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고성오광대(固城五廣大)

Jobs9 2021. 4. 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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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오광대(固城五廣大)

  개관
 탈놀이의 하나(중요무형문화제 제7호) 경상남도 고성군 고성읍에 전승되고 있다. 초계밤마리(지금의 합천군 덕곡면 율지리)에 연원을 둔 오광대계통의 놀이이다. 이 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기록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구전자료와 학자들의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조선 말기까지 고성읍에는 관속들이 놀던 가면극이 있었고, 1910년경에 남촌파(南村波) 서민들이 통영오광대를 보고 오광대놀이를 하였고, 그 뒤에 창원오광대의 영향을 받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탈놀이로 성장하였다고 할 수 있다. 

 놀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당은 ‘중춤’이다. 중이 각시를 유혹하고 각시는 마주보고 그에 응하는 요염한 춤을 춘다. 

 둘째 마당은 ‘문둥이’로, 오그라진 손으로 소고(小鼓)를 들고 등장하여 문둥이의 흉내를 내며 춤을 춘다. 

 셋째마당은 ‘오광대’로 양반이 마부인 말뚝이에게 인사를 강요하지만 말뚝이는 반항한다. 양반이 말뚝이를 윽박지르면 슬그머니 말을 돌려서 변명을 하고, 양반은 그것을 듣고 속아서 더욱 바보스럽게 된다. 다른 지방 오광대의 양반마당에 해당하는 것이다.

 넷째 마당은 ‘비비’이다. 비비는 무엇이든지 잘 잡아먹는 상상의 동물로 영노라고도 한다. 고성오광대에서는 호드기와 비슷한 것을 불어 ‘비-비’하고 소리를 내며 양반을 혼내기 때문에 ‘비비’ 혹은 ‘비비촐촐이’라고 한다. 이 마당은 다른 지방 오광대의 영노마당에 해당한다. 비비가 양반을 만나 무엇이든지 잘 잡아먹는다고 위협한다. 양반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양반이라고 하자 비비가 양반은 더 잘 잡아먹는다고 한다. 양반은 궁여지책으로 너의 할아버지라고 하니, 비비가 잡아먹지 못하고 욕설만 하고 서로 어울려 덧뵈기춤을 추고 퇴장한다.

 다섯째 마당은 ‘제밀주’이다. 본처인 할미가 등장하여 집을 나간 영감을 찾아다니고, 영감은 제밀주(혹은 제밀지)라는 첩을 데리고 나타난다. 제밀주가 득남하고 할미가 그 아이를 어르다가 떨어뜨려 죽여서 제밀주에게 맞아죽고 할미의 상여가 출상한다. 이것은 다른 지방의 오광대의 영감. 할미마당에 해당한다. 

 춤의 반주음악으로는 주로 굿거리장단이 쓰이고, 반주악기는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농악기를 사용하고 있다. 춤은 ‘덧뵈기춤’이라고 부르는데, 배역에 따라서 그 인물의 성격이 춤으로 표현되어 종류가 분화된다. 극의 줄거리는 항상 같지만, 대사는 엄격히 고정된 것이 아니고 연희자의 흥취와 관객의 반응에 따라서 놀이할 때마다 첨삭되는데, 연희자였던 천세봉의 필사본<오광대흥유순서급자담>과 그것을 옮겨 쓴 것으로 보이는 홍성락의 같은 이름의 필사본에는 놀이마당의 순서가 위와 같이 되어 있으나, 현재는 첫째 마당 문둥북춤, 둘째 마당 오광대, 셋째마당 비비, 넷째 마당 중춤, 다섯째 마당 제밀주로 연희하고 있다. 노래는 줄거리와 직접 관계가 없는 내용의 시조. 잡가. 민요 등을 극의 전개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부른다. 노는 순서는 고정적이 아니고 놀이할 때에 따라서 바뀌기도 한다. 


