의 합이 10이다 보니 무언가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비율이 3:2이면 완전5도라는 음정으로, 같은 비율로 계속 쌓아놓은 것을 ‘피타고라스 음률’이라고 부른다.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기타에서도 비슷한 원리를 찾아볼 수 있는데, 기타 줄의 양 끝을 기준으로 대략 1/2, 2/3, 3/4 지점에 프렛(Fret)이라는 주변보다 높게 돌출된 금속 부분이 있다. 여기에 기타의 줄이 닿도록 하여 건드려주면, 그냥 칠 때보다 일정한 비율로 높은 소리가 난다. 수학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만들어지는 옥타브다.
피타고라스의 순정률부터 메르센의 평균율까지
당시 수학은 자연이 만들어진 원리나 조화로운 우주를 담고 있는 상징이었다. 이를 활용해서 만들어낸 협화음 역시 천상의 하모니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멀리 우주에서 보이는 천체들의 움직임도 당연히 수학이었으며, 동시에 음악이었다.
과거 지동설 대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 천체나 행성들의 원운동은 각각의 독립된 형태가 아니었다.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 대신 구 형태의 하늘에 식빵 속 건포도처럼 별이 박혀 있다고 믿어졌다. 그리고 이 천구가 회전하면서 거기 놓인 별들이 함께 도는 것이었다. 일종의 레코드판처럼 보였다. 실제 평평한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넣고 돌리면 소리가 나듯이, 천체들의 유기적인 운동도 소리가 날 것으로 여겨졌고, 만약 실제로 잘 어울리는 하모니가 우주에서 만들어진다면 수학적으로도 우아하게 맞아떨어질 것 같았다.
즉, 지구를 중심으로 원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성들의 속도와 간격은 음악적으로도 동일한 패턴으로 소리를 냈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제 지구에서 정한 순서대로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에 상응하는 소리를 찾아낼 차례였다. 천체 각각의 고유한 운동에 따라 도, 레, 미, 파, 솔, 라, 시라는 고유한 음을 만들었고, 여기서 수학적 사고와 천문학을 기반으로 한 서양 음악 이론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7세기 독일 천문학의 혁명을 이끌었던 요하네스 케플러는 음악과 수학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실제 천체가 움직이는 운동이나 내는 소리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운동의 근본이 되는 원리라고 주장했다.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그는, 천구로부터 오는 음악을 너무 사랑하면서도, 지구 중심을 넘어 코페르니쿠스의 견해였던 태양 중심적 사고를 이해했다. 여기서는 태양계 모든 행성들이 오직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행성 간 배열이나 운동이 꽤 많이 달라졌다. 태양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달도 빠져버리게 되니 7개의 음을 만들어내기엔 행성의 숫자도 모자랐다. 기존과 다른 여러 문제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에는 마랭 메르센이라는 수학자가 있었다. 그는 파스칼의 정리나 파스칼 삼각형으로 유명한 블레즈 파스칼의 스승으로, ‘우주의 조화’라는 음향학 책을 썼다. 최초로 소리의 속력을 측정하거나, 현의 진동에 대한 실험으로 피타고라스의 주장을 입증한 장본인도 그였다. 사실 피타고라스가 만든 음률은 음정의 진동수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피아노 건반을 보면 음의 배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 반음 간격으로 배열하면 12개의 음이 나열된다. 각 음 사이의 비율을 유리수로 설정해서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음률을 순정률이라고 하며, 최초로 순정률을 이론적으로 접근한 것이 바로 피타고라스 음률이었다. 하지만 이 음률에서는 각각 음들이 동일한 간격으로 놓여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 겹쳤을 때 완전한 옥타브가 만들어지지 않아 불협화음이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고자 나선 이가 바로 위대한 메르센이었다.
한 옥타브를 12개의 똑같은 반음으로 나누어, 진동수가 거의 무리수의 배가 되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어느 조성에서도 모든 음이 동일한 음정을 갖게 되며, 변조가 매우 자유롭게 된다. 평균율은 이렇게 탄생했다. 독일의 작곡가 바흐도 음과 음을 조합할 때 이걸 사용했다. 철저히 수학적 구조와 패턴을 기반으로 수많은 명곡들을 작곡한 것이다. 물론 평균율도 아쉬운 점은 있다. 사실상 일부를 제외하면 완전한 협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순정률만큼 아름다운 하모니가 나오지는 않는다. 순정률에는 꽤 좋은 완전5도와 함께 조금 아쉬운 완전5도가 공존하는데, 평균율에서는 모든 완전5도가 동일하다.
