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바리데기(바리공주), 동해안 무가(東海岸巫歌)

Jobs9 2021. 4. 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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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바리공주)
                                         동해안 무가(東海岸巫歌)

 줄거리 요약 
 불라국에 오귀 대왕과 길대 부인이 살고 있었다. 부부는 딸만 여섯을 낳았다. 그러던 차에 신령님께 치성(致誠)을 드려 아이를 잉태하지만, 낳고 보니 또 딸이었다. 대왕은 실망하여 아이를 내다 버리라고 명한다. 길대 부인이 그 이름을 ‘바리데기’ 라고 짓고 산에 갖다 버리니, 학이 나타나 채 간다.

 세월이 흐른 뒤, 오귀 대왕은 큰 병에 걸렸는데 백약이 무효였다. 병을 고치려면 서천 서역국에 가서 약수(藥水)를 구해 와야 한다는데, 갈 사람이 없었다. 그때 부인이 꿈에 계시를 받고 산으로 가서 바리데기를 찾는다. 신령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내고 있던 바리데기는 부모와 만나자마자 자청해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데기가 우여곡절을 다 겪으며 서천 서역국에 당도하니, 약수를 지키는 동수자가 자기와 결혼해야 약수를 준다고 하였다. 바리데기는 그와 결혼하여 아이 셋을 낳은 다음 비로소 약수와 신비한 꽃을 얻어 불라국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아버지인 오귀 대왕은 이미 죽어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다. 깜짝 놀란 바리데기가 죽은 아버지의 입에 약수를 흘려 넣자 죽었던 대왕이 살아난다. 바리데기는 그 공적으로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오구신이 된다.


  내용보기
<전략>
(창) 그 길로 돌아와여 군노 사령(軍奴司令) 거동 보소.
문안드리요, 공주(公主)를 탄생했나이까, 태자(太子)를 탄생했나이까.
이 때야 옥단춘이가 나가드니마는, 공주를 탄생했다고 분부를 아뢰여라.
이 때야 군노 사령 그 질로 들어간다.
월렁 소리 월렁월렁 방울 소리 당글당글
우루루루 들어가여 대왕님 전(前)에 아뢸 적에
오귀 대왕님요, 대비마마 길대 부인이 공주를 탄생했나이다. 엎드려서 훌쩍훌쩍 우니 

(말) 여봐라. 그 말이 참말이냐. 앉았다가 벌떡 일어서며 화랑 같은 고함을 지른다.
야야 이놈아, 그 말이 참말이냐. 그 말이 참말이거들랑 네가 나를 속이는 수가 있는구나.
딸을 여섯을 놓고 일곱여째 공들여 놓은 자식 아들을 놓게 되며는 명(命) 길라고 원래 속이는 수가 있다마는 느그가 나를 놀리키느라고 그렇게 속일 수가 있겠느냐. 그러니 아무래도 공주를 탄생시키지 못하고 태자를 놓아 줘야 하니.
아이고 오귀 대왕님 앞에 누가 감히 속이오리까.
이놈아 기놈아. 그 말이 진정이거들랑 애기를 두데기에 싸 가지고 저 천태산에 무명 산중엘 들어가게 되면 버드랑산이 있을 터이니 거기 갖다가 버리라고 여쭈어라. 만일에 애기를 버리지 아니할 것 같으면 생벼락이 떨어진다고 여쭈어라. 