제1과장 : 문둥북춤(문둥광대놀이, 중춤)
 악사와 모든 배역이 무대에 등장하여 길놀이를 하다가 모두퇴장하면 문둥광대가 굿거리 장단에 문둥탈을 쓰고 등장하여 소고를 기묘하게 얼루면서 슬픔과 흥분이 엇갈린 춤을 춘다. 
처음에는 좌절과 절망으로 (대사없이 춤으로 진행) 모든 것을 포기하나 점차 어렵게 소고를 들고 춤을 추다 이어 바뀌는 흥겨운 덧배기장단에 서서히 흥을 내다 고조에 달한 후 퇴장한다.

제2과장 : 오광대(놀이)
 (문둥광대가 퇴장하면 원형무대의 관객석에 앉아있던 양반광대들이 일시에 마당에 덧배기 장단으로 모여든다. 모두 군무를 추다 원양반과 말뚝이가 번갈아 원안에서 개인 무를 추다 말뚝이 퇴장하고 원양반이 들어온다)

원양반: 쉬-(음악과 춤을 멈춘다)소년 당상 애기도령 좌우로 늘어서서, 말 잡아 장구 메고, 소 잡아 북 메고 안성 마치 깽쇠 치고 운봉 내기 징치고, 술 걸이고 떡치고 홍문연 높은 잔치 항장의 칼춤칠 제 이내 마음 한가하야 석상에 비겨 앉아 고금사를 곰-곰 생각할 제 어대서 응막 꽹꽹. 하는 소리 양반이 잠을 이루지 못하야 나온 짐에 말뚝이나 한번 불러볼까. 이놈. 말뚝
젓양반들: (따라서)말뚝아! 말뚝아!
원양반: 네! 이놈들 시끄럽다. 이놈 말뚝!
젓양반들: (따라서)말뚝아! 말뚝아!
원양반: 어! 이놈들 시끄럽다. 이놈 말뚝아!
말뚝이: 예! 동정은 광활하고 천봉만학은 그림을 그려있고 수상부용은 지당에 범범한데 양유천만사 화류춘광 자랑하니 별유천지 비인간이라 어데서 말뚝이를 부르는지 나는 몰라요
  (말채로 젓양반들 앞면을 빙돌며 훑어 나가면서)
원양반: 이놈 말뚝아! 잔소리말고 저만큼 물러서서 인사나 탱탱 꼴아울려라.
말뚝이: 누구시옵나이까. 평양감사 갔던 청보생원님이옵나이까?
원양반: 이놈 말뚝아! 청보생원님은 이 양반이 청보생원님이다. 그리고 저 기 선 저 양반을 보아라. 한쪽은 수원 백서방이 만들었고 한쪽은 남양 홍서방이 만들어서 접으로 된 양반이다. 이놈 말뚝아!저 밑에 선 도련님이 남 보기는 빨아놓은 김치가닥 같고 밑구녕에 빠진 촌충이 같아도 내가 피양감사 갔을 때 병풍 뒤에서 낮에 만든 도련님이다. 인사나 올려라.
  (덧배기 장단에 한바탕 춤을 어울려 춘다)
도령: (양반이 저 밑에 선 도령 할 적에 점잖게 양반을 치고 앉아 수염을 쓰다듬는 행세를 한다)
말뚝이: 응마 깽깽
양반: (음악과 춤을 멈춘다)
  이때가 어느 때냐 춘삼월 호시절이라 석양은 재를 넘고 까마귀 슬피 울제 한곳을 점-점 내려가 마하에 내려서니 영양공주, 난양공주, 진채봉, 계섬월, 백능파, 심호연, 적제홍, 가춘홍 모도 모도 모여서서 나를 보고 반가하니 내 작순이가 처철-철-철
  (굿거리 장단에 맞춰 한바탕 춤을 어울러 춘다)
말뚝이: 쉬-(장단과 춤을 멈춘다)날이 덥더부리 하니 양반의 자식들이 혼터 (빈터)에 강아지 새끼 모이듯이 모도모도 모여서서 말뚝인지 개뚝인지 과거 장중에 들어서서 제 의부애비 부르듯이 말뚝아, 말뚝아 부르니 아니꼬아 못 듣겠네. (말채로 “못듣겠네"에 땅을 친다)
도령: (말뚝이 땅을 치는 말채소리와 동시 놀래 덥석 주저앉는다)
원양반: 이놈, 의부애비라니
젓양반들: (따라서)네가 의부애비다. 네가 의부애비다.
말뚝이: 소인은 상놈이라 이놈 저놈 할지라도 소인의 근본을 들어보소! 우 리 칠대 팔대 구대조께서옵서는 남병사 북병사를 지내옵고 사대 오 대 육대조께서옵서는 평양감사 마다하고 알성급제 도장원에 승지참 판을 지냈으니 그 근본이 어떠하오!
원양반: 이놈 말뚝아 네 근본 제처 놓고 내집 근본 들어봐라. 기생이 여덟이 요, 내자가 열둘이요, 능노군이 수물이요, 마호군이 서른이라 그 근본이 어떠하노.
말뚝이: 피 양반 근본 좋다.
젓양반들: (서로서로)네 근본이다. 네 근본이다.
원양반: 이놈 말뚝아 과거길이 바빠오니 과거행장 차리어라.
말뚝이: 예-마판에 들어서서 서산나귀 몰아내어 가진안장 찌울적에 청홍사 고흔굴래 주먹상모 덥벅달아 앞도걸처 잡아메고 뒷걸쳐 잡아메고 노생원님 끌어냈오.
원양반: 이놈 노생원이라니.
말뚝이: 청노새란 말쌈이올씨다.
원양반: 내 잘못 들었네. 네 귀꾸멍에 이내 작순이로 쿡쿡 처박아라.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청노새 청노새 하며 말뚝이가 춤을 추면 모 두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추다가 덧배기 장단에 맞춰 비비에게 위협 을 받고, 하나 하나 퇴장한다)