쉽게 비유하자면, 수제 크로켓를 만드는 작은 가게의 크로켓 맛은 제빵사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정말 맛있을 때가 있고, 대형 프랜차이즈 가게는 늘 안정적으로 일정한 맛의 크로켓을 제공하는 격이다. 보통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기 때문에, 요즘엔 대부분 평균율 조율로 작곡되며, 가끔 소규모 악단에서만 순정률을 쓴다. 메르센은 그 외에도 음높이를 진동하는 현의 길이, 질량, 장력과 연결 짓는 이론을 그의 저서 ‘일반 화성론’에서 제시했는데, 이들 간의 상호 관계를 나타낸 것을 ‘메르센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우주의 조화로운 수학적 하모니를 만들어낸 음악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들의 운동에서 음악의 원리를 적용하려고 했던 케플러는 이미 행성들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원이 아닌 타원 궤도를 돈다는 것을 발견했다. 거기에 더불어 천구라는 하늘의 구체가 도는 대신, 행성이나 별 자체가 운동하고 있다는 것도 확신하게 되었다. 원 궤도가 아니라면, 이제 태양과 행성 사이의 거리는 가장 가까운 근일점과 멀어지는 원일점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행성들의 속력은 가까워지면 빨라졌고, 멀어지면 느려졌다. 태양을 기준으로 행성들이 움직임을 비교해보니, 근일점과 원일점에서 나타나는 행성들의 속도가 달랐다.
즉, 같은 시간 동안 태양과 행성을 연결하는 선이 지나가는 면적이 늘 일정했던 것이다. 또한, 케플러는 이러한 천체의 관계 사이에서 음악적 비율을 발견하고자 애썼다. 행성들의 회전속도를 각각 구해서 순정률의 비율로 환산하면 태양계 전체의 운동에 대한 조화로운 음정이 나올 것이라고 믿었다. 아쉽게도 경이로운 천체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진 못했지만, 음악과 수학을 접목한 새로운 발상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행성 운동에 대한 법칙들은 현재까지도 역사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특히, 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이 그 행성의 타원 궤도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그의 세 번째 법칙에는, 조화의 법칙이라는 지극히 음악적인 이름을 붙게 되었다. 향후 그의 업적은 만유인력의 법칙까지 이어지니 음악이 수학과 과학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이 막대하다고 볼 수 있겠다.
꽤 오래전부터 수학의 핵심 키워드는 음악이었다. 불새’와 ‘봄의 제전’이라는 독창적인 음악으로 음악계를 완전히 뒤집었던 현대음악의 거장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음악 속에 수학적인 연결고리가 있다고 믿었다.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기존의 음악과 접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은 마치 참신한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 셀 수 없는 모험을 벌이는 수학자들과 비슷했다.
오페라를 싫어하던 뉴턴조차도 따로 음악을 연구했으며, 색상의 스펙트럼을 정의하기 위해서 음계를 사용했다. 수학자 오일러는 휴식 시간을 항상 음악과 함께 보냈으며, 음정과 화음에 대한 고민은 ‘오일러의 수 이론’으로 이어졌다. 물론 세계적인 과학자나 수학자들이 악기 연주를 즐긴다고 해도, 음악과 수학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음악이 수학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수학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음악과 수학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피타고라스 음률, 평균율
잘 튜닝된 기타에서 C 코드를 잡고 드르릉~ 하고 튕겼을 때 나오는 음에서는, 자연스러운 느낌이 난다. 그렇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자연스러운" 음들을 화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튜닝이 조금만 틀어져도 C건 뭐건 코드를 잡고 튕기면 엉망진창인 소리가 난다. 튜닝이 되지 않은 기타에서 나오는 음들은, 서로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음이 서로 어울린다"는 건 대체 뭔 소릴까? 여기서 순정률이 나온다.
순정률이란, 각 음 사이의 비가 유리수의 비율을 갖는 음률이다. ... 이렇게 작은 정수들의 비를 갖는 두 음은 그렇지 않은 두 음보다 협화음으로 들린다.
위키에서 나온 순정률의 정의다. 소리란 일정한 주파수를 갖는 파동이다. 그래서 "각 음 사이의 비"라는 건 "각 음 사이의 주파수의 비" 라는 뜻이다. 협화음으로 들린다는 건, 쉬운 말로 그냥 사람이 느끼기에 자연스럽고 듣기 좋은 소리로 들린다는 뜻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람은 두 음 (혹은 여러 음) 사이의 비가 작은 유리수의 비를 가질 때 듣기 좋다고 느낀다, 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 어떤 비율이 가장 듣기 좋게 들릴까? 듣기 좋다라고 표현하면 개인마다 호불호가 있을 테니, 어떤 음이 가장 자연스럽게 들릴까? 정도로 생각해보면, 가장 자연스럽게 들리는 두 음은 세 종류가 있다. 그게 완전 화음이다. 완전1도, 완전4도, 완전5도 (Perfect unison, Perfect fourth, Perfect fifth). 완전1도는 같은 두 음이라는 뜻이고 완전 4도와 완전 5도는 기준이 되는 음과의 주파수 비가 각각 3:4, 2:3 인 음이다.[1] 이걸 최초에 발견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누굴까?