<중략>

(창) 이 때야 거동 보소, 애기를 안고서 들어간다.
     대궐 전으로 돌아 나와,
     애기를 두데기에 싸 가지고 나오는구나.
일국(一國)의 공주로 걸어갈 수 있겠느냐.
아이가 ─ 대문에 돌아 나와 가마 안으로 들어시라.
가마를 타고서 산중을 들어간다.
내 딸이야 내 딸이야 아이고오 내 딸이야.
반짝반짝 눈 뜬 자식을 어디다가 버릴쏘냐.
죽은 자식을 버리러 가도요 일천(一千)에 간장(肝腸)이 다 녹아지는데,
반짝반짝 산 자식으로 어디 갖다가 버릴쏘냐.
어지러운 사바 세계(沙婆世界) 의지할 곳 바이 없어,
모든 미속(迷俗)을 다 버리고 산간 벽지를 찾아간다.
송죽(松竹) 바람도 쓸쓸이 불고요, 산새도 자로 슬피 운다.
잊어라 ── 부루기야.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심야 삼경(深夜三更) 깊은 밤에
단 둘이 울어 새워나 보자.
첩첩한 산중에 들어가야,
여기다 버릴까 저기다 버릴까 버릴 곳이 전혀 없네.
나무에 버리자니 날짐승이 무섭고
땅에다 버리자니 기는 짐승이 무섭고야. <후략>


  어구 풀이
* 바리데기: ‘바리데기’란 ‘버리다’라는 말에서 나온 말로 ‘버려진 아이’라는 뜻
* 군노 사령: 군대에 속한 종의 우두머리
* 그 질로: 그 길로, 즉시
* 오귀: 죽은 이의 넋을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귀신
* 느그가: 너희들이
* 놀리키느라고: 놀라게 하느라고
* 놓아: 낳아 
* 두데기: 포대기, 기저귀
* 생벼락: 날벼락
* 간장: 간과 창자, 마음, 애, 속
* 사바 세계: 불교에서 중생이 갖가지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이 세상
* 미속: 혼란스런 세속 세계
* 부루기: 부룩송아지(아직 길들지 않은 송아지), 또는 소쩍새
* 심야 삼경: 밤 11시에서 1시 사이
* 첩첩한: 여러 겹으로 겹친


  핵심정리
* 종류: 서사무가, 무속 서사시
* 성격: 신화적, 교훈적, 운율적
* 운율: 4·4조 바탕
* 주제: ① 죽은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과 바리데기의 고난
       ② 효성
* 의의: 무속신 본풀이의 전형적인 형태로 영웅의 일생과 유관하다. 
* 출전: <동해안 무가>


  다른 작품과의 관련성
 이렇게 부모를 위해 약을 구하러 시련을 겪고 모험을 하는 이야기는 설화 소설 등에서 많이 발견되는 모티브다. 여기에는 기아(棄兒), 재생(再生), 효행(孝行) 설화가 혼합되어 있다. <숙향전(淑香傳)> <적성의전(狄成義傳)> 등의 조선 소설에서 이 같은 삽화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출생부터 버림을 받고 시련을 겪는 것은 동양에 공통된 영웅의 일생과 상통하기도 하다. 한편, 이 이야기는 집안의 위기를 이김으로써 세상 일반의 구원자가 된 성취담인데, 이런 면에서 <조웅전>과 <옥루몽> 등과 관련이 있다. 모두 집안의 위기와 나라의 위기를 동시에 이기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바리공주 무가는 타 문학 장르와 매우 밀접하며 그 전승 기간이 장구했으리라 여겨진다.


   해설 1
<바리데기>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 안에 지내는 ‘지노귀굿(오구굿)'에서 가창되는 무가이다. 무가는 무(巫)라는 직업 전문인에 의하여 무(巫)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무속 예의에서 불려지는 구비 문학의 일종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전한다. 

 바리데기는 서천(西天)의 영약(靈藥)을 구하여 죽은 부모를 살리는데,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하여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을 보여 준다. 죽음에서의 승리를 위하여 요구되는 바리데기의 시련과 지극한 효성을 고소설의 영웅과 관련지으면서 읽어보자.

 <바리데기> 전체의 줄거리를 화소별로 나누어 보자. 지방 및 이야기꾼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① 부부가 딸만 일곱(또는 아홉)을 낳아 마지막 딸을 버린다.
② 부모가 병이 들어 약물이 필요하게 된다.
③ 집에서 기른 딸들은 약물 길러 갈 것을 거절한다.
④ 버린 딸을 찾아 약물을 길어 오게 한다.
⑤ 약물을 길러 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련을 겪는다.
⑦ 그 공으로 무조(巫祖)로 좌정(座定)한다.