제3과장 : 비비
비비: (덧배기 장단에 맞춰 비비를 불며 돌면서 비비춤을 추다가 양반(비비 양반) 앞으로 다가가서 귀에 대고 비비를 분다)
양반: (겁이 나서 피해 돌면서)야-이놈아 네가 뭣꼬.
비비: 뭣이던지 잘 잡아 묵는기다.
양반: 에 그놈 겁나는기로군. 글하몬 네가 잡아묵는기몬 저 갱물(바닷물)에 있는 치가 많다. 깔치. 멸치. 꽁치. 털치가 있는데 그것도 묵것나.
비비: 잘묵지.
양반: 이거 큰일났네. 네 이놈 저 육지에 가도 치가 많다. 펄펄 날으는 연치가 있고, 뿔이 두개나 다리가 네개 달린 송치가 있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뻔덕뻔덕한 산깔치가 있는데 그것도 잘 묵것나.
비비: 그것도 잘 묵지.
양반: 에헤. 아무리 주는데도 내가 잡아묵히고 말 것이니 이를 우짜꼬, 이놈아 네가 다잡아 묵으믄 갱물의 치도 묵고, 육지의 치도 다잡아 묵우면 네가 이놈아 양반이다. 양반도 묵것나.
비비: 흥! 니가 양반이가 내가 양반을 아흔 아홉 놈 잡아 묵었는데 한 놈만 더 잡아묵으면 내가 하늘로 득천할끼다. 니를 꼭 잡아 묵어야 하것다.
양반: (혼자 중얼거리는 조로)아무리 살라캐도 이놈한테 내가 잡아묵히고 말 터이니 일이 낭패로구나. 글라믄 이놈 기어이 날로 묵을라쿠니 네 이놈 내가 니 고조할애비인데 할애비도 묵것나.
비비: 할애비! 그거는 못묵지.
양반: 그럼 그렇지! 인자 살았다.(굿거리 장단에 맞춰 비비 촐촐, 둥둥, 팽 팽, 음악소리와 함께 한바탕 춤을 추고 퇴장한다)


제4과장 : 중춤
 입산수도하는 중이 속세의 연정에 이끌려 기생의 유혹에 빠져 놀아나는 파괴승을 풍자한 과장으로 제자각시가 요염한 춤으로 교태를 부리자 마음이 동한 중이 제자각시(기생)를 유인하기 위해 춤을 추면서 접근하여 같이 어울어지다 둘을 어깨에 끼고 퇴장한다.