그게 피타고라스 (라고 생각된)다.[2]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따서 순정률은 '피타고라스 음률' 이라고도 한다.
피타고라스 음률은 음정의 주파수가 3:2 비율에 기반해 있는 음률이다. 피타고라스가 발견했다고 여겨지며, 가장 오래된 반음계의 조율법이다.
피타고라스가 완전5도에 기반한 음률(음계)를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어떤 한 음정을 정해놓고, 그 음정에서 계속 완전5도가 되는 음을 만들어 나간다. 그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12개의 음이 완성되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래에서 설명한다.) 이 12개의 음이 완전화음에서 출발한 하나의 음계가 된다. 이 12개의 음 사이사이의 간격이 현재의 개념으로 치면 '반음'인지라 이것을 가장 오래된 반음계의 조율법이라고 한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든다는 걸까?
...여기에서 5도권의 개념이 출발한다.
최초의 5도권 Diagram의 출현: Nikolai Diletskii, "Grammatika", 1679
사실 피타고라스는 5도권이랑 아무 상관도 없었지만 어찌됐건 아이디어의 싹이 거기서 출발해서, 위 그림의 니콜라이 다일렛스키? 저 아저씨가 쓴 "Grammatika" 라는 논문에서 최초로 5도권의 diagram을 선보이게 된다. 논문 자체는 당시의 예배음악에서 쓰일 곡을 작곡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었는데, 거기서 위 다이어그램을 작곡가를 위한 툴로 소개했다고 한다.
그럼 5도권이란 뭘까? 5도권이란 정말 간단한 개념이다. 5도라는 건 완전5도를 뜻하고 "권"이라는 건 "원(circle)"을 뜻한다. 풀어 보면 "완전5도로 만든 원"이라는 뜻이다. 왜 원을 만드는고 하면, 예를 들어 C에서부터 완전5도음을 쭉 구성해 나간다고 해 보자.
C - G - D - A - E - B - Gb - Db - Ab - Eb - Bb - F - C - ...
그러면 위처럼 12개의 음이 계속 반복된다. (위에서 피타고라스 음계를 쌓는 방법으로 하면 최종적으로 12개의 음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위에 C가 양 끝에 나오니까, 이걸 쭉 당겨서 맨 앞의 C 음과 일치시키는 거다. 그러면 아래의 그림이 나온다.
완전5도로 구성된 음들인데, 이렇게 원형으로 나온다. 그래서 5도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5도권은 기준이 되는 음에서 왼쪽으로는 완전4도, 오른쪽으로는 완전5도의 음이 되어, 모든 음계에 대한 Tonic(1도), Subdominant(4도), Dominant(5도) 음을 알기 쉽고, 각 조에 샵(#)이나 플랫(b)이 몇개나 붙었는지도 쉽게 알 수 있는데다, 이를 이용한 코드 진행은 '자연스럽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작곡에서도 많이 쓰인다. [3]
5도권의 역사와 활용은 짤막하게 이쯤 하고 다시 피타고라스 음계로 돌아와 보면, 아까 피타고라스 음계를 어떻게 만든다는 걸까? 라는 질문을 했었다. 어떤 기준이 되는 음(여기서는 C로 하자) 에서 완전5도씩 쌓아가면서 만들면 되는데, 이때 완전5도와의 주파수의 비는 2:3 이었고, 그래서 C의 주파수가 1이라고 하면 그의 완전5도인 G의 주파수가 1.5(3/2) 가 된다. 그리고 만들다가 G->D로 갈때처럼 1.5를 곱했을 경우 다음 옥타브로 넘어가게 되면, 1.5/2를 해서 주파수를 떨어뜨린다. 즉 0.75 (3/4)를 곱해주면 된다. 그림으로 보자.
C의 주파수를 1이라고 하면,
① G의 주파수는 3/2가 되고,
② 거기에 또 3/2를 곱하면 (9/4) D가 되는데,
③ 이때 한 옥타브가 넘어가게 되므로 거기에 반(1/2) 해서 옥타브를 떨어뜨려준다.