 구조적인 면에서 <바리데기> 무가는 ‘이승의 버림 → 이승과 저승 사이의 세계인 영계(靈界)에서 시련→ 이승으로 귀환하여 부모를 살림 → 죽은 영혼을 천도하는 별이나 무당이 됨'의 구조로 짜여져 있다. 그리고 내용을 검토해 보면 첫째, 버려진 아기가 부모를 재회하기 위해서는 신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혈연 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있다. 둘째, 아이를 버린 부모가 병이 든 것은 불교의 인과 응보 사상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셋째, 바리데기가 영계의 시련을 회피하지 않은 것은 효 사상의 강조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기 위한 것으로 가부장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으며, 또한 결혼은 고생이라는 전통적 결혼관이 투영되어 있는 까닭이다. 넷째,  바리공주가 마지막에 무당이 되었던 것은 불교나 유교에 의해 사회적으로 미신처럼 여겨지는 사정 속에서 도교(무속)가 사회의 지지를 받거나 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였다.

 <바리데기>(경상도)무가는 <오구풀이>(전라도), <바리공주>(서울), <칠공주>(함경도)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전승되지 않는다. 오구굿에서 영송되는 서사 무가의 일종으로서 그 명칭은 ‘바리', ‘버리다'라는 동사에서 온 것으로 ‘버려진 아이'라는 뜻이다. 이 무가는 일명 무조(巫祖)신화라고 하는데, 이것은 무의 기능 중의 하나인 치병을 바리공주가 시작했다는 데서 비롯한다. 


  해설 2
 무가는 ‘무당'아라는 전문인에 의해 무(巫)로서의 사제적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무당굿에서 불려지는 노래이다. 이는 구비 문학의 하나로서 주술적인 기능이 주가 된다. 즉 신을 청하고(청신, 請神), 신을 즐겁게 하며(오신, 娛神), 신에게 소원을 빌고 보냄(송신, 送神)으로써 액을 막고 복을 얻으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무가는 주술적 기능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오락적 기능과 문학적 기능도 함께 지닌다. 무가가 구연되는 ‘굿'판은 종교적 의례뿐만 아니라, 집단적 축제의 장소이기도 한다. 그리하여 무가는 신과 사람을 즐겁게 하고 감동시키며, 또 그러할 때 참다운 생명력을 부여받게 된다. 바리데기 무가는 오구굿에서 구연되는 무가인데, ‘바리데기' 또는 ‘바리공주'는 ‘버려진 아이'나 ‘버려진 공주'라는 뜻이다. 

 이 무가는 ‘이승의 버림(부모로부터 버림 받음) → 이승과 저승 사이의 세계인 영계에서의 시련 → 이승으로 귀환하여 부모를 살림 → 죽은 영혼을 천도하는 별이나 무당이 됨'을 구조로 짜여져 있다. 즉 시련을 이겨내고 영원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이 나타나 있다.
 
 
   해설 3
 기아(棄兒)․구약(求藥)․회생(回生) 등이 중요한 서사적 요소를 이루고 있으며, 효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숭고미가 나타나 있다. 효는 만선지기(萬善之基)의 유교의 덕목으로서 가장 찬양받았던 행위였다.

 생을 주관하는 생산신(生産神)의 유래를 밝힌 제석본(帝釋本) 풀이에 비하여, 바리 공주는 사(死)를 주관하는 사경신의 유래를 밝힌 무조화(巫祖話)이다.
 
 고귀한 공주의 신분으로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공주가 자기를 버린 부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궁중에서 곱게 자란 여섯 딸이 모두 거절했던 길이다. 이런 바리 공주의 결심은 비장미의 발현이다. 약값이 없는 바리 공주는 나무 삼 년 하여 주고, 불 삼 년 때어 주고, 물 삼 년 길어 준다. 더욱이 무장승과 결혼까지 하여 아들 일곱을 낳아 준다.
 
 바리 공주의 이러한 고초는 죽은 부모를 살리게 되는 고난의 과정이지만, 결국 위대한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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