제5과장 : 제밀주
큰어미: (굿거리 장단에 엉덩이춤을 추면서 등장. 한바퀴 빙빙 돈다) 영감- 영감 아이구 우리영감 오데 갓실꼬. 영감 아이구 우리영감 못 봤소. 아이구 우리영감 못 봤소. 아이구 이 영감이 오데 있을꼬. (한바퀴 빙빙 돈다. 담뱃대로 허리로 치받아 혹은 목덜미에서 아래로 넣어 등 을 문질른다. 이를 잡아죽이고 소변을 본다)
시골영감: (작은 어미를 데리고 등장 춤을 추며 한바탕 놀다가 지팡이를 집고 서서) 여보게 때는 좋아 춘삼월 호시절이라 강남제비는 돌아오고 만천 풀잎이 피는 이때 이 좋은 곳에서 좀 노다가 가세.
작은어미: 네. 그렇게 하이소.
영감: (작은어미와 같이 자리잡고 앉아서)마당쇠야 마당쇠야 마당쇠야.
마당쇠: 예-(세번째 영감부르는 소리에 오른손은 허리띠 왼손으로 바지말을 움켜지고 가쁜 듯이 뛰어나와 영감앞에 음하고 무릎꿇어 앉는다)
영감: 야 이놈 불러도 대답이 없이 뭐했노 이놈. (이놈 소리와 함께 지팡이로 땅을 친다)
마당쇠: (놀래서 벌떡 일어서니 바지가 벗어짐을 움켜 오리며 엉겁결에) 또 똥누다가 왔읍니더.
영감: 허리띠나 자메고 얼른 술상이나 채리 오이라.
큰어미: 영감-아이구 영감 찾아 밤낮 뎅기도 영감은 몬 찾긋고 예난보던 얼굴을 아이고 좀 봤으면 좋겠는데 영감 아이구 우리영감 -물레야 물레 야 빙빙빙빙 돌아라. 방중 새별이 산 넘어 간다. 아이고 이놈의 영감이 오데로 갔을꼬 오데가면 찾아서 예남보던 얼굴을 아이고 좀 봤으면 좋겠는데 영감 아이구 우리영감 -문경세재는 웬 고갠고- -구 비야 구비구비 눈물이 진다 -물레야 물레야 -빙빙 빙빙 돌아라 아 이구 이 무정한 영감이여 오데를 갔실꼬 그냥 옛날 있던 정도 다 베리고 오데 가서 마누라를 얻어 사는지 모러지 영감영감.
영감: 우리 놀러 나온 김에 노래하고 노세 (작은 어미와 함께 무릅을 덩실덩실 치며)...노세 좋다 젊어서 노세 ...늙어지며 는 못 노나니 ...화무십일홍이요 달도 차면은 기우나니 인생은 일장춘몽에 ...아니 노지는 못하리다.
마당쇠: (술상을 차려 영감 옆에 놓고 주춤주춤 돌아가며 왼발 오른발을 양손으로 감자를 먹이며 영감을 향하여 욕하는 시늉을 하고 돌아서 나간다)
영감: 술 한잔 따라서 권주가 하나 뛰여 보세.
작은어미: (술을 정중히 따라 술잔을 들고) 잡으시요 잡으시요 이 술 한잔 잡수시면 만수무강 하오리다 잡수시오.
영감: (잔을 받아 반쯤 마시고 작은어미에게 돌려주며)동배주 하세.
작은어미: (영감으로부터 술잔을 받아 마신다)
영감: 이 보게 그전에 듣던 소리가 들리는데 잠깐 나가보고 오겠네(달래듯 다정하게 고개를 작은어미 귓전에 대며)
작은어미: (애원하는 자세로)아니 어디가실랍니꺼. 속히 다녀 오이소.
영감: 마당쇠야 술상 물려라.
마당쇠: (뛰어나와 술상을 물려 나간다)
영감: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춤주춤 걸으며) 아이 할뭄 소리가 오디서 나는 듯 하것만 당채 알 수가 있나 할뭄 할뭄.
큰어미: (계속 이리 저리 궁상에 젖은 자세로 군담을 섞어가며)영감 영감
영감: 할뭄 할뭄
큰어미: 영감 영감
큰어미: (서로 부르며 이리 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엉덩이가 마주치며 부르던 소리를 멈추고서 영감이 오른쪽을 뒤로 돌아 볼 때는 큰어미는 왼쪽을 뒤를 돌아보다가 큰어미가 먼저 돌아서고 영감도 돌아서면 얼굴을 똑같은 방향으로 요리 저리 갸우뚱하다가 큰어미가 덥석 영감 오른쪽 볼에 얼굴을 드리대고 벌벌 떨면서) 아이구 우리영감 아이요.
영감: (두 손으로 큰어미의 어깨를 조금 밀어 얼굴을 말끔이 보며) 아니 자네가 전주띠 아이가 자네 얼굴이 와이리 되었소(흐느끼는 쪼로)