위와 같은 식으로 한 옥타브 사이의 모든 음의 주파수 비를 채우면 된다. 자,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쓰인 숫자들이 거지같지만 자세히 살펴보자. 처음에 C에서 출발했다. G는 3/2가 되고 D는 9/8 ... 이런 식으로 쭉 나간다. 그러다가 한바퀴를 돌아서 다시 C로 돌아왔는데, 어라. 음이 다르다. 한바퀴를 돌았으면 음이 같아야 하는데, 531441/524288로 이는 약 1.0136 정도이다. 원래는 열두개의 음으로 끝나야 하는 것이 미세한 차이로 계속해서 음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아까 피타고라스 음률로 음계를 만들었을 때 최종적으로 12개의 음이 만들어지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럼 어떡하지... 계속 음을 만들까?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렇지 않다. 이렇게 한바퀴를 돌았을 때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음을 12개로 두고 다른 방법을 고안했다. 어찌됐건 한 옥타브는 12개의 음으로 나눠지고, 한 옥타브간의 주파수의 차이는 2배라는 건 자명하다. 그래서, 이렇게 완전5도로 음을 쌓는 대신에 그냥 '반음'의 거리를 평균적으로 나눠버렸다. 평균률의 등장이다.
'한 옥타브'의 주파수의 차이는 2배라고 했다. 그러면 한 옥타브는 12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최소단위인 반음의 주파수의 차이는 그것을 12등분한 2/12 배 인가? 그렇지 않다. 자연계의 현상은 대부분 지수함수로 이루어져 있다. 소리의 단위인 dB도 데시벨이 10 증가할 때마다 소리의 크기가 10배로 커진다. 10 dB와 30 dB의 차이는 100배이다. 수소이온의 농도를 나타내는 pH도 같은 방식이다. pH가 0.1 차이나면 수소이온의 농도는 10배씩 차이가 난다.
조금 딴 데로 샜는데, 어찌됐건 소리의 비도 같은 방식이다. 그래서 Db은 C보다 2^(1/12) 배 만큼 높은 주파수를 가지고, 거기에 계속해서 곱해나가면 된다. 그래서 위 그림과 같은 비율의 주파수를 가진다. 반음마다 계속 2^(1/12) 을 곱해나가서 결국 한옥타브가 높아지면 주파수가 2배가 된다. 이렇게 음을 평균적으로 나눴다고 해서 이를 평균율이라고 한다.
근데 이렇게 주파수의 비율을 승수로 나타내는 건 표기도 복잡하고 기본적으로 곱셈을 해 나가야 하는 구조라서 이해도 어렵게 된다. 그래서 음의 간격에도 dB와 비슷한 단위를 만들었다. 이를 cent라고 한다. "반음 간의 음정의 차이"를 100 cent로 정의한다. 그래서 한 옥타브는 1200 cent 가 된다. 이 정의에 따라 cent와 주파수와의 관계식은 다음과 같이 된다.
위 식에 따라 몇 개만 계산해 보자.
1) 한 옥타브는 주파수가 두배 차이이므로
2) 반음은 주파수 차이가 2^(1/12) 이므로
이 식은 수학이 익숙하지 않으면 그냥 패스해도 된다. 어쨌든 반음 차이는 100 cent, 온음 차이는 200 cent ... 라는 식으로만 알고 있으면 된다. cent 의 개념을 소개했으니, 아까 피타고라스 음계에서 한바퀴 돌았을 때 얼마나 음이 안 맞는지를 식을 통해 살펴보면
약 25 cent. 1/8음 정도가 된다. 귀가 좋은 사람이라면 구분해낼 수 있다. 게다가 피타고라스 음계는 음과 음 사이의 간격도 일정하지가 않다. 아래에 반음 간의 음정 차이를 C를 기준으로 cent로 표기한 표를 보자.
맙소사... 피타고라스 음계는 난리법석이다. 대략 114 cent와 90 cent 의 차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C-Db 와의 간격은 114 cent, Db-D의 간격은 90 cent... 하는 식으로. 이렇게 음 간의 간격이 서로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옮김을 했을 경우 조율을 몽땅 다시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조가 자유자재로 왔다갔다 하는 현대음악 (심지어 한 곡 내에서 전조도 된다!) 에는 사용하기가 (엄청나게) 불편하기 때문에 이런 순정률은 사실상 더이상은 사용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러면 원래 피타고라스 음계에서 완전5도란 주파수의 비가 2:3인 관계에 있는 음을 뜻했다. 그러면 위처럼 음정 간격이 다른 평균율에서는 완전5도의 주파수의 비가... 어떻게 되는 거지?
평균율에서 완전5도의 음정 차이는 위 표에서 보다시피 700 cent이다. 이를 주파수의 비로 환산하면 약 1.4983 배로 거의 1.5배에 가깝게 된다. 위 표에서 봐도 702 cent와 700 cent로 차이가 거의 없어서, 인간이 느끼기엔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평균율은 일종의 음악적 편의성을 위한 '타협점'이라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