작은어미: 아이구 내가 속았구나. 할멈 있는 줄 누가 알았나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속았구나 할 때는 두 손으로 땅을 치며 서서 히 몸을 옆으로 가누면서 손을 배를 쥐어 잡아 뒹군다)
큰어미: 아이구 영감아 이 영감 찾아 방방곡곡 면면촌촌이 다니다가 강원도 금강산에 들어가 도톨밤을 주어먹고 도톨살이 올라 요모양 요꼴이 안되었소.
영감: (숙연한 자세 뉘우치는 쪼로) 이게 모다 내 불찰이네 용서하게.
큰어미: (다구쳐 달려드는 자세)여보 영감 듣자하니 각시를 하나 얻었다고 하던데요.
영감: (고개를 끄덕 끄덕하며)죄송하고 미안하네 동지섣달 설한풍에 핫바지 이는 붙어샀고 어쩔 수가 없었네.
큰어미: 얻는 것은 좋지마는 미치지는 마이소(미치지는 하는데서 와락 끌어안으며 벌벌 떤다)
영감: (큰어미의 양어깨를 손으로 밀고)신정은 좋지마는 구정을 버릴 수가 있나.
큰어미: 좀 보이줄 수 없소.
영감: 그리하세(영감의 손을 잡고 뒤따르며 엉덩이를 요리 저리 배틀배틀 구부러진 자세로 따라간다)
작은어미: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큰어미: (둘이서 작은어미 옆에 와서 앉으며)이 여자요.
영감: 그렇네.
큰어미: (작은어미 어깨를 만지며) 자네 우리영감 작은 할뭄이라했지 그동안 얼마나 욕을 봤나.
큰어미: (영감을 보며)아니 해산끼가 있는가 보네요.
영감: (가만히 손가락으로 육감을 짚으며 맞다는 듯이) 이 달이 순산달이다. 마당쇠야.
마당쇠: 예
영감: 저 건너 황봉사 얼른 모시고 오고라(손짓을 하며)
마당쇠: 예
영감: (작은어미 엉치를 잡고 손짓으로 가리키며)자네는 정화수 이고 와서 부정을 치게.
큰어미: (샘으로 가서 사구에 쪽박으로 물을 퍼 이고 황봉사가 앉을 앞에 와서 우선 바가지에 물을 떠내서 세수를 한다)
마당쇠: (북을 어깨에 메고 황봉사의 한 손을 잡고 황봉사가 나온 지점에서 북을 땅에 내려놓고 나간다.)황봉사 이리 오소 이리요. 황봉사 이리가요 이리 요리요 요리 에 에기요 에기 에기 다왔오.
황봉사: (고개를 들고 작지를 더듬 더듬 더듬 짚어가며 발을 뻣뻣이 하여 항상의 심적하게 떼어놓고 몸자세를 가는 방향에서 좌우로 45도로 돌며 마당쇠 의해 약간 끄려가는 형 목적지에 다와서는 슬그머니 꾸부리고 지팡이를 먼저 놓고 두루막을 앞에서 오른편 뒤으로 댕겨 놓고 지침하고 코를 풀어 왼손으로 옆을 향해 집어 던진다)에 햄 꽥춰
마당쇠: (식기에 쌀 가운데 초를 꽂고 술잔 술병 부정할 때 가지를 얹을 상 을 들고 나와 황봉사 앞에 놓는다)
큰어미: (바가지에 물을 떠 상위의 대나무 가지를 들어 우쭐우쭐 요리 저 리로 물을 치켜 뿌리다가 바가지 물을 좌우로 흩어 펴 날린다)
영감: (지팡이를 놓고 황봉사 앞판을 향하여 몇 번이고 공손히 절을 한다)
큰어미: (영감과 같이 공손히 절을 하다가 작은어미 쪽으로 온다)우짜든지 아무 탈없이 숙빠지구로 같은값에 아들 놀그로 점지해 주이소.
황봉사: (북과 갱수를 동시에 울리며 강하게 약하게 탕타 탕타 경문 내용과 맞추어 고개를 끄덕이며 갓을 앞뒤 좌우로 돌린다)
큰어미: 이 사람아 힘을 쓰라. 힘을 써.
작은어미: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큰어미: (작은어미 치마 밑에서 아이를 빼내어 허리에 차고있던 때묻은 수건으로 아이를 싸면서) 영감 순산했오.
영감: (부르르 큰어미 곁으로 기어와서)뭐 나았소.
큰어미: 생남이요. 생남.
영감: (기쁜 듯이) 생남이라. 마당쇠야.
마당쇠: 예
영감: 순산했다. 황봉사 모시고 가거라.
마당쇠: 뭐 낳았소.
영감: 생남이다. 생남.
마당쇠: 극 그 참참 잘됐네요.(황봉사에게 가서 어깨를 찝짝이면 황봉사 경 문과 북소리를 그친다)순산했다요.
황봉사: (경문을 그치고 마당쇠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어그그 뭐뭐 낳았는고.
마당쇠: 아아 아들 나 낳았다요.
황봉사: (고개를 끄덕 끄덕)그 그참 잘 되었네. 같은 값이모 아들이 좋치. 에햄 에춰 에햄 에햄.
영감: (큰어미와 마주 아이를 들고 일어나 들여보고 있다가 받아 안으며) 어디 보자. 이마도 내 닮았고 코 큰 것도 내 닮았다. 어디 한번 얼려보 자. 둥-둥 내 아들...하늘에서 떨어 졌나...땅에서 솟았느냐...강풍에 날려왔나...어허 둥둥 내 아들.
작은어미: (서서히 일어난다)
마당쇠: (판을 들고 들어갔다 놓고 나온다) 
황봉사: (북채를 품에 넣고 앉은 채로 몸을 돌려 더듬거리며 신발을 싣는 데 오른쪽 신을 거꾸로 싣는다. 지팡이를 찾아 짚고 일어선다)
마당쇠: (북을 메고 황봉사 왼손으로 잡고 인도하려다가)황봉사 신을 꺼꾸로 신었네요.
황봉사: 신을 꺼꾸로 신어. 어 그래.(가시 엎드리자 마당쇠가 벗겨 바로 신 겨 주고)
마당쇠: 황봉사 이리 오소 이리와. 앞에 여기 고랑이요 고랑.
황봉사: (조금 가다가 앞으로 엎어 졌다가 한쪽 무릅을 곧추세워 바쁘게 비비고 만지며)아니 아니 사사 사람을 죽일라꼬 이라나. 고고 고랑이 있으믄 고 고랑이라고 안하고 말이다.
마당쇠: (어처구니없다는 듯 빳빳이 서서)내 내나 고고 고랑이라고 해 해 도 참요.
황봉사: (겨우 힘들게 일어서며)아 아이구 아파라 가가 가세. 어 얼른가세.
마당쇠: 야 야 이리 오 오소 이리요.(마당쇠 앞서고 황봉사 더듬더듬 흔들며 사라진다)
큰어미: 영감 이리주소 내도 한번 얼라 봅시다. 아아이 다칠라 조심하소. (아이를 부등켜안고 이리 저리 좌우로 흔들며)금자동아 옥자동 아...금을 준들 네를 살까...은을 준들 네를 살까...어허 둥둥 내 아들 ...강풍이 불더니...바람결에 날라왔나.
작은어미: (큰어미 뒤으로 가서 요리 조리 가웃가웃 노리다가 앞으로 돌아 와서)이년아 내가 낳았으니 내 자식이다. 이리 내 낳아라.
큰어미: 놓기는 네가 놓아도 자식은 내 자식이다. 못 주겠다.
작은어미: (아이를 중심으로 서로 마주 붙어서)잔소리 말고 내 자식 내놓아라.
큰어미: 못주겠다.못구고 말고.(서로 뺏으려하다 무의식중에 애가 떨어져 죽는다. 그 자리에 벌벌 떨고 서있다)
영감: 아이구 이 사람들이 애죽엿다. 와이라노. 이거 이거 큰일났다.
작은어미: (어이없이 한참 내려보다가 아이를 조심스레 조금 들어 올려보다 가 되려 내려놓으며 땅을 치고) 내 자식 죽었다. 아이구 아이구.(벌떡 일어나 양팔을 걷어올리며 큰어미에 달려들어 밀치닥 닥치닥 크게 싸우다가 오른발로 큰어미의 복부를 걷어찬다)이년아 이년 애를 왜 죽이노 세상에 이년아
영감: (가운데서 양쪽 손과 어깨를 잡고)이 사람들아 와이라노. 이거 무슨 짓 이고 어이 이 사람들아 허 참.
큰어미: (작은어미 맞고 반듯하게 넘어진다. 발을 넘어지며 90도 두 번째로 30도 올렸다가 내리며 쭉 뻗고 벌벌 떨던 것을 일시에 멈추고 죽는다)
영감: (죽은 큰어미 위에 엎쳐서 볼과 볼을 대고) 전주띠가 와 이라노. 정신 차리게 와 이라노 와 이래. 아이구 전주띠가. 동네 사람들아 이 사람들아 사람 죽었다. 마당쇠야 사람 죽었다. 동네 인부 데리고와서 시체 운상 하그로 해라. 아이구 이게 왠 일고 전주띠가 죽었구나. 아이고 아이고.
마당쇠: 동네 사람들아 사람 죽었다.(영감 부르는 소리에 뛰어나와 영감 옆 에 왔다가 도로 들어가 인부 둘을 내 보내면 인부는 흰 배를 들고 나와 큰어미를 덮고 머리와 발을 들고 들어온다.
영감: 아이고 아이고 전주띠가 전주띠가 이일이 웬 일고 우짤 것고 아이고 마당쇠야 작은마님 모시 오거라.(시체와 같이 허리를 굽혀 울고 외치며)
작은어미: (제자리에 돌아와 땅을 치며 아이를 앞에 놓고 울고 있다)
마당쇠: 마님, 샛님이 얼른 오라쿠요.(작은어미를 흔들며 부축하여 데려 나간다)


  해설  
이 놀이는 지금까지 대두된 여러 가지 설(說)을 종합해 보면, 중간 시원지(始源地)가 초계(草溪:경남 陜川郡德谷面栗旨里)이며 창원오광대(昌原五廣大)를 통해 전수(傳授)되었는데, 통영(統營)을 경유했거나 통영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창원에서 직접 전수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단절되었다가 광복 후 군민(郡民)의 요청으로 정월대보름과 추석에 읍내 극장에서 상연되었다. 

그 후 가끔 연희(演戱)되다가 1964년 12월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었다. 탈판은 가운데에 멍석을 5~6장 깔고 둘레에 화톳불을 피우거나 횃불을 밝히고, 한쪽에 악사석(樂士席)이 자리잡는다. 탈은 목가면(木假面)이며, 연기자가 쓰는 제구(諸具)는 다음과 같다. 

문둥이:더그레 ․소고 ․부채 ․벙거지. 원양반(황제양반):수피제관 ․유복 ․부채 ․지팡이 ․수건. 청보양반:관이나 탕건 또는 갓 ․도포 ․부채 ․지팡이. 적제양반:위와 같음. 백제양반:위와 같음. 흑제양반:위와 같음. 홍백양반(接양반):위와 같음. 종가집 도령 ․초랭이:머릿수건 ․더그레. 말뚝이:패랭이 ․더그레 ․채찍. 비비:두루마기 ․죽제 비비(호드기). 중:고깔 ․장삼. 각시(2명):검은 전립 ․채색유. 시골양반(영감):갓 ․중치막 ․부채. 큰어미(큰댁):큰머리 ․짧은 호장저고리 ․몽당치마. 제밀주(작은댁):채색치마 ․저고리 ․비녀쪽 ․술상. 마당쇠(하인):머릿수건 ․남자 평복. 황봉사:두루마기 ․갓 ․지팡이 ․북. 상도꾼:가면 없이 등장. 

반주 악기는 삼현육각(三絃六角)이었지만 지금은 타악기만으로 연주되며 주로 굿거리장단이고, 춤은 즉흥적인 덧뵈기춤이다. 

마당은 첫째 문둥광대춤, 둘째 오광대, 셋째 승무, 넷째 비비, 다섯째 제밀주(제물주 또는 작은어미) 등이며, 주제는 다른 오광대의 내용과 같으나, 벽사(폄邪)의 의식무(儀式舞)와 축사연상(逐邪延祥)의 사자무(獅子舞)가 없다. 


  참고
가면극의 주제와 사회 의식
양반은 모든 가면극에서 반드시 등장하는데, 양반에 대한 풍자의 방식이 다양하다. 우선, 양반의 가면이 이지러져 있거나 병신으로 되어 있어 부정적 인물임을 나타낸다. 특히, 야유와  오광대에서는 여러 가지 병신 모습의 양반들이 다수 등장하여 자기들끼리 지체를 다투면서 서로의 약점을 폭로한다. 그리고 영노라는 괴물(용)이 나와 양반을 잡아먹겠다고 덤비는데, 이 과정에서 양반은 더럽고 추악한 대상으로 비유되면서 권위와 체통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여러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며 가장 내용이 풍부하고 효과적인 양반 풍자의 방식은 말뚝이라는 민중적 항거의 전형적 인물에 의하여 진행된다. 양반이 하는 일이라고는 심심풀이로 시를 짓거나, 지체를 자랑하거나, 하인인 말뚝이를 불러 꾸짖는 것밖에 없다. 양반은 위엄 있게 꾸짖고 철저히 억압한다. 말뚝이는 양반에게 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실질적으로 양반들을 우스꽝스러운 바보로 비하시킨다. 말뚝이는 양반의 어법을 흉내내며 뜻을 뒤집는 희인(戱引: parody)을 자주 사용하기에 풍자는 더욱 효과적이다. 양반 과장은 양반의 신분적 특권을 비판하고, 말뚝이로 집약되는 민중의 활력을 개방하기 위해서 민중을 억압하는 봉건적 특권은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욱, '민속